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서울시] 관광객 5천만이라고? 서울이 수용가능한가?
오늘 서울시가 관광객 5000만명의 비전을 밝혔다(http://naver.me/GaYMfCuK). 신뢰하는 정란수 선생은 그동안 외래관광객 중심이었던 관광정책이 국내 관광과 균형을 맞추고 있으며 무엇보다 규모의 관광에 필수적인 수용태세를 고려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해당 정책의 가치를 평가했다(https://www.facebook.com/162177583799175/posts/2345991505417761/). 동의한다. 실제로 디테일에서 보면 그동안 여행사 급의 관광정책에서 크게 진전된 내용이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반복되는 문제점 역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5000만 관광객’이라는 목표 자체다. 외래 관광객 2300만명, 국내 관광객 2700만명이라는 숫자인데 2023년까지 달성하겠다 한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런던과 도쿄의 목표와 유사하다(국외 관광 중심). 하지만 마스터카드가 밝힌 2015년 기준 관광객수를 보면 런던은 1800만이고 서울은 1000만 수준이다. 그러니까, 비슷한 목표라도 여건 자체가 다르다.
게다가 계량적 목표가 관관객수와 파급효과다. 이건 솔직히 할 말이 많다. 서울은 지난 2014년에 천만 외래관광객 시대가 열렸다. 뭐가 달라졌을까? 서울시는 외래관광객 35명 당 1명의 고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럴까?
고용정보원이 2017년에 낸 <관광산업의 고용변화와 인력수요 전망> 보고서(http://www.alio.go.kr/informationResearchView.do?seq=2293373)를 보면 서울이 1000만 관광객을 달성한 전 해인 2013년에 -1.1%, 2014년에 1.4%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서민업종인 음식점, 펜션의 종사자는 2010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를 보이고 있다.
그러니까 서울시의 관광정책이 내는 효과가 어딘가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국민후생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문제는 서울시 스스로 지적하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버투어리즘의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사실 grdp에서 관광산업 비중이 낮다는 것은 투자가 적어서라기 보다는 그만큼 관광산업이 지역총생산에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봐야 한다. 어쨌든 오버투어리즘을 해소할 뭔가 있을까, 기대했다. 그런데 없다. 5000만명의 관광객 숫자 자체가 오버인데, 오버투어리즘을 막을 형식적인 대책도 없다.
예산을 보면 5년동안 7천억원을 사용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자세히 보자. 2000억원이 관광플라자 조성에 사용된다. 그 다음은? 1200억원이 4차산업혁명 대응이다. 이 둘이 7천억 투자 규모의 1/3을 넘어선다. 고부가가치 관광산업 투자해서 800억원을 더하면 이 3개 사업이 전체 사업의 절반이상이다.
그러면 도대체 관광플라자가 뭔가?
건물매입 사업이다. 개인적으론 기존 관광마케팅주식회사를 관광재단으로 전환시킨 후 여기에 재산을 얹어주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과거 주식회사 때엔 롯데 관광 등 대형관광사들이 출자라도 했지만 이젠 돈도 내지 않고 도심 내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모양좋으라고 공정여행과 가치여행 관련된 것을 넣겠지만 결국은 대형 관광업체 차지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다음으로 나온 4차산업 대응은 산학협력사업과 500억원 관광기금 조성이다. 어차피 지금과 같은 구조라면 융자사업으로 사용될 것이다.
다 좋다. 어차피 관광산업은 그들의 리그였으니까 말이다. 오버투어리즘이라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있나.
도시민박 창업을 지원한단다. 게다가 미등록 숙박업에 대한 규재완화도 언급되었다. 사실 주거지가 여행지로 바뀐 데엔 에어비앤비 등 숙박사업이나 민박같은 형태가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어떤 다주택자들은 아예 사업목적으로 숙박업을 하기도 한다. 이게 오버투어리즘이 아니면 뭔가?
게다가 안그래도 문제인 관광버스 주차에 편의제공을 하겠다 한다. 이미 임의로 주어진 편의만으론 안되나? 편의점이나 까페를 관광안내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에 이르러서는 전 서울시민의 관광종사자화가 아닌가 싶다. 언제부턴가 관광 쪽에서 호스피텔리티라는 개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평창동계올림픽의 관광 대책 중 하나는 ‘현지인의 웃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왜 그래야 하는가? 관광객은 손님인가? 그러면 누구의?
호스피텔리티는 일방적 관계가 아니다. 고작 면세점만 찾아 돌아다니는 관광객들에게 일반 시민들이 친절을 팔 이유는 뭔가? 주거지역에 관광버스를 새워두고 시끄럽게 떠들고 내가 좋아하는 단골 가게에 젠트리피케이션을 안기는 관광객을 내가 존중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게다가 지금 하고 있는 동네 관광은 도대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일자리 사업인지, 지역개발사업인지 정체를 모르겠다.
서울시가 밝힌 5000만 관광시대라는 선언은, 정말 괜찮은 것인지 모르겠다. 적어도 관광지의 무분별한 확장과 프랜차이즈 위주의 문화백화, 그리고 거주자 중심의 관광 통제 정책과 총량제 개념이 고려되었으면 좋겠다. 한가지 더 하자면, 일단 관광호텔 규제완화했던 책임부터 따지자. 주차장 기준 완화해서 관광객들이 편의를 봤는지 보자.
당최 서울시의 계획엔 평가가 없다, 평가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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