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인터넷 뉴스를 보면서 너무 화가나고 슬펐다.
심석희 선수의 용기있는 고백이 SBS 8시뉴스 메인에서 다뤄졌다.
그 내용은 성폭행 사건에 대한 내용이었다.
너무 많은 이슈와 기사를 만들어내고 있어, 쉽게 이야기하긴 무섭기도 하지만,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선수 인권에 더욱 신경쓰고 조심해야 하지만,
내 경험과 생각을 꼭 말하고 싶다.
난 엘리트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체육이 좋아서 체대에 진학한 체육과 졸업생이다.
대학을 다니면서 체육계 이슈와 학생선수 인권에 관심을 가졌고, 스포츠 분야 NGO에서도 일했었다.
현재는 체육계에서 멀리 떨어져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서 식었던 피가 다시 들끓었다.. 너무 속상해서..ㅠ
사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사실을 판단하여야 겠지만, 어찌됐던,
난 심석희 선수를 응원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지지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동참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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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체육을 좋아한 나는 태권도를 오랫동안 취미로 배웠다.
어찌보면 행운이 많았다고 느끼는 것은 좋은 사범님과 선후배, 좋은 지도자를 만났던 점이다.
체육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스킨쉽이 동반된다.
거부감이 느껴진다면 표현을 해야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그런 거부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고, 운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체육계 미투운동이 시작되면서
'나도 운이 없었다면 미투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만큼 체육활동에 있어, 선수-지도자 간의 권력구조가 존재하고, 상하 위계 관계가 분명하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했다면(그것도 엘리트선수로) 이런 구조에 자연스럽게 동화될 것이다.
그저 레크리에이션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순위를 다투는 경기에 참여했다면 그건 더더욱 심할 것이다.
내가 체육계 NGO에서 일하면서 참 아직 모자라다고 느꼈던 점도,
이런 고착화된 체육계 악습을 깨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학생선수들은 진학과 진로, 직업선택에 있어 지도자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특출나게 기량이 좋은 선수가 아닌 이상, 정말 타고난 천재가 아닌 이상,
유소년 학생 선수들에겐 지도자의 역량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관심과 정성에 따라 실력이 달라지고, 성과가 발휘된다.
이렇게 어린시절부터 선수생활을 했던 학생선수들은 어찌보면 당연히 배워야할 학업의 기회도 줄어들고,
그들만의 세계, 그들만의 문화에 익숙해진다.(현재는 좀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폐쇄적인 문화 안에선 감독, 코치의 말이 곧 규칙과 법이다.
체육계 밖에선 당연히 비상식적인 일들도 그 안에선 상식이고, 일상이 되어버린다.
나 또한 지도자에게 폭행을 당했다면, 내가 잘못해서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성폭행을 했다면 당황스럽고 창피했을 것이고, 숨겼을 것이다.
조금의 용기나 의견을 피력하는 기회는 더 궂은 훈련이 됐을 것이고, 소외받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집안이 든든했다면 대들거나 이를수 있었겠지만, 우리집은 일반적인 맞벌이에 바쁘신 부모님에 생활도 그럭저럭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 기량을 끓어올리기 위해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조재범씨의 변명이 비겁하고, 우습다.
조금이라도 적은 형량, 집행유예를 받기위해 다른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심석희 선수마저 합의보고 회유하려 했다.
지금 보이는 반성은 그저 '척'일 뿐이고, 중국에 가서 지도자를 하려했다는 것조차 너무나 괘씸하다.
심석희 선수는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을까.',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가 너무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다.
미안하고, 그 동안의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다.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
내가 할 수 있는게 뭘까? 이렇게 응원의 글만 쓰는게 다일까?
또 생각하고, 더 생각해본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참여와 격려와 응원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한 발 더 다가가 보겠다.
좀 지나면 이 사건은 우리 뇌리에(특히 체육인에게 있어) 잊지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한 선수의 용기 있는 고백이 만든 체육계의 쇄신과 진보'로!
분명한 것은 이 문제는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의 임직원, 관계자들 모두가 책임지고 고쳐 나가야할 문제이다.
분명 누군가는 또 쉬쉬하고 덮으려 할 것이다. 꼬리자르기와 면피를 위한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
난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관심 갖고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어떻게 바꿔나갈지, 재발방지를 위해 어떤 방안과 개선을 보일지.
오늘의 아픔이 내일은 치유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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