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일리언 커버넌트 소감

in #movie7 years ago (edited)

하드에 쌓아둔 그림도 올리지만 게임이나 영화, 코인에 대해서도 가끔 쓰는 작은 버섯입니다.

저의 기억에 상당히 안좋게 남은 영화 에일리언 커버넌트에 대해 한번 써볼게요.

C_gmFCAU0AE8dE9.jpg_large.jpg

에일리언 커버넌트는 '실패한 에일리언 영화'입니다.

에일리언의 후속작으로서나 프로메테우스의 2편으로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죠. 평론가들이 어떻게 봤는지는 몰라도 관객들은 그렇게 재밌다고 느끼지도 못하더군요.

게다가 스토리가 중간중간 비어있어서-.-.. 이해도 잘 되지 않고 감독이 뭔가 무리해서 만든 느낌입니다.

조지 루카스가 자기복제를 계속하면서 스타워즈의 명성을 흐리더니, 리들리 스콧도 그 전철을; (그 다음엔 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 후속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모든 기대를 접고 B급 공포영화 정도만 기대한다면 꽤 볼만합니다. 거장의 에일리언 시리즈로서는 기대에 못미친 것을 넘어 실망스러웠지만요, 생각을 하지 않고 본다면 그냥 괜찮은 수준입니다.


이 영화는 에일리언보다는 '미쳐버린 로봇 데이빗'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미 상영한지 오래됐으니 스포는 다 해도 되겠지..

90899.jpg

데이빗은 웨일랜드 회사에서 만들어진 초고급의 인간형 로봇입니다. 에일리언 세계관의 로봇들이 고급인것을 감안해도, 그 중에서도 최고급이죠.

데이빗을 제작한 웨일랜드는 영생을 희망하던 사람으로서, 대를 이을 아들을 낳지 못하고 딸만 낳자 그 대안으로 데이빗을 창조합니다. 그만큼 아들을 통해 대를 이어 영생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했던거죠. 뭐 그 미래에도 아들에게만 대를 잇는다는 관념이 있었을지는 몰라도요.

그러나 거의 완벽한 로봇 데이빗을 만들고도 만족하지 못해서, 딸에게 저 멀리 우주에 나가 영생의 기원을 찾으라고 합니다. 그게 전작 '프로메테우스'였죠.

웨일랜드는 '프로메테우스'에서 자신들을 창조한 이들을 만나 영생의 비밀을 알기를 소원합니다.

그러나 인간을 창조한 '엔지니어'들에게 웨일랜드는 데이빗같은 인조인간이나 마찬가지로 하찮은 존재일 뿐입니다. 엔지니어는 웨일랜드를 죽이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인류 전체를 죽이기위해 우주선을 타고 출발합니다.

전작의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쇼 박사는 그 엔지니어를 처치하고, 살아남은 데이빗과 함께 엔지니어의 우주선을 타고 엔지니어의 고향 혹성으로 향하죠. 과학자로서, 그리고 생존자로서 엔지니어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서요.

zctohfffluhzcrezavuo.jpg

........그게 프로메테우스였으니, 후속작은 그에 관련된 내용이 나와야 할텐데...

이미 다들 아실테니 그냥 스포를 하겠습니다.

'에일리언 커버넌트'에서 데이빗은 대체 무슨 이유에서인지 엔지니어의 혹성에 도착하자마자, 괴생물체를 발현시키는 생물무기를 살포해서 엔지니어를 다 죽여버립니다. 그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감독판을 굳이 찾아보거나 감독의 해석을 찾아보진 않아서..

게다가 딱히 이유를 찾아보고 싶지도 않을만큼 황당하다-_-

엘리자베스 박사는 데이빗과 쿵짝이 맞아 뭔가 하나 기대했더니, 대체 무슨 이유에서인지 데이빗에게 생체실험 당하고 죽었습니다.

게다가 무슨 실험을 당했는지, 어쩌다 죽었는지도 나오지 않습니다. 단서마저도 애매합니다.

이건 영화 후반에 나오는 내용이고요,

이렇게 데이빗이 미쳐서 엔지니어의 혹성에 갇혀 지낸 후 한참 지난 시기가 이 '에일리언 커버넌트'의 시작입니다.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0384937.jpg

우주선 '커버넌트'호는 테라포밍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동면상태로 데리고 먼 혹성으로 여행을 합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태아 상태의 아기들도 데려가는데요, 나름 효율성을 위한 이유겠지만 아직 태아 상태의 달걀만한 아기들을 서랍에 넣고 가는 모습은 조금 끔찍하더군요;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0487652.jpg

게다가 우주선을 관리하는 인조인간 월터가, 상태 안좋은 태아들을 골라내어 폐기통에 집어넣는 장면은; 으으으;

여튼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여행상황입니다. 문제는 우주선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해서 많은 이들이 죽고, 선장은 이 일로 인해 근처에서 우연히 발견한 '거주 가능한' 혹성에 정착하자고 제안합니다.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0695117.jpg

여주인공 다니엘스(대니)는 부관 정도 되는것 같은데요, 딱히 특징은 없는 캐릭터입니다. 인조인간 월터와 교감은 하는 모양인데 왜 교감을 하는지는 다 삭제되어서 본 영화에는 나오지도 않고... 우주선 사고로 남편을 잃어 슬퍼한다는 것 외엔 별로 특징은 없는 캐릭터입니다.

