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in #kr7 years ago

오늘은 제가 평소에 힘을 받는 짧은 글들을 모아 보려고 합니다.
(혹시 저작권에 걸리거나 하진 않겠죠?^^;;)

너의 우울이 길다.

후회가, 체념이, 무기력이
너무 길다.

보아라.
큰 바람이 불었고,
세계는 그대로가 아니냐.

네 안에서 부는 바람에
너는 너무 오래 흔들린다.

너의 우울이 길다, 황경민​

제가 가장 힘을 받는 시 중에 하나입니다. 우울을 달래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말해주는 것 같아 오히려 위안을 받아요.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정호승, 산산조각

이 시는 제가 힘들지 않을 때 봤을 때는 그냥 넘어갔는데 진짜 힘들고 외로울 때 읽으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라는 말이 굉장히 심금을 울렸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일에 휘말리게 되네.
우리가 할 수 있는건 그런 일이 벌어졌을때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야."
반지의제왕, 간달프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밥, 천양희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 갈대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랑하지 말아라
사랑은 집착이 되고 집착은 고통이 되나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불교경전

불교는 알면 알수록 심오한 것 같아요...
제 종교는 아니지만 힘이 되는 글도 많아서 가끔 위로받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 해는 코인의 기적이 일어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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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들이 한가득이네요.ㅎ
좋은글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정말 위안을 주는 시들이네요 덕분에 오랜만에 시 읽고 갑니다 ㅎㅎ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

감사합니다!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글들이에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집사람이랑 하루 종일 전 부치고 청소하고 정리 다 하고 맥주 한잔 했네요.

차분하게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명절되세요.

감사합니다! 명절 준비 힘드셨겠어요 ㅠㅠ
잘 읽어 주셨다니 다행입니다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8년에는 두루 평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