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뮤지컬 금강 1894 리뷰

in #musical7 years ago (edited)


제가 본 공연의 날짜는 2016년 12월 4일 2시 공연입니다. 제가 본 캐스팅은 [신하늬 役] 손호영, [이명학 役] 양준모, [인진아 役] 박지연, [전봉준 役] 박호산, [홍계훈 役] 왕시명 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성준 음악감독님이 참여하게 되어 보게되었습니다.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1894년 1월부터 12월까지 지속된 동학농민운동은 외세의 침략에 맞서 고국을 지키기 위해서, 부정부패에 대항하여 궐기한 농민들의 움직임입니다. 동학농민운동의 근간이 되는 사상은 경주의 몰락한 양반이었던 최제우가 창시한 동학입니다. 동학은 절대왕정 시기에 ‘평등’사상을 주장하였고, 이에 혹세무민의 죄로 최제우가 교수형에 처해집니다. 하지만, 혼란스러웠던 조선 후기에, ‘평등’ 사상은 개인의 자유에 무지했던 백성들의 의식을 계몽하는데 일조하였고, 이들은 신분에 상관없이 모두 귀하다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가 이 작품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단어인 ‘한울님’입니다. 동학에서의 ‘한울님’은 서학(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과 비슷한 개념으로서 ‘신’적 존재였습니다. 물론, 서학의 하느님은 이 세상과 동떨어진 어떠한 곳에 있는 절대적, 완전한 신적 개념인 반면 동학의 한울님은 이 세상에서 인간과 함께하는 신으로서 모든 생명체에 내재되어 있어 운동하면서 발전하는 신적 개념이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동학농민운동은 비록 실패하였지만, 기득권으로서의 역사 중심주의적 사고관에 민중의 역사를 남기는데 혁신적인 역할을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이에 신동엽 시인의 <금강>을 바탕으로 동학농민운동을 다룬 이 뮤지컬은 극적인 요소에서도 매우 흥미로웠으며, 영웅을 바라보는 입장과 평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그럼 이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이 뮤지컬은 ‘운동’을 기득권의 입장에서 바라보지 않고, 주체인 농민의 입장에서 다루었으며, ‘동학농민운동’을 하면 바로 생각나는 전봉준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고, 이름 없이 죽어간 수 많은 농민들을 진정한 주인공으로서 내세웠다는 점과 사건을 왜곡하지 않고 그 자체로서 무대에 가져왔다는 점에서 타 뮤지컬과 구별되며 더욱 의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뮤지컬계에서 혁명과 운동이 다뤄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모두 의미가 변색되거나 왜곡되어 다루어졌습니다.

<명성황후>, <마리앙투아네트>가 그 예시입니다. <명성황후>라는 작품은 그 작품 자체에 왜곡과 미화가 들어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임오군란을 그려낸 점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임오군란이 아무런 명분 없이 일어난 반란의 한 형태로 격하시키고 있으며, 이것이 민비의 삶을 척박하게 만든 사건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또한, <마리 앙투아네트>에 등장하는 프랑스혁명은 프랑스에서 일어난 최초의 시민혁명으로서 시민들의 인권 성장과 국가의 정치체제를 바꾸어 민주주의 도래에 큰 기여를 한 혁명으로서 역사상 그 가치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 뮤지컬에서는 오직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한 여자의 삶을 그리는데 집중하여 프랑스혁명의 정당성을 격하시켰고, 그 의의마저 퇴색시켜 많은 관객들의 비난을 받았습니다다. 또한 <영웅>에서는 ‘안중근’ 열사만을 독단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개인적 업적을 중점으로 극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하기에는 개인적인 역량 또한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를 도운 수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를 배울 때는 중심인물만을 중시하며 그와 같은 ‘영웅’이 되고자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 뮤지컬은 합창을 독창보다 많이 넣고, ‘사발통문’부터의 내용을 다루지 않고, 1차 동학농민운동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부터 다룸으로써 전봉준 개인을 중시하지 않고 민중에 초점을 맞추어 민중의 중요성을 제창하였습니다.