영화 후반에 주인공답게 에일리언을 처치하는 액션이 잠간 나오기는 하는데 그것 뿐이고, 별로 쓸게 없네요.

엘리자베스 박사만 해도 꽤 개성이 있었는데...

여튼 선장과 다니엘스, 월터, 일부 선원들이 근처에 우연히 발견한 생존가능한 행성에 착륙하는데요,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1987352.jpg

아무리 지구랑 조건이 비슷하다고 해도 그렇지 처음 가는 행성인데 헬맷도 안 쓰고 내리는 모습들은 가관입니다. 게다가 외계의 숲속에서 담배를 피고 현지 식물을 마구 만지기까지;

리들리 스콧 감독이 원래부터 그리 과학적인 감독은 아니었으나, 프로메테우스 때부터 사실성을 쌈싸먹기 시작하더니 커버넌트에서는 기본적인 과학상식도 무시하시네요.

프로메테우스 때는 엘리자베스 박사의 셀프 수술 장면으로 의학적 지식이 거의 없음을 드러내시더니, 이번엔 헬맷없이 외계행성에 착륙;

......넘어갑시다. 이 영화는 그것 외에도 깔게 많습니다.

이 혹성은 바로 엔지니어의 고향 행성인데요, 데이빗이 생물무기를 살포해서 엔지니어를 다 죽였죠. 그 생물무기는 액체와 가루의 형태로 변이하며 이 행성 전체에 존재합니다. 그래서 선원들이 식물을 만지거나 담배연기를 내뿜을때 선원들에게 달라붙습니다.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2325387.jpg

이 검은물질이 뭔지는 프로메테우스에서도 설명이 안 나왔고 커버넌트에서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이 물질은 선원에게 달라붙더니 순식간에 변이해서 작은 에일리언 형태의 물체를 형성해 감염된 숙주의 몸을 뚫고 나옵니다.

이 과정이 상당히 고어한데(사진 생략), 감독이 상상력의 부족을 잔인한 장면으로 메꾸려고 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에일리언은 '잔인'해서 재밌었던게 아니라 '무서워서' 재밌었던 건데...

그냥 징그럽습니다 전혀 무섭진 않고..

여튼 이 생물체 때문에 선원들은 난리가 나는데, 데이빗이 갑자기 나타나서 이들을 어떤 건물로 피신시킵니다.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3535911.jpg

데이빗이 후드를 벗고 얼굴을 드러냈을때 선원들이 별로 놀라지 않더군요. 데이빗과 월터는 같은 얼굴을 한 인조인간 시리즈로서, 데이빗이 인조인간이란 걸 선원들이 알긴 했겠죠. 그래도 인조인간이 이 혹성에 혼자 이렇게 살고 있었던 것에 '으악'하고 처음에는 놀라야 하는것 아닌가요? 아무도 안 놀라서 이상했어요.

여튼 선원들은 모선에 구조요청을 하고, 모선에 남은 부선장은 자기 아내가 거기 있다는 이유로 위험을 감수하고 행성에 접근합니다.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3638187.jpg

커버넌트가 좀 짜증나는게, 주인공부터 모든 선원들이 다 무능하고 특징이 없어요. 전작 에일리언 시리즈들과 프로메테우스는 그래도 등장인물들이 개성이 있었거든요. 커버넌트의 모든 인물은 다 평면적이고, 무서워서 소리나 지르고 울고, 상황에 대한 판단력도 없고, 당최 매력있는 인물이 없더군요. 인조인간 월터 빼고는.

모선의 부선장이 테라포머들의 안전을 위협하면서까지 행성에 접근하는게 어이가 없었어요. 에일리언 1편의 리플리는 감염된 동료가 우주선에 들어오려고 하자 싸늘하게 막습니다. 그래서 bi*ch 소리를 듣긴 했지만요, 그게 옳은 판단 아닌가요?

여튼, 모선이 구조선을 보내는 동안 데이빗은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습니다.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3802014.jpg

데이빗은 자기와 같은 시리즈이지만 다른 모델인 월터를 보며 감동하기도 하고 약간 실망하기도 합니다. 데이빗의 모델은 너무 초고급이라 이상증상을 보였는지 월터부터는 기능만 강화되고 창의성은 없앴습니다.

그런데 사람 입장에서는 그쪽이 훨씬 정이 가고 편하네요. 인간을 죽이려고 들지만 않는다면 창의성 없는 로봇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줄 의향이 있어...

게다가 내용은 B급 공포영화스럽게 '동굴에 살던 인조인간이 사실은 에일리언을 만들어내고 있었다'는 뻔한 내용으로 이어지는데,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4700898.jpg

데이빗은 엔지니어들을 다 죽이고 이 혹성에 혼자 남은후, 그 검은 물질들을 이용해 에일리언을 창조해내고 있었습니다. 본인은 로봇이라서 영향을 받지 않거든요.

