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깨닫는데 오래걸렸던 것 같다. 다름이 곧 틀림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은 '나'라는 자아로부터 비롯된다. 자아가 형성되기까지 수많은 피드백과 교육으로 '나'를 형성해간다.
우선, 태어나면서부터 한 가정의 문화안에서 가족의 일원으로서 자아를 만들어간다. 어떤 일에 기쁘고, 무슨 일에 슬퍼해야하며, 나와 다른 이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를 배워간다. 그리고 대화를 시작하면서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사회구성원으로 키워지기 위해 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그 사회안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가치, 문화, 역사,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맺는 법을 배워간다. 자신의 본성과 '나'를 둘러쌓았던 사회적 경험을 통하여 자아를 형성해 가는 것이다.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 사회의 문화, 법, 관습에 맞게 한명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사회화 과정을 거친다. 위와 같은 과정에서 끊임없이 기쁘고, 슬프고, 좌절하고, 분노하며 '나'를 형성하였다. 어떤 말과 행동이 옳고 그른것에 대한 수 많은 피드백이 '나'라는 하나의 틀을 만들어 간 것이다. 적어도 20년 이상 다져온 자아라는 틀은 매우 절대적인것이다.
또한, 그 자아라는 틀을 만들어 가는 것은 한 사회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수 많은 사람이 함께 사회를 구성하기에 사회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불확실성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했다. 그리하여 그 사회의 정서에 맞는 법을 제정하고, 문화를 형성해 나간다. 그리고 사회는 옳고 그름이라는 이분적인 틀에서 사회에서 요구하는 구성원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사회화 과정을 구성원에게 요구한다. 물론 위와 같은 사회화 과정은 안정된 사회를 건설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사회화 과정이 없다면 그 사회는 무질서하고 미래를 쉽게 예측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사회화 과정은 때론 구성원들과 하여금 다름과 틀림을 차이를 쉽게 인지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옳고 그름에 대한 교육을 수년간 받아온 구성원들은 다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틀림으로 구분짓기 시작한다. 다름을 인정한다면 매우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인정하면 그 생각의 이유를 알아 가는 이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수십년에서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사회는 이미 옳고 그름에 대한 이분법적인 과정을 수없이 겪어 왔기에 쉽게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 사회는 나름의 빅데이터를 통하여 그 사회의 틀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른 생각은 틀린 생각으로 간주하는 것이 사회를 구성하는데 더욱 효율적이다. 그러나 다름과 틀림을 구별하는 것에 게으른 사회는 때론 퇴보하기도 한다. 한 가정도 두 명이상의 구성원으로 구성된다. 또한, 한 사회안에서도 셀수 없은 작은 사회로 구성되어져 있다. 하물며 가장 큰 단위라 생각되어지는 국가도 적어도 196개국(일부 국가에서만 인정받는 국가, 비독립국, 특별행정국을 제외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국가의 수)이 지구촌을 이루고 있다. 한 국가에서도 서로 다른 가정의 문화의 충돌과 자신의 이념의 차이로 끝 없는 갈등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동일한 사회화 과정을 공유하지 못한 국가간의 갈등은 매우 당연한 것일 수 있다. 따라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은 결과는 싸움과 갈등 그리고 심하게는 전쟁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다름을 틀림과 구별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다. '나'라는 자아의 틀안에서 타인을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개인을 넘어서 사회적 이슈도 핵심 쟁점을 파악하고 솔루션을 찾아가는데도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하나의 이슈를 두개 이상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서로 다른 생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