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침울한, 소중한이여
황 인 숙
비가 온다
네게 말할게 생겨서 기뻐
비가 온다구!
나는 비가 되었어요
나는 빗방울이 되었어요
난 날개달린 빗방울이 되었어요
나는 신나게 날아가
유리창을 열어둬
네 이마에 부딪힐거야
네 눈썹에 부딪힐거야
너를 흠뻑 적실거야
유리창을 열어둬
비가 온다구!
비가 온다구!
나의 소중한 이여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비가오면 생각나는 시.
엊그제 오랫만에 반가운 비님이 오셨다.
다음날, 언제 그랬냐는듯 반짝 개었고,
어제도 오늘도 맑았다...
갑자기 온 비는 나를 온전히 행복으로 적시고
신기루처럼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