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스타벅스가 힘들어 하는 이유 몇가지

in #tooza6 years ago (edited)

스타벅스는 2015년에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햇수로 4년이 지났지만 베트남 시장에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개점 목표는 절반 수준을 달성하고 있고, 적자에 시달리는 점포가 한두개가 아닙니다.

글로벌 브랜드라고 만능이 아니다


스타벅스 글로벌은 승승장구 중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잘 나가는 브랜드입니다. 그렇지만 스타벅스라고 모든 나라에서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닙니다. 호주에서는 토종 브랜드에 밀려 사업을 철수했습니다. 커피 강국 이탈리아에는 진출도 못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전통적인 커피 강국


베트남 분석글에서도 이미 소개드렸지만 베트남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입니다. 쭝 응우옌(Trung nguyen), 콩카페(Cong caphe), 하이랜드와 같은 자국의 탄탄한 커피 브랜드도 몇개나 있습니다.

베트남 국민들을 만나보면 커피에는 모두 일가견이 있습니다. 커피에 문외한인데다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베트남에서는 1800년대에 커피 나무를 들여와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커피 문화는 베트남 사회 깊숙히 침투해 있습니다.

서양 브랜드가 김치를 만들어서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한다면 상상해보세요. 그들이 성공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베트남에서 스타벅스의 상황도 비슷한 맥락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토종 커피가 훨씬 맛있다


최근 몇년간 베트남을 찾는 한국분들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베트남에 들러 본 분들은 카페쓰아다(cà phê sữa đá)를 드셔보셨을 겁니다. 얼음과 연유가 들어간 커피입니다. 누구나 카페쓰아다를 한잔 마시면 그 매력에 푹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커피숍마다 카페쓰아다의 맛과 매력도 전부 다릅니다.

이렇게 맛있는 현지 커피들이 있는 나라입니다. 집집 마다 카페쓰아다 한잔 못 만드는 집이 없습니다. 길거리에서도 사먹을 수 있고, 커피숍도 한집건너 한집입니다. 밥집에서도 커피를 파는 곳이 많습니다. 심지어 밥집에서 나오는 카페쓰아다도 정말 맛있습니다. 스타벅스가 뚫기에는 여러운 시장임은 맞습니다.

노천문화


베트남 사람들은 유독 노천 문화를 좋아합니다. 베트남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무언가 '마실 때',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질때' 길에서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저녁이 되면 실내 보다는 가게 앞 길거리에 미용실 의자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습니다. 그리고 맥주나 커피를 나눠마시며 담소를 나눕니다.

스타벅스도 이 노천문화를 이해는 하는 듯 합니다만, 베트남 사람들이 선호하는 노천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걸 조금 더 연구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실내 인테리어도 외부와 너무 단절된 느낌을 주는 것 보다는 노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를 하는게 좋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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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소득이 높아지면 우리처럼 깔끔하고 단절된 실내 인테리어를 선호하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곧 미국 문화가 들어올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스타벅스 1호점이 이대에 문을 열었습니다. 여대생들을 타겟으로 사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래서 스타벅스를 마시면 '무슨무슨녀'라는 딱지가 붙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커피 가격이 싸지 않은데다 무슨 명품 비슷한 이미지도 줬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나 인수합병 전문가 내지는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젊은 뉴요커들. 출근을 하는 모습이나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면 한손에는 항상 커피가 들려있었습니다. 그래서 테이크아웃 커피가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손에 들고 다니는 테이크아웃 커피는 그런 쿨한 이미지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이미지의 가장 큰 수혜를 본 것도 스타벅스입니다.