엔지니어들은 이미 다 죽어서 실험할 생명체가 없었고, 데이빗은 마지막 남은 엘리자베스의 몸을 이용해서 각종 실험을 한것 같습니다. 건물의 한 곳에 엘리자베스의 시체가 있는데요, 에일리언과 섞인 것처럼 변형된 상태로 죽어 해부되어 있더군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보너스 영상이라도 좀 배포해라 감독아.

(영화 장면이 너무 끔찍해 사진 생략)

인간이 아닌 데이빗의 눈에는 에일리언이 완벽하고 아름다운 생명체로 보이나봅니다. 무서운 생존력, 웬만해서는 죽지 않는 완벽한 사냥꾼, 산소가 없는 우주공간에서도 죽지 않고, 과연 음식을 먹고 사는지조차 알수 없습니다. 성장은 하루만에 다 해버리고, 온 몸이 무기입니다.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5816000.jpg

에일리언 1편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사이보그인 애쉬는 에일리언을 묘사하면서 완벽한 존재라고 칭찬합니다.

인조인간의 관점에서는 에일리언이 대단해 보이나봐요;

그래서 데이빗은 에일리언을 다양하게 창조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바친것 같습니다.

월터는 데이빗의 비밀을 알아내고는 다니엘스를 구해서 도망칩니다. 데이빗 이후 월터는 보다 단순하고 인간에게 복종하게 만들어진데다가, 내용은 별로 나오지 않지만 월터도 다니엘스를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5932572.jpg

여튼 데이빗을 놔두고 겨우 다니엘스와 월터, 동료 몇만 모선으로 탈출하는데, 에일리언 영화답게 우주선에는 성체가 된 에일리언이 따라붙죠.

그 에일리언을 처치하는 액션씬이 좀 나오고, 드디어 마무리가 됩니다.

뻔한 액션씬이라 별로 쓸 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해결되고 선원들은 이제 다시 원래의 목적지로 여행하기 위해 잠드는데...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6773012.jpg

하지만 진정한 공포영화는 바로 월터가 데이빗이라는거-.-

둘은 같은 시리즈 모델이기 때문에 얼굴이 똑같습니다. 데이빗은 월터를 죽인 후에 월터인 척 하기 위해 부상까지 흉내내고 월터의 옷을 입고 모선에 올랐습니다.

혹자들은 월터가 데이빗에게 설득됐다고 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설득된다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다니엘스가 월터에게 말해줬던 오두막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보니 데이빗이 맞습니다.

Alien.Covenant.2017.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006813050.jpg

데이빗은 선원들이 다 잠들자, 만족한 미소를 짓고 우주선을 둘러보죠. 이제부터 이 우주선과 테라포머들은 다 데이빗의 실험체가 될 테니까요. 기분이 좋아 클래식까지 틀어놓고 자축하는 데이빗.

로봇이 미치면 저렇게 됩니다.


이 영화는 리들리 스콧의 '작품'으로서는 실패작입니다.

에일리언의 기원이나 인간의 기원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데이빗이 왜 미쳤는지도 제대로 묘사하지 않았습니다. 여러가지 철학적인 헛소리를 늘어놓기는 합니다만 설득력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에일리언은 자연발생한 괴물이 아니라 어느 정신나간 인조인간과 불쌍한 여자 박사의 창조물이란거 아닙니까?

인간의 기원은 저기 어디 거인족의 실험적인 창조물이었고요.

게다가 에일리언을 탄생시킨 그 검은물질은 대체 뭔지도 모르겠고...

블레이드 러너 때만 해도 스콧 감독님이 뭔가 대단한 철학을 가졌을거라 착각했었지-_-

하지만 알고 보니 그저 애매모호한 궁금증 조장에만 능력이 있으신거 아닌가요.

'프로메테우스 3부작'이라고 하던데.. 마이클 패스벤더도 많이 늙었고, 게다가 커버넌트가 이렇게 별로여서야 어디 3부를 찍을 예산이 나오겠어요?

뭐...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작품이었습니다. 자기 복제를 너무 하면 이렇게 되나 봅니다.

그냥 B급 공포영화다 생각하고 보면 볼만합니다.

근데 그냥 생각없이 보기에는 의문점이 또 너무 많아서.....

Sort:  

이글 보고 나니 한번 보고 싶네요 ^^

원래 '어떤 영화가 재미없다'고 하면 오히려 관객이 몰리는 법입니다 ㅎㅎㅎ

안녕하세요. sevenday-blackandwhite-challenge 지목되셨습니다.!!
갑작스럽게 이렇게 지목해서 당황스러우실텐데 정말 죄송합니다.
참여해주시면 정말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https://steemit.com/sevendaybnwchallenge/@lucia38/sevenday-blackandwhite-challengeday2

죄송한데 근래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요 ㅠ.ㅠ 올릴만한 것도 없고... 3d 그림만 잔뜩 쌓여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