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는 광산에서 해방될수 있는가

비트코인을 둘러싼 갈등들 때문에 한동안 피바람만이 몰아쳤던 암호화폐 시장에 안정기가 찾아오고 비트코인은 새로운 고점을 달성했습니다. BCH(구 BCC)는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있는듯 하고 다시 비트코인으로 사람들이 모이는듯 합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살아난다는것에 반가워하지 않는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게이머들입니다. 5월쯤 시작됬던 이더리움, Zcash 대란으로 인한 그래픽카드 물량부족 현상으로 게이머들은 아직까지도 그래픽카드를 훨씬 비싼 가격에 사거나, 아예 구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마이닝의 이더리움 마이닝룸

Why Ethereum need GPU?

게이머들의 공통된 의문은 왜 암호화폐에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냐 였습니다. 사실 이건 블록체인 시스템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라 깊게 설명한다면 논문하나가 나오기 때문에 간략하게만 설명하자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위한 작업입니다.

블록체인에는 "누구나"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람을 신용할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사람이 딴짓을 할수 없는 시스템을 만든다는건데 아무튼 "누구나"가 악의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합니다.

그래서 등장한게 PoW(Proof of Work) 작업증명 시스템입니다. 자신의 신용을 자신의 계산능력으로 증명하는거죠. 그래서 선의적인 사람의 계산 능력이 악의적인 사람보다 높을 경우 해당 암호화폐는 안전하게 운영될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상당히 좋지만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참여자가 많아지고, 망에서 이전과 같은 지휘를 계속 얻고 싶으면 더 많은 계산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채굴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계속 자신의 계산능력을 올리기 위해 GPU를 구입하고 있는것이고, 신형 GPU의 경우 전세대 GPU보다 효율과 연산능력이 모두 뛰어나기 때문에 GPU를 구할수 있는 대로 구매해가고 있는겁니다.

 

엔비디아 타이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슈퍼컴퓨터

근데 왜 계산을 하는데 CPU가 아니라 GPU를 사용할까요? 뭐 이것도 설명할려면 엄청난 양이라 스킵하겠지만 암호화폐 채굴에 필요한 계산은 복잡한 계산이 아니라 단순반복작업이기 때문에 이런 작업에서는 연산영역과 훨씬 빠른 DRAM을 탑재하고 있는 GPU가 더 유리합니다.

이미 최근의 슈퍼컴퓨터들은 CPU만 사용하는게 아니라 GPU까지 조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볼타, AMD의 베가도 모두 GPU를 이용한 연산작업을 위한 칩셋들 입니다. 이걸 조금 수정해서 게임에 사용하고 있는거죠.

 

코인 채굴하는 만화

Can it be liberated from Mining?

PoW 방식으로 생산되는 암호화폐는 엄청난 양의 전기를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개발진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수정하고 싶어하지만 기술적인 벽으로 인해 쉽게 전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ASIC라고 해서 자신들의 암호화폐를 채굴할수 있는 전용장비를 만들어서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점점더 GPU의 의존도는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ASIC는 해당 암호화폐 채굴에 특화된 프로세서이기 때문에 하나의 칩이 수백개의 GPU와 같은 계산을 해냅니다.

다만 이더리움은 ASIC에 대해 철저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더리움을 채굴할려는 사람은 계속해서 AMD 라데온RX580 시리즈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Zcash도 비슷한 이유로 GPU로만 채굴하는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트코인에 다음가는 거대한 블록체인 시스템이 계속 GPU를 이용한 채굴을 사용한다면 GPU가 채굴시장에서 벗어나올 방법은 없어보입니다. 게다가 이번에 출시된 AMD 베가 시리즈가 매우 높은 채굴성능을 가지고 있는것으로 알려져서 이번에도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기 어려워지는게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AMD는 암호화폐 시장은 자신들의 메인 비즈니스가 아니며, 현재 비즈니스 계획에 암호화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한만큼 게이머들이 베가를 구매할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듯 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채굴자들이 구매하지 못하도록 베가와 모니터, 게임등을 같이 판매하는 방식으로 게이머들이 구입할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채굴자들의 손을 피해가는건 일시방편에 불과합니다. 결국은 다시 채굴자들의 손에게 떨어지겠죠. 다만 이더리움도 더이상 GPU를 이용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떄문에 이런 문제는 수년내에 해결될것으로 보입니다.

 

칩셋이 커질수록 생산량은 배로 줄어든다

근데 게이머들에게도 한가지 충고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GPU는 더이상 단순히 게임만을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컴퓨터의 다양한 작업이 점점더 GPU에 의존하기 시작하였고 앞으로는 GPU에 의한 계산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질것입니다. 그래서 엔비디아가 차세대 유망 IT 기업으로 뽑히는 이유고요.

GPU는 반도체 중에서 상당히 거대한 칩셋으로 분류됩니다. "빅칩"이라 불리죠. 그래서 수율도 낮고 생상공정도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GPU 생산량을 늘리는건 그리 단순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계속 수요처는 늘어나고 있죠. GPU도 DRAM이나 낸드플래시처럼 공급부족에 의한 가격상승이 생겨도 특별히 뭐라 할 수 없는 이유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