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저도 대역폭 때문에 크게 곤란을 겪었습니다. 저녁에는 아예 활동을 할 수 없더군요.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글은 제목이 조금 오글거리긴 하네요.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은 아니고요. 이 분야가 밥그릇이라서 숟가락 하나 얹고 있을 뿐입니다. 되도록 많은 분이 읽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제목을 적었습니다.
지난 세 편의 글을 통해서, Weiss Ratings가 촉발(?)시킨 가상화폐 신용평가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만, 너무 길고 장황한 글이라 쉽게 읽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제가 글 욕심이 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전 글 살펴보기
신용평가업계 관계자의 소고 :: 가상화폐를 평가한 Weiss Ratings는 어떤 회사인가?
가상화폐 신용평가를 해명(?)합니다 :: Weiss Ratings 평가담당자의 포스팅
Weiss Ratings의 평가 기준은 적절한가? :: 평가방법론 살펴보기
요즘 가상화폐 신용평가에 대한 반응을 봅니다. 투자자들의 근심어린 걱정 혹은 과도한 낙관이 가장 마음에 걸렸습니다. 찌라시가 난무하고, 무디스나 S&P의 평가 결과라며 거짓 정보도 돌아다닙니다.
제가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 조언할만한 깜냥은 안되고, 신용평가를 둘러싼 궁금증에 대해서는 도움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정리해봤습니다.
질문들은 스팀잇에서 발견한 것들을 위주로 재구성 해보았습니다.
Q1) Weiss Ratings는 믿을만한 데인가요?
A) 적어도 '글로벌' '권위있는'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을듯 합니다. 미국 국내 투자자문회사, 마켓 리서치 기관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어떨까요?
저는 지난 글에서 ECAI(외부 적격신용평가기관)에 지정되어 있지 않은 점을 들어, Weiss Ratings의 평가 역량에 의문을 제기했었습니다. ECAI는 신용평가기관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증표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완전히 폄훼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스팀잇에 올라온 글입니다. 이 분은 SEC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사실을 들어 weiss ratings의 실체를폭로한다는 글입니다.(https://steemit.com/kr/@koreancrypter/7sf7mt-weiss-rating)
하지만, 벌금을 부과받은 회사는 Weiss 그룹 내의 Weiss Research Inc.입니다. 같은 그룹 내에서 서로 짬짬이 아니냐!라고 하시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링크해주신 2016년 기사는 '뉴튼투자자문회사'의 대표 Lee Dana Weiss에게 부여된 제재이지, Weiss Ratings와는 상관없는 행정명령입니다.(지못미;;)
(https://www.bizjournals.com/boston/news/2016/06/07/newton-adviser-strikes-10m-settlement-in-fraud.html)
2009년 이전 평가기관들의 내부통제가 부실하긴 했습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으로 잘 알려진 S&P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RMBS 부실 평가로 인해 원화로 1.5조원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습니다.
Weiss Research(Rating이 아닙니다)의 죄질이 나쁘긴 하지만, 2009년 이후에서야 신용평가기관의 내부통제가 강화된 것을 감안하면, 2009년 이전의 과오는 넘어갈 수 있을 정도이죠.
[SEC의
행정 제재 현황] (https://www.sec.gov/litigation/admin/adminarchive/adminarc2017.shtml)
본의 아니게, Weiss Rating에 대해서 옹호하긴 했지만.... 그래도 Weiss Ratings가 듣보잡인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명성은 단기간에 쌓을 수 있는게 아니죠.
Q2) 아니, 어떻게 자격도 갖추지 않고 신용평가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거죠?
A) 한국과 미국의 신용평가업에 대한 규제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한국의 경우, 인허가를 통해서 신용평가업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허가를 주지 않으면 신용평가업을 영위할 수 없습니다.
반면, 미국은 등록제입니다. 일정 요건을 갖춘 신용평가회사를 설립하고 등록만 하면됩니다. 다만, ECAI로 인가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Q2) 스팀이 B등급이네요! 추가 매수할까요?
A) 아니요. 등급은 가상화폐 가격을 예측하는 정보가 아닙니다.
투자자들은 투자분석 등급 결과를 현 가격을 지지하는 근거로, 혹은 올라갈 근거로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가상화폐 등급은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에 제시된 목표주가보다 가격설명력이 떨어집니다.
가상화폐 평가에 사용된 지표들과 가상화폐 가치와의 상관관계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평가지표로 사용되는 거래량을 봅시다. 거래량이 많으면 가치가 높은 걸까요? 저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기업의 신용등급도 기업 가치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AAA급 회사가 A급 회사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가졌다고 볼 수 없습니다.
Q3) 무디스랑 S&P에서 가상화폐를 평가할꺼라고 해요! 유출된 캡춰 파일 한번 보세요~
A) 거짓입니다.
