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더 리퍼의 주연, ‘다니엘’과 ‘앤더슨’이란 인물의 의미 분석 - 1

in #life7 years ago

본문에 앞서 이 글은 뮤지컬 [잭 더 리퍼]의 인물에 대해 제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 분석한 글로써 객관적인지 않을 수도 있고, 뮤지컬 내용에 대해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후에 흥미진진하게 공연을 관람하시기 위해서는 이 글은 안 읽으시는 게 좋습니다! 이 글은 이미 뮤지컬 [잭 더 리퍼]를 보고 오신 분들의 회자와 이해를 좀 더 돕기 위한 글입니다.

잭 더 리퍼에 나오는 남자 주연 중 다니엘과 앤더슨은 극 중에서 연쇄 살인마 잭을 잡기 위한 동조자 그리고 후에는 다니엘의 숨겨진 정체가 드러나며 앤더슨과 극명하게 대립하는 관계로 나온다. 이 둘은 사실상 이 뮤지컬 속에서 가장 주된 인물이며 이 둘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이 이 뮤지컬을 이해하는 데에는 가장 적합하다.

먼저 잭의 뒤를 이어 자신의 목표를 위해 살해를 저지를 다니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다니엘은 이미 죽은 잭을 자신의 ‘면죄부’로 삼아 잭의 이름을 걸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다. 이 다니엘이란 인물의 정체에 대한 분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는 잭으로 지목되었던 용의자 중 하나를 다니엘로 나타냈다는 것이다. 영국 사회를 혼돈으로 몰아넣은 희대의 살인마 잭은 수사망을 벗어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름조차 확실치 않았던 잭의 정체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일각에서는 잭 더 리퍼가 외과 의료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장기를 적출한 기술이나 실력이 보통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 깔끔했으며 타 장기에 손상 없이 자행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잭 더 리퍼가 보통의 이상의 교육을 받고 의학과 해부학에 능통하며 수술의 경험이 있는 사람, 침착하고 머리가 좋은 엘리트일 것이라는 가설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당대에 잭을 수사했던 경찰서 부서장 겸 범죄수사부 부장이었던 헬빌 맥너튼의 사건보고 결과에 따르면 잭에 가장 근접한 용의자는 3명이었고, 그 중 첫 번째 용의자인 몬테규 존 드루이드가 다니엘로 무대에 그려진 게 아닌가, 필자는 생각한다. 몬테규 존 드루이드는 목격자들의 증언 속 잭 더 리퍼의 용모와 비슷하며 담당 수사관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뽑은 인물이다. 범행 장소 근처에 사는 변호사 친척으로부터 해부학을 배웠으며 의학이 취미인 인물이었다. 극 중의 다니엘 또한 장기 이식과 같은 해부학에 대한 권위자로 미국의 의사로 나온다. 몬테규 존 드루이드는 정신 병력이 있었는데, 다니엘 또한 자신의 애인인 글로리아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반쯤 정신이 온전치 못했던 상태였으니 이 또한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니엘의 정체는 잭으로 가장 유력시 되었던 몬테규 존 드루이드라는 것이 첫 번째 분석이다.

두 번째 분석은 당대에 만연했던 잭의 모방범죄를 저지르며 자칭 자신을 잭이라고 칭했던 인물들을 다니엘이라는 인물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잭에 의한 피해자는 기록에 따라 최소 5명에서 수백 명에 이른다. 이는 잭 더 리퍼 열풍에 따른 모방범죄로 인한 것이었는데, 그들은 자기 스스로를 잭이라고 칭하며 잭과 비슷한 수법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사체를 훼손했다. 주로 장기를 꺼대어 전시를 해놓거나, 난자하여 그 주변에 흩어놓거나 하는 등의 수법으로 말이다. 런던의 경찰서에는 스스로가 잭 더 리퍼라 주장하는 편지가 수천 장이 날아들었다. 이것은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으나 당대의 런던은 모두가 가난하고, 범죄는 끊임없이 일어나 하루하루를 공포에 떨며 살아야 하나 무법 천지였으므로 온전한 정신 상태를 가지고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드물었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생각된다.

사람은 생각보다 잔인하고 끔찍한 가십거리들을 좋아한다. 그것에서 왠지 모를 카타르시스,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끔찍하다, 끔찍하다 하면서도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찾아서 보고 그러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을 읽는다.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웠던 당대의 런던 사람들에게 잭이라는 존재는 생명을 위협하는 공포임과 동시에 뭔지 모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당대에는 잭의 모방범죄는 수백 건이 일어났고, 지금까지도 자신이 잭이라고 주장하는 인물들은 끊임없이 나타났다. 다니엘은 바로 이러한 사람들을 대표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자신이 저질렀음에도 잭이 저지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잭의 모방을 하며 쾌감을 느꼈던 사람들, 그 중에는 분명 자신의 사리사욕과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살해대상을 정하고 살인을 저질렀던 이들 또한 있었을 것이다.

다니엘 또한 마찬가지였다. 글로리아의 장기를 다시 신선한 것으로 이식해야했기 때문에 다니엘은 글로리아와 비슷한 여성의 장기를 원했고, 한 명쯤 사라져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그녀의 행방을 쫓지 않을 매춘부를 살해대상으로 선택했다. 제 아무리 연인을 살리기 위했다지만 결국은 개인의 문제이다. 또한 다니엘은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고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관 앤더슨에게 끊임없이 이것은 잭이 시킨 일이다, 잭이 자신에게 살해대상을 찾으라고 하며 그럼 자신이 대신 죽여주겠다 이야기 했다, 라고 얘기하며 사건의 진실을 흐렸다. 자신이 저지른 모든 범죄를 잭의 범죄로 뒤집어씌운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다니엘은 잭의 모방범죄를 저질렀던 이들과 다를 게 없다는 점에서 다니엘은 모방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사람들을 대신 표현한 인물이라는 것이 두 번째 분석이다.

헉, 어쩌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진 것 같다. ㅇㅁㅇ 다음은 앤더슨에 대한 분석과 앤더슨과 다니엘의 관계에 대한 분석인데 그것은 다음 글에서 계속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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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