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자의 사회로의 첫걸음: 알바2주차 후기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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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입니다. 지난번 부터 많은 분들이 아르바이트 후기를 남겨달라고 하셔서 남겨봅니다.

일단 몰랐던 새로운 소식부터 전해드리면 저희 사장님은 편의점을 3개를 운영하십니다. 근데 3개 다 회사가 달라요. 왜 그렇게 많이 하시는지 물어봤더니 간단 명료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먹고 살려고"
그러면 왜 3개다 다른 회사로 계약하셨는지 물어보니 각 회사마다 장단점이 있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저도 일주일에 1번은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다른 편의점에가서 일해야 합니다. 문제는 회사마다 계산기계(포스기)가 달라서 다시 배워야합니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아직도 포스기 다루는것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편의점 후기
1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2 화내는 손님도 많다

3 착한 손님도 많다

4 계산만 하는것이 아니다

이정도 입니다.
먼저 1번입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있습니다. 집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노래방 도우미,노숙자, 경찰관, 외국인, 할아버지 등등 제가 평소에 보지 못했던 다양한 사람들이 옵니다. 그 중에 노숙자 분은 매일매일 영화관 팝콘통에 따듯한 물을 받으러 오십니다. 사장님은 쫓아내라고 하시지만 그 아저씨도 제가 초짜인것을 아시는지 그냥 들어오십니다. 저도 차마 쫓아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수화기가 1분이상 그냥 올려저있으면 자동으로 경찰관들이 출동합니다. 그렇게 연동이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편의점 전화기가 접촉불량이라 자주 오셔서 죄송합니다.

다음은 2번입니다. 화내는 손님이 많습니다. 필요한 물건이 없거나 물건에 먼지가 있으면 저한테 화를 내십니다. 제가 물건을 다 닦아야 하는게 맞지만 시간이 부족해 잘 보이지 않는곳은 닦지를 못합니다.
그리고 술이나 두유를 꺼내서 가지고 오시다가 놓처서 깨시고는 오히려 화를 내시는 분도 계십니다. 변상도 절대 안하십니다.

다음은 3번입니다. 진상손님도 많지만 착한 손님도 많습니다. 고생한다고 먹을것을 주시거나 봉지에 직접 담을테니 쉬라고 해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리고 저의 실수로 잘못된 물건을 드려도 괜찮다고 그냥 가지고 가시는 분도 계십니다. 화를 낼수도 있는 상황인데 너무 감사합니다.

마지막 4번입니다.
편의점 알바는 계산만 하는것이 아닙니다. 유통기한 순서대로 물건을 정리해야 하고 수시로 청소도 해야합니다. 그리고 치킨도 튀기고 택배접수도 받아야합니다. 그리고 손님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적어놓았다가 사장님께 드리기도 해야합니다. 그리고 1달에 1번은 매대 전체에 행사고지물도 바꿔야합니다.
특히 시식대 청소와 치킨 튀기기가 힘듭니다. 시식대는 아무리 치워도 계속 음식을 흘리셔서 30분에 한번은 꼭 세제로 닦습니다. 치킨튀기기는 힘들다기 보다 무섭습니다. 잘못튀기거나 기름이 탈까봐 걱정됩니다. 어렵지는 않습니다.

어제 아르바이트에 늦어서 택시를 타고 가는데 택시아저씨에게 "아저씨 빨리가주세요!"라고 했더니 아저씨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도심에서 아무리 빨리 가봤자여. 내가 저 앞차 앞질러 간다고 빨리가는거 같지? 기다려바 어짜피 신호 걸려서 결국은 만나는겨. 나는 빨리 간다고 생각하는디 결국은 다 비슷비슷혀. 급하게만 살지 말어~천천히가도되야"