도이머이 이후 베트남 경제는 고속 성장중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과의 관계도 회복되었습니다. 앞으로 베트남에도 서양 문화가 많이 전파되면 우리와 비슷한 길을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스타벅스도 기지개를 켜는 날이 올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스벅이 승부할 길은 브랜드와 철저한 현지화


스타벅스 커피는 사실 맛있는 커피는 아닙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브랜드로 승부봐야 합니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과 선택권이 많은 베트남에서 스타벅스는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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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스타벅스는 관광객들로 자리가 없던데 ㅎㅎ 현지인한테는 아직 사랑을 못받았고있군요~

워낙 덥다보니 처음 베트남에 들어가면 스벅부터 찾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지 커피에 눈을 뜨게 되면서 점점 양상이 달라지는데요!~^^ 어쨌든 여행객들은 한번이라도 들른다 치더라도 현지인들에게는 스타벅스가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베트남은 진짜 현지 커피 브랜드들이 좋더라구여 :)

정말 최고죠. 짱짱~~!!

베트남가면 커피한잔해야겠네요

한잔 뿐일런지요? 계속 드시게 되실거에요 헤헤~

이 글을 읽으니 베트남 커피문화 직접 체험해보고 싶어지네요ㅎ 근데 종식님 커피관련일도 하시나보네요!

꼭 가보셔서 한번 체험해보세요. 경아님 안목이라면 정말 눈에 하트가 뿅뿅 나오실 듯~ 그리고 저는 커피일은 안하고 커피를 좋아하기는해서 엄청 소비하고 있기는해요 ㅎㅎ

맞다 생각났어요ㅋㅋ 스벅에서 1년에 백만원 이상 쓰신다했던거..!!ㅋㅋ 저도 커피 언제마셔도 여전히 참 좋아요ㅎ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이요??? 너무 상상도 못한 일이군요. 너무 상상도 못한 일을 알게 되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유익합니다.

저도 처음에 저 사실을 알았을때는 무척 놀랐었던 기억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베트남.커피.g7 맛있어요
전 카누보다 괜찬은듯~
즐거운 하루되세요🍀

G7 이 Trung Nguyen 사의 커피 브랜드 입니다. :)

G7 엄청 맛있죠! 좋은 하루 되세요~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 단지 커피가 비싸서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이유였군요

의외로 베트남 스타벅스의 커피값은 하이랜드나 쭝 응우옌보다 싸더라구요. 그러니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에 파고 들지 못한건 가격 때문이 아닌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치에 비유하신게 딱 이해가 되네요 :)

백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김치 장사를 한다고 다시한번 생각하니 피식하게 되네요 ㅋ

베트남 아직 가본적 없는 곳이지만 덕분에 많은 것을 알아갑니다 리스팀 하고 두고두고 봐야겠어요!

베트남은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더 흐르면 지금의 매력을 잃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력을 잃기전에 한번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음식이 다 맛있고, 정말 활력 넘치고 멋진 나라입니다. 리스팀 감사합니다.

제목부터 매우 흥미로워 들어와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베트남이 커피가 원래 맛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스타벅스가 고전하고 있는 사실은 몰랐네요. 스타벅스 본래 브랜드 이미지도 있기 때문에 브랜드를 잃지않으면서 현지화를 영리하게 해내야할 것 같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네, 어떻게 현지화를 해서 성공할지 엄청 기대가 됩니다.

서평 잘 보고 있습니다.
요즘 @jongsiksong 포스팅은 제 유일한 리스팀 대상입니다. ^^

하노이 콩카페에서 마셔봤는데 ...코코넛 커피 아주 맛있었어요
아이스커피인데 코코넛스무디가 달콤시원했어요 ㅎㅎ
나머지는
전 너무 달아서 ...안맞더라고요

커피맛에 관심많은데 베트남커피는 로부스타종이기때문에
아라비카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안 맞을 수 있어요 ^^

방금 쓰신 글 보고 왔는데, 정말 엄청난 커피 전문가셨네요. 코코넛 커피 저도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라구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스타벅스가 베트남 시장으로 진입이 어떻게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겠네요.

네, 만약에 스타벅스가 해낸다면 좋은 case study가 될 것 같습니다.

