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싶지 않아 기록으로 남긴 것이 있습니다.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 그 기억은 보다 선명해져 1년인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언젠가 이 기억이 희미해질 때, 이 기록을 열어볼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때의 기억이 이 기록대로 남아버렸습니다. 기록에 좋게 기록된 것은 그날의 감정에 상관없이 좋게 남았고, 나쁘게 기록된 것 역시 그날의 감정에 상관없이 나쁘게 남았습니다. 그때의 감정이 지금의 기록이 되어 남아있습니다. 아마도 그날의 매순간의 감정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제게 남은 것은 이제 기록뿐이니까요.
대신 그때의 감정을 투영한 대상들이 몇 개 있습니다. 기록에 잠식된 기억의 흔적이라고 할까. 기록에서도 찾지 못하고,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을 그 대상들에게선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흔적의 한계인지 이 역시 완벽하진 못합니다. 노래는 그날만큼 감정을 울려주지 못하고, 더 이상 프레임 건너 그 빛이 보이지 않습니다. 유일한한 것은 그날이 있었다는 기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