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버핏클럽 1 - 김철광 외 15인

in #tooza7 years ago

[버핏클럽 1 - 김철광 외 15인]

[뻔한 이야기]


오랜만에 서평을 작성합니다. 워런 버핏에 대한, 가치투자에 대한 여러 저자분의 글이 담기 무크지 버핏클럽에 대한 서평입니다. 먼저 도발적으로 붙인 소제목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듯합니다. 소제목은 사실이면서 동시에 긍정적인 의미입니다.

우선 사실이라는 것은, 일단 책의 집필에 참여하신 분들이 워낙 유명하신 분들입니다. 다른 책이나 인터뷰 기사 등을 통해 이미 저자 분들의 글을 여러 차례 접한 바 있으며, 일부러 찾아서 읽기까지 하니까, 사실 뻔하지 않으면 더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의미라는 것은, 세상에 정석만큼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방법론이 없다는 맥락에서 입니다. 같은 저자의 글이라고 항상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랜 기간 철학을 지키고,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려운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류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자신의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일 테니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분들은 다른 저서나 글의 논지를 유지합니다. 그만큼 잘 정제된 내용이고, 믿을만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제목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 바로 다시 소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제가 뻔한 이야기라고 했지만, 정말 처음 보는 내용의 글도 있습니다. 버크셔 주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버크셔 주총에서 버핏 옹이나 멍거 옹의 말씀에 대한 이야기는 워낙 자주, 그리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우드스탁이라고 불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흥행이 잘 되는 주주총회인데 오죽하겠습니까?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는 드문 편입니다.

버핏 클럽의 도입부에서는, 그 주총의 탐방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채권 펀드매니저인 이기원 님과 가투소의 김태석 님의 버크셔 주총을 향한 여정과 현장의 이야기가 잘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쇼핑데이에 대한 이야기 부분에서, 시즈캔디의 가격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저를 비롯해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의 경우에 시즈캔디가 탁월한 해자를 바탕으로 높은 자본 이익률을 기록하는 우량기업이라는 내용을 글을 통해서는 자주 접했지만, 실제 시즈캔디에 대한 소비 경험은 적은 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높은 자본 이익률을 달성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생산원가 대비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기원 님의 시즈캔디 부스 이야기에서 이걸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했습니다. 주주를 대상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멍거 옹이 좋아한다는 사탕이 12불에 판매되고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사실 원가는 달고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법한 과자를 12불에 판매하고 있음에도 잘 팔리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멍거 옹께서 좋아하신다는 설탕과자(브리틀)는 아래의 제품인 것 같습니다. (정말 고급 달고나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이는데...)

탐방기에 이어서 이은원 님의 버크셔 17년 주주서한에 대한 분석 글이 있습니다. 이은원 님의 저작 New 워런 버핏처럼 적정주가 구하는 법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주주서한에 대한 분석글에서 주주서한 분석의 접근법의 느낌이 물씬 풍겨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치평가 등에 자신이 없는데, 다른 교과서 같은 책(맥킨지의 밸류에이션이라던가, 다모다란 교수님의 밸류에이션이라던가, 황이석 교수님의 CFO강의이라던가)을 읽기는 부담스럽다면 이은원 님의 책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석글 중에서는 투자이익이 사업이익을 추월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나, 순자산 대비 플로트 비율에 따른 성과 차이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애플 투자에 관한 이야기 등이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순자산 대비 플로트의 비율을 바탕으로 S&P500 초과수익률의 추이를 분석한 글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투자이익에 대한 부분은, 버핏의 버크셔 인수 초기 투자이익이 사업이익을 크게 초과했다가, 2000년대 들어서 사업이익이 다시 투자 이익을 크게 초과하고, 2010년대 들어서 여전히 누적사업이익이 더 크기는 하지만 그래도 누적투자이익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모습이, 버핏 옹의 시대별 투자실적에 대한 발자취를 보여주는 듯하여 재미있었습니다.

이어지는 글들도 정말 좋았습니다. 더 이상 자세히 글을 쓰면, 책에 대한 스포가 될 것 같아 읽어보시려는 분들의 재미를 반감시킬 것 같아 자세히 적지는 않겠지만, VIP 투자자문 최준철 님의 복사지 1박스 이야기도 그렇고, 김철광 님의 계좌 공개하고 버핏처럼 투자한 이야기도 그렇고 분명히 각 글의 저자 분들의 글을 평소에도 좋아하고 찾아 읽는 편이라서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익숙하기까지 한 내용들이지만, 추가적인 디테일이 추가되니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부록으로 따라오는 국내 상장기업 전종목 업종지도는, 사실 그 지도만으로도 책 값 이상의 가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

Sort:  

오 바람의숲님 책 내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