그냥 운전만을 말씀하신것인지, 인생의 교훈을 주신것인지 모르지만 너무 좋은말 같아서 포스팅에 써봤습니다. 저도 아르바이트부터 천천히 해보겠습니다. 서두르지 않고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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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잘 하고 계시네요^^
저도 대학생때 백화점 알바를 한달간 한 적이 있는데... 정말 손님들이 가지각색 다양합니다...
좋은 분들도 많지만... 목구멍까지 욕이 나오는(물론.. 전 소심쟁이라 절대 못했지만요ㅠㅠ) 인간들도 더러 있었어요..
남의 돈 버는게 쉬운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택시기사님... 내공이 느껴지시는 분이네요...
저도 기일 안에 끝내야 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마음이 급해서 빨리빨리가 몸에 베어 있는데... 차한잔 마시면서... 머리를 식혀봐야겠어요...

위드미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목구멍까지 욕이 나오는 경우 저도 있었던거 같네요~~(물론 소심해서 욕을 내뱉진 못했습니다만..)

근데 절 보면서 목구멍까지 욕이 나오는 것을 경험했던 분도 왠지 많았을듯한...ㅜㅜ

네.. 저도 결정장애 성격때문에... 주변 사람들 여럿 뚜겅열리게 했을거예요....
그런데도... 참고 기다려주고... 지금까지 함께 해준 분들께... 너무나도 감사해요ㅠㅠ

빨리빨리가 많은 도움이 되지만 늘 그런것은 아닌것 같더라구요
차 한잔 하세요^^

택시 아저씨의 말씀 너무 좋네요~ 빨리 간다한들 정말 어마어마하게 빨리 가는것도 아닌데 왜그리 조급하게 사는지... 그러나 지각쟁이인 저는 출근길이 매일 조급하긴합니다. ㅋㅋ 편의점 알바생들의 고충을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 저도 항상 친절한 손님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나갈때엔 안녕히계세요 인사도 빼놓지않구요. @withme님의 편의점을 안다면 저도 간식 하나 챙겨드리고 싶네요:)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

항상 친절한 손님이 되려고 노력하신다는 그 마음이 너무 예쁘네요~~^^

알바생 입장에서 최고의 손님이시네요^^
다들 감사하게 생각할거에요~

^^ 가까운곳에 깨달음이 있군요.
내 앞에 차 하나 앞지른다고 빠른건 아니다.
나이들어 가면서 잘 사는 것과 성공이 함께 가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 것 처럼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에 빨리간다고 얼마나 빠르겠습니까...
천천히 잘 적응하고 계신 것 같아요...^^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잘 사는 것과 성공이 함께 가는 것은 아니다.. 정말 나이 들수록 조금씩 그렇게 느끼네요..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이 빨리 간다고 얼마나 빠르겠습니까.. 란 말씀이 와닿네요~~~~

너무 재미있게ㅡ읽었어요 ㅎㅎ 택시 기사님 말씀처럼 천천히 우리모두 ㅜ주위 돌아보면서 살아요. 또 가끔 후기 올려주세요^^

천천히 주위 돌아보면서 살면 시간이 빨리 지나가도 덜 억울한 느낌이 드는거 같아요.. 시간은 빨리 갔지만 충실히 보낸듯한 느낌.. 모든 빨리 빨리 하면서 살면 정말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 왠지 허무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

맞아요 ㅎㅎ 여기 사람들이 우리 말 중에 빨리빨리란 말을 기가 막히게 알아요. 한국 사람들 빨리빨리 징하게 하거든요. 저도 한국에선 그랬고, 그리고 아직 좀 그런 편이긴 한데 많이 사람된거 같아요ㅋ 많이 느긋해지고 평온해졌어여. 메가님 댓글 기분좋음 ㅋ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천히~

꾸준함만 있다면 결과는 비슷하다는거네염~ ㅋㅋ 마지막글이 심금을 울리네염-)_

꾸준함만 있다면 결과는 비슷하다..

좋은 말씀이시네요!!

아니에염~ 택시기사분의 말을 인용했을뿐인걸요 ㅎㅎ 택시기사분께서 내공이 대단하신분인듯해욤 ㅎ+_+

꾸준함이 핵심이네요

핵심이지만 참으로 지켜내기가 어렵죠 ^^;

읽는 내내 뭔가 흐믓하네요. 짜요짜요!!

