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너무 가혹한 듯 느껴지는 그런 날, 나는 가끔은 생각한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 내가 그리워하는 것들, 너무나 소중해 양보할 수 없는 것들을. 그것들은 나를 비추는 빛이고, 등을 미는 바람이었으며, 앞으로 나아가라 속삭이는 목소리, 내 앞을 날아가는 한 마리의 작은 파랑새였다. 그것들이 있기에 ‘나’는 살아갈 수 있었다. 지치고 또 지쳐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절대로 이 자리에 고여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내게 더욱 부담으로 다가오는 어떤 날이 있었다. 쉴 새 없이 무언가의 뒤를 쫓아가고 매달리던 날들은 문득 걸려 넘어진 돌부리에 멈추어 섰다. 발목이 새빨갛게 부어 있었다. 무릎은 수많은 상처와 멍들로 만신창이가 되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상태처럼 보였다. 그제야 나는 알았다. 정작 나는 가장 소중한 나를 돌아보지 못했구나.
그리고 원망했다. 나를 그렇게까지 극한으로 몰고 간 모든 것들을.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나는 어쩌면 나 자신을 이렇게 만든 건 나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실이 그랬기 때문이었다. 그 누구도 나에게 쫓아오라든지, 무조건 앞만 보고 빠르게 달려가라든지 하며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계속 나 혼자서 ‘계속 달려가야 해. 멈추어 서선 안돼. 좀 더 열심히 살아가야만 해.’ 하며 스스로를 다그쳤던 것이다. 그런 주제에 나는 내게 소중했던 그 모든 것들을 부담스럽다 이야기 하며, 그들은 나에게 언제나 부담만 준다고 맘대로 생각해왔다.
나의 강박은 결국 나를 잡아먹고, 분노의 대상은 엉뚱한 곳으로 향해 죄 없는 이들을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것은 비단 ‘나’=필자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없는 부담까지 만들어내어 스스로를 학대하는 수많은 현대인들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다 결국 저 자신이 지켜온 소중한 것들이 자신에게 있어 가장 큰 짐으로 느껴져 죄 없는 그들에게 후회할 일들을 저지르게 되는 가엾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중한 것들을 위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나 자신을 위해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만이 모두를 위한 일이며, 또한 나를 위한 최선의 일이다.
Great post. Astonishing shot
멋져요...팔로우 할게요!!
상당부분 공감가는 글
감사합니다.
보팅& 팔로우합니다.
나를 이렇게 만든거 나....인것 맞는것 같습니다.
조금은 자책도 되는데 그렇게 사는게 나인걸 어쩌겠나 싶단 생각입니다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godknows 님,
행복해지세요~
보팅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