베트남 현지 커피가 정말 유명하더라구요. 저는 그래도 스벅 커피가 입에 더 맞긴 하던데..ㅎㅎ

엇. 카페쓰아다보다 스벅이 맛있다는 분 처음뵙습니다. 영광입니다! 개취는 무조건 존중합니다!

다낭 갔었는데..카페쓰아다는 못가보고 그냥 현지인 많은 카페서 마셨는데.. 전 소소~ 한 맛이었어요. 다음엔 카페쓰아다를 가볼게요ㅎ

베트남 커피는 로부스타라서 쓴 맛이 강하고 향이 강합니다. 반면 우리가 보통 즐기는 커피는 아라비카죠. 이 로부스타에 익숙해지면 다른 커피는 맛이 심심하다랄까요. 뭔가 2% 부족한 느낌을 줍니다.

저도 처음 베트남에 와서는 로부스타에 적응이 잘 안됐었는데, 이제는 쭝웬이나 콩카페를 스타벅스보다 더 많이 갑니다.

비단 스타벅스 뿐만이 아니라 카페베네, 커피빈 등 다른 프랜차이즈들도 입지 효과를 제한다면 베트남 로컬 커피 전문점들과 경쟁에서 게임이 안되고 있습니다.

커피만 그런것이 아니라 버블티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공차보다 KOI THE 라는 로컬 브랜드가 압도적으로 더 장사가 잘 되고, phuc long 이라는 로컬 브랜드도 밀크티로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베트남에서 음료 시장만큼은 철저한 현지화가 필수입니다.

와. 커피에 대해서 해박하시네요. 저도 한해에 커피에 쓰는 돈이 몇 백만 원이지만 우스운건 커피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그냥 먹습니다. 말씀해주신대로 로부스타와 아라비카에 대해서 검색해보고 차근차근 커피 공부도 해봐야겠네요. 그리고 말씀하신 마시는 것들도 그렇지만 로컬 음식들도 정말 맛있지 않나요? 스벅이 현지 시장을 뚫기란 정말 어려워보입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스팀잇 처음할때 와주셨었어요.이제 조금적응이 되고 스달도 빌려서 활동도 좀 되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베트남 언제 한번꼭 가보고 싶네요

와~ 벌써 명성 51이 되셨네요. 스파도 500이나 임대받으시고~ 이제 스팀잇에서 씽씽 날아다니시겠어요~ 축하드려요. 그리고 베트남은 정말 추천드리는 나라입니다. 꼭 한번 가보세요~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철저한 현지화 전략 당연한 승부수라 봅니다.
스벅이 과연 베트남에서 성공할 지 관심이 가네요.

남의 글 보고 올리신건 아니시죠?

안녕하세요. 별로 대단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주 상식적인 내용인데, 남의 글을 보고 말고 할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저는 한국분들이 베트남에 열광하기 오래전부터 베트남을 공부하고 개척해 왔습니다. 딸래미를 데리고 29박으로, 또 15박으로 베트남에도 자주 들락날락했구요.

베트남의 성장성이 느껴져서 VN지수 500대인 2015년부터는 투자도 하고 있습니다.

http://investor-js.blogspot.kr/2015/08/blog-post.html

http://investor-js.blogspot.kr/2015/08/blog-post_25.html

베트남을 워낙 좋아하고, 직업도 전업투자자이다 보니 사회 구석구석 눈여겨 보는걸 좋아합니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베트남에 한번이라도 가 보셨던 분들이라면 누구나 베트남 커피가 맛있다는 것은 아실테구요. 조금만 경제 지표를 만지는 분들이라면 스타벅스가 베트남에서 고전하는 것도 흔히 아는 내용입니다.

요즘에는 베트남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투자금을 줄이고 있습니다. 한국분들 손길이 안 닿은 새로운 곳을 찾아야죠. 실제 우리나라 주식 투자도 그런식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