수십여년 전의 일이지요
바야흐로, 탹지개발이 시작된 변두리 마을
아침이슬은 굴삭기의 굉음에
파르르 떨며 또르르
감춰 둔
두 눈물 주주룩 흘리고
하굣 길, 출근 길
나홀로 콧노래에 후렴을 넣으며
장단을 맟춰주던 새들도
산들산들 어깨를 부비며 춤바람 덩실덩실
푸른 흥을 돋우던 나무도 풀도
커다란 바가지에 푹푹 퍼 담겨
도라꾸에 실려 흘려흘러 나가느니
그 흔한 인삿말 한마디 없더라
그렇게 애간장에 먼지만 풀풀 날리더라
너는 어느매로 가서 산을 이루고
또 나와 같은 소녀의 가슴에 풋내를 실을텐가~~~~
출근 길 어마마마
"일찍일찍 쫌 댕겨 집구석 못 찾아 헤매지 말구 "
사실 그러했지요
아침에 있던 산이
퇴근 길에 없어지고, 사라지고
소녀의 가슴애
그 큰 태산은
공동묘지 봉분만도 못한 브라자
커다란 손에 똑딱 ㅡ
하릴없이 벗겨져 나간
볼 붉은 낮짝 민먕한
소녀의 그것이었지요
가진것이라곤 땅 밖에 없는
만득이 오라버닌 일용직 잡부 일을 하며
시간 나기가 무섭게 쇳네가 벌려 놓은 가계에 와서
이런저런 잡다한 일들을
스스로 알아서 척척 도와주는 마당쇠였지요
ㅎㅎ물론 유노동 무임금 간단하게 말해서 "꽁짜"
마당쇠의 숙명ㅠㅠ
수 차례 귀빈들께서 혹은 남말 좋아하는
빨랫터 아낙들의 입방아에 오를 수도 있으니
그리 하지 말라고 일렀으나
마당쇠 본인이 좋아서
또 심심해서 도와주는데
누가 머라라며 격분하는 우직함은
머라는 놈 한대 팰 기세
"뜻대로 하시옵소서~~
" 그런 소신을 말려서 쓰겠나이까~~
어느 늦은 저녁
고마운 마음에 탁빼기 한 사발을 건넸더니 한 사발을 들이켜고
세상을 다 얻은 양흡족하며
포만감에 둥그마니 배를 어루만지며
사색에 잠기는가싶더니
시동없이 시동이 걸리는 그의 애마
낡은 자전거를 타고
논빼미가 없는 논빼미를
엉근 땀냄새
건초더미 퇴비 냄새를 훗훗하게 날리며
여름 밤 사이로 멀어져 가지않았겠나이까
내빈도 귀빈도 모두 퇴장하고
파리채에 얻어 맞은 파리도 가고
심심이 봇물을 이루던 그 때
자전거를 어깨에 들러매고 가뿐 숨을 헐떡이며
마당쇠가 들이 닥치지않았겟나이까
"오라버니 왜 자전거를 타고 오지 둘러매고 왔어요?"
만득이 오라버니 즉, 쇠경없는 마당쇠 왈
"큰일 날뻔햇어 "
" 아 왜요?"
"경찰이 사거리에 있어"
"그래서요"
"음주단속 걸릴까봐 잽싸게 내려서 자전거를 어깨에 둘러매고 이리로 왔지"
"집으로 가면되지요"
"경찰 앞을 지나가야 되는데
내려서 끌고 가야될지 이렇게 어깨에 매고 가야할지 몰라서 물어 보러왔어"
푸우하하하하하.........
사뭇 진지한 그의 표정에 웃으면 아니되는데 웃음을 멈출 수가 없더라니까요 ㅎㅎ
자전거도 타고 가면 음주일까요??
타고갈까?
끌고갈까??
매고갈까??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으나 그 후로 오래도록 나는 답을 알지 못했지요
지금도....ㅎㅎ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았지요
마치 그 오라버니가 금싸라기 땅을 깔고 앉아 노가다를 다니고
앞니가 다 빠져도 구리 이빨 하나 끼어 넣을 생각을
하지 않았던것 처럼
나도
그렇게 그렇게 알려고 하지 않았답니다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duddn1202 같은 분이야말로 ZZAN 의 이달의 작가상에 응모하셔야겠네요~
아래 공모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steemzzang.com/zzan/@zzan.admin/624ymg-zzan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스팀짱입니다.
Congratulations @duddn1202!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can view your badges on your Steem Board and compare to others on the Steem Ranking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Vote for @Steemitboard as a witness to get one more award and increased upv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