저는 기존 신용평가기관(특히 ECAI 중에서)에서 가상화폐를 평가할 가능성을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신용평가기관의 보수적인 관점때문입니다. 무디스는 2017년 10월 발표한 리포트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결제방식을 변화시키겠지만,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과거 벤처기업에 대해서 평가한 사례도 많지 않았구요. 평가를 받더라도 투기등급을 면치 못했습니다.
둘째, 신용평가의 대상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5번 질문에서 언급하려 합니다.
Q4) 1월 24일에 발표된 등급이 26일에 다시 올랐어요~ 원래 이렇게 등급이 자주 변경되나요?
A)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동일한 의견을 갖고 계신듯 합니다. 신용평가는 최소한 2~3년을 내다보고 등급이 제시되며, 최소 1년 정도는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평가모델이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사실 이는 시장의 주목을 받아 구독자를 선점하기 위해서 서둘러 평가 결과를 발표했음을 인정하는 셈입니다.
Q5) 그런데, 가상화폐에도 신용등급이 나올 수 있는거 맞나요?
A)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이견이 있을수도 있겠습니다.
신용평가의 정의는 "기업의 특정 유가증권의 원리금 상환 확실성 또는 발행자의 채무 상환능력을 신용등급을 표시하여 이해관계자 및 일반인에게 공시하는 것"입니다. 신용등급은 발행자의 채무상환능력을 의미하고, 발행자의 채무(회사채, 기업어음 등)와 관련성이 높습니다.
이런 개념 체계 하에서는 주식은 신용등급 부여 대상이 아닙니다. 주식은 증권에 기재된 금액을 돌려받는 권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상화폐는 회사채와는 달리, 누군가에게 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다른 투자자에게 매도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신용'은 말그대로 누군가에게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가상화폐에 신용이라는 개념을 적용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가상화폐를 "담보"로 돈을 빌릴 수는 있겠지만요.
최근에는 신용평가가 평가 영역을 넓혀서, 펀드 등을 평가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펀드신용평가도 펀드에 내재된 신용위험을 평가하는 수준일 뿐입니다.
가상화폐 신용등급이라는 용어보다는 투자등급, 투자분석등급 정도가 적절한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신용등급이라는 단어는 번역과정에서 잘못 번역되었다 생각됩니다.. Weiss Ratings도 신용등급(Credit rating)이 아니라 가상화폐 등급(Cryptocurrency Rating)이라고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아니라 그냥 등급으로 표현하는게 맞습니다.
Q6) 그럼 신용등급은 어떻게 활용해야하는 거예요?
A) 비교대상간 분석, 시계열 분석, 등급평가 세부 지표 분석으로 활용하세요
동일한 기준 아래 다양한 종류의 가상화폐가 평가되었기 때문에, 비교대상간 분석에는 용이할 수 있습니다.
해당 가상화폐의 시계열 분석을 통해, 어떻게 등급이 변화되고 있는지를 추적 모니터링하는 것도 투자 판단에 도움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등급만 보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등급을 결정하는 세부 지표들도 같이보세요.
그러나, Weiss Ratings에서 가상화폐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리포트를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등급만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보이용자로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지요.
마치며...
이 글을 보는 많은 분들이, 재산 증식의 꿈을 안고 가상화폐에 투자하셨을 겁니다. 최근에는 수급에서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소음'을 잘 분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투자는 잘 알지 못합니다. 몇년간 시장을 살펴보긴 했지만, 제가 몸담지 않은 부분은 그저 일개 '아재'에 불과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아무쪼록,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보시고, 신중하게 옥석을 가려내셔서,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캬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친절한 신용평가 애널리스트의 스팀잇 가이드. 따봉!
왠지 더 부끄러워지네요....ㅋㅋㅋ
정말 좋은 글입니다. 보통 신용등급은 회사채 시장에서 위험률과 이자를 계산하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었는데 가상화폐가 신용등급이라 해서 의아하게 생각했거든요ㅎ @홍보해
정확하십니다~ 번역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요. 그들도 신용등급(Credit rating)이 아니라 가상화폐 등급(Cryptocurrency Rating)이라고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용등급에 아니라 그냥 등급으로 표현하는게 맞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좋은 설명 감사드립니다.
대역폭이 문제시면 https://steemkr.com/kr/@abdullar/bandwidth 글 가셔서 신청해보시는 것도 방법일 듯 합니다 :)
앗!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저도 대역폭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중 하나이지만 좋은글에 댓글을 안달수가 없어 달고 갑니다.
이전글도 읽어보았는데 좋은 내용으로 글 작성해주시네요.
팔로우해두고 앞으로도 많이 보고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