둘째로, 세상을 바꾸자는 운동에 ‘여성’들을 참여시키고, 그들의 추진적인 행동력을 강조함으로써 ‘혁명’이 가지고 있는 남성 중심적 사고관에서 탈피하였다는 점에서 인상깊었습니다. 항상 혁명을 소재로 한 예술이나 미디어에서는 남성이 중심이 되며, 여성들은 항상 보호받는 존재, 수동적인 존재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인진아’라는 가상의 궁녀를 내세워 궁에 동학을 퍼트리는 주체적인 역할을 함과 동시에 전통적 사고관념의 표상이라 볼 수 있는 궁을 나와 동학농민운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능동적인 참여원으로서 그려내었다는 점에서 혁명과 운동에 있어서 감추어졌던 ‘여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많은 독립운동 열사들을 기리며 이들을 존경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여성은 ‘유관순’ 열사를 제외하고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여성 열사는 배제한 채 남성 위주의 열사를 대중들에게 인식시켰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어린아이(꽃분이)를 등장시켜 녹두장군 전봉준과 동학농민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부르게 함으로써 순수하고 맑은 목소리로 인하여 구슬프면서도 애잔함이 배가 되었습니다. 이에 전봉준 한 개인을 기리는 것을 넘어서 동학에 참여한 모든 농민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의 곡으로서 관객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고 눈물을 흘리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극적 장치는 다양한 극에서도 등장합니다. 특히, 폭력적인 부분에서 순수한 어린 아이를 등장시키게 함으로써 그 순수함을 지켜주는 동시에 더욱 더 그 상황을 애잔하게 느끼게 합니다.

넷째로, 1막의 처음 장면과 2막의 마지막 장면을 수미상관의 구조로서 동일하게 설정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동학농민 운동의 정신이 후에 일제 치하 하에서도 지속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다. 또한, 이 때 극을 전반적으로 지배하는 폭력성을 뜻하는 총 소리와 대조적으로 맑은 소리를 내는 ‘종 소리’가 울려 퍼짐으로써 동학농민운동은 비록 실패하였지만 일제에 계속해서 대응하고 민중의 자유를 찾겠다는 ‘희망’과 ‘생명감’을 메타포적으로 관객들에게 시사합니다. 또한, 극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스크린 사용이 탁월했습니다. 많은 뮤지컬을 보아왔지만, 무대를 기준으로 하여 앞, 뒤로 스크린을 사용한 것은 처음 보아 놀라웠습니다. 또한 전봉준이 죽는 신에서는 앞, 뒤의 스크린 모두를 사용함으로써 눈이 내리는 것을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하였다. 이로서 수 많은 작품에서 은유적 표현으로서 사용되고 있는 ‘눈’이 이 극에서는 비록 운동은 실패로 끝났지만 이러한 시도를 하였고 부분적으로나마 성공했다는 점에서 전봉준 개인 내면의 ‘평화’를 나타내고 있다는 추론을 하게 되었습니다다. 또한, ‘하얀색’의 이미지를 가지는 눈이 끊임없이 내리는 것을 통해 죽어간 수 많은 백성들의 넋을 기리는 효과를 자아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극에서 농민들의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넘버가 많습니다. 그 중 개인적으로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한 알의 밀알’ 이라는 넘버가 가장 인상깊었습니다다. 이는 전자의 곡은 ‘하늘’을 평등으로서 사용하여 그들은 기득권층과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진정한 하늘을 보지는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후자의 곡은 넘버의 제목처럼 농민이라는 신분을 대표적으로 드러내주는 ‘밀알’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한 개의 밀알은 보잘 것 없이 느껴지지만 그것이 모이면 재산으로서의 의미 등과 같은 의미가 생기는 것처럼, 힘 없는 한 명의 농민이 아니라 서로 힘을 합치고 대항한다면 그들이 희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해주는 노래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노래는 전주 시장에서 한 백정이 “한 개의 나뭇가지는 약하지만, 여러 가지의 나뭇가지가 합쳐지게 되면 쉽게 부러지지 않는 단단한 존재가 됩니다”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리게 하여 ‘민중’의 속성을 잘 드러낸 곡이라고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현재 이재명 성남시장 지원 하에 평양 재공연이 추진 중에 있습니다. 저 또한 만약 이 뮤지컬이 다시 올라오게 된다면 꼭 다시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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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에 오신것 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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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뒤 부터 유용하게 쓰실 수 있을 거에요~^^

반갑습니다. 많은 활동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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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