짜요짜요!!

그냥.. 갑자기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쇼미더머니 나가서 랩배틀 하는데 “타요타요~ 우리 모두 타요타요~”
이게 생각나서..

타요타요!! (아무말 대잔치, @holic7님 댓글 어록 발췌)

짜요짜요!!
짜 먹는 요구르트도 아닌데 짜요가 입에 딱 붙었네요^^

타요타요!! (아무말대잔치 중)

짜요짜요~ 귀여운 표현 좋습니다

<어짜피 신호 걸려서 결국은 만나는겨. 나는 빨리 간다고 생각하는디 결국은 다 비슷비슷혀. 급하게만 살지 말어~천천히가도되야">

아.. 격려가 되는 인생 교훈입니다..

편의점에서 하는 일에 대해 잘 몰랐는데 하는 일들이 참 많군요..! 그리고 어딜 가나 좋은 사람 진상인 사람 여러 사람 있는것 같습니다.. 진상인 사람 덕분에 좋은 사람이 고맙게 여겨지는 거겠지만 위드미님께서 진상 손님을 덜 마주쳤으면 합니다..ㅎㅎ

택시기사 아저씨의 말 진짜 멋진것 같아요.
진상손님도 오고 다양한 사람들도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슬슬 진상의 강도가 심해저서 무섭습니다.
그래도 메가님 덕분에 힘나요

저는 오늘 햄버거집에서 축구에 대해 열변을 토하시는 남자분을 뵈었는데 전화통화하시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냥 공중에 대고 혼잣말을 하시는거였더라구요..
본인이 축구선수셨대요..

무슨 하고 싶은 말씀이 저리 많길래 저리 많은 말들을 혼자서 하실까 싶고.. 그분이 저에게 말씀하시는데 음.. 하며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진지하게 들었더니 그분이 계속 제 앞에서 축구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근데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예전같으면 그런 사람들 보면 두려운 마음부터 들었을텐데 이제는 그런 사람들이 두렵다기보다는 왜 그럴까.. 저 사람은 왜 그럴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두려움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위드미님께서 진상 손님을 왠만하면 마주치시질 않길 바라지만 마주칠수밖에 없다면 그 분들을 보시면서도 점점 두려움이 덜해지는 자신을 느끼는, 두려움을 줄이는 연습으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진짜 위험한 사람도 있을테니 항상 조심하셔야 됩니다~~~!

역시 메가님 강한분이셨네요... 그 축구매니아 분은 정말 왜그러셨지........
메가님도 그런 사람 상대말고 조심하세요

앞으로 계속 나아가시다보면 뭔가 보이는 날이 오겠죠.화이팅! !

조금씩 보입니다 트원님 화이팅

매일 하루 긍정적으로 살아가진 못해도
최선을 다해서 사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매일 긍정적일수는 없조. 화이팅!

흐뭇한 포스팅인거 같아요 위드미님^^ 앞으로도 화이팅!!하세요ㅎ

우부님 역시..
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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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미님을 생각하며 찍어보았습니다..ㅎㅎ

아ㅋㅋㅋ고맙습니다 근데 성형외과는 왜...

위드미라고 써있길래 반가워서 찍었는데 성형외과 이름..

너무 귀여운 감성이십니다 메가님~

ㅋㅋㅋㅋ 해피스프링 지우고 찍은 사진만 아니면 됩니다..

ㅋㅋㅋㅋㅋ 영원히 지우지 않을겁니다..(당신 없인 못 살아~정말 못 살아~나는 나는 너를 못 잊어~)

수고하십니다. 사람 대하는 일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본인을 '정신병자'라 칭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신병자'라는 말이 낙인처럼 느껴져서요.

마치 그거 같네요
지하철을 타면서 빨리 가고 싶다고
앞을 향해 칸을 가는데....
지하철은 같은 방향으로 향해가고 있다는 걸 말이죠...

잘 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