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나카라과 로스파파레스 생두를 사용해서 이것저것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그 결과를 공유해보고 싶어서 포스팅을 올립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순전히 제 개인적인 지식과 입맛, 기호에 의지해서 작성한 글임을 알립니다.
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처럼 커피업계에도 제3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에 걸쳐 진행중인데요.
인스턴트 커피로 인해 대량의 커피생산과 확산(1의 물결), 스타벅스 등 대형프렌차이즈 업체를 통한 커피의 연구와 보급(2의 물결) 이후 각자의 입맛에 맞는 개성있는 커피, 생두 본연의 커피를 맛보기 위한 연구가 시작되게 됩니다(3의 물결)
로스팅을 직접 하는 업체들이 많아지고 좀 더 다양하고 고급의 생두를 취급하고 수입하는 업체들 또한 증가하게 됩니다. 스페셜티의 확산이 시작되면서 로스팅도 이제는 어느정도 정해진 규칙이 사라지고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답니다. 저도 처음 배울때를 기억해보면 로스팅, 드립 등을 하면서 어느 정도 꼭 해야한다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규칙들이 분명히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배운 내용들을 익숙하게 하기 위한 연습만 하다가 우연히 2012 브루잉챔피언 호주바리스타 맷퍼거의 드립시연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처음 뜸들일 때 숟가락으로 휘적휘적, 하리오 v60 사용에도 불구하고 추출시 흥건하게 물붓기, 에스프레소 수준의 그라인딩, 마지막에 물빠짐이 안될 때 드리퍼를 툭툭치거나 떨어뜨리기)의 스타일이자 제가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과는 정 반대의 것들이 많았었습니다.
https://goo.gl/CugAH7
출처 - matt perger's youtube - https://www.youtube.com/user/mattperger/videos
그 때부터 추출수율, TDS, 그라인딩을 계산하고, 생두의 특성을 알고 복잡한 flavor를 잘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기 시도하였습니다. 지금도 많이 부족해서 몇 년째 로스팅을 하면서 나름의 결론을 찾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공부가 처음 로스팅을 시작하거나 이제 막 커피를 즐기시기 시작한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로스팅 머신 : 이지스터300 샘플로스터+싸이클론
프로파일 프로그램 : ios 기반의 Roastmaster
온도계 : icelsius
생두 : Nicaragua SHG EP Los papales
화기 : 가정용 가스렌지
1배치량 : 360g
연두색 - 뎀퍼, 붉은색-온도, 파란색-화력, 마지막 빨강-ROR
1차팝핑 시작 후 2:45초에 로스팅 종료/총 로스팅 시간 12:08초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로스팅 프로파일 형태입니다. 처음 로스터가 투입온도를 설정합니다. 투입온도 설정시 고려해야 할 사항등을 체크합니다(내부온도, 습도, 생두의 수분정도, 총 로스팅 타임 등)
로스팅은 머신룸의 온도와 습도에 예민하기 때문에 항상 일정한 환경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생두도 각 나라별 산지나 생두품종, 수확한 년도(Past crop/New crop), 수분 등을 체크해서 투입온도를 설정합니다.
생두의 상태에 따라 투입온도 변화시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투입온도가 높을수록 센 화력에서 시작-초반 많은 kcal을 생두에 가할 수 있기때문에 로스팅 타임이 전반적으로 짧아지게 됩니다. 수분이 적거나 밀도가 낮은 생두에겐 처음부터 지나친 화력은 부담이 됩니다. 또한 수분제거 후부터(yellow) 카라멜라이징 반응부터 급격히 이루어지는 ROR상승에 가속이 붙을 수 있어서 화력을 적정단계에서부터 잘 줄여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위의 프로파일처럼 후반에 ROR상승을 막기 어렵게 됩니다.
저는 보통 180~200도 사이에서 투입온도를 설정합니다. 이지스터300 기본 투입설정온도는 200도이며 좀 더 초반에 부드럽게 화력을 가하고 싶거나 로스팅 타임을 좀 더 길게 가져가고 싶다면 투입온도를 좀 더 낮추면 됩니다. 총 로스팅 타임을 좀 더 길게 가져가면(특히 6분~9분대 마이야르 반응/카라멜라이징 단계의 시간을 늘리게 된다면) 맛과 향미가 좀 더 부드러워집니다. 하지만, 1팝 이후(프로파일 그래프에서 번개모양이 1팝 시작점입니다) 화력을 줄여 시간을 너무 늘리게 되면 flavor가 플랫해지거나 베이크한 형태가 되어 좋은 맛을 즐기는데 방해를 주게 됩니다.
처음 생두를 투입하면 급격히 온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생두온도에 따른 드럼내부의 온도하강입니다. 이는 1~2분정도 지속되는데 일정 온도 하강 후 온도가 다시 상승하는 지점이 발생합니다. 이 지점을 Turning Point라고 합니다.
이 지점을 지나면서 서서히 화력을 증가시켜야 합니다. 생두의 수분이 적극적으로 제거되는 단계입니다. 수분이 발생하게 되면 로스팅 드럼 안의 수분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온도상승률(ROR)이 떨어지게 됩니다. 맨 아랫쪽 ROR 그래프를 보시면 5~6분때쯤 ROR이 급격히 떨어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수분이 드럼 내부에 많이 발생하였지만 배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데 제가 뎀퍼를 열어두지 않아서 일어난 현상입니다. 이렇게 되면 충분히 생두에 kcal을 공급하지 못해 후반에 충분한 발현(Development)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론 ROR 곡선이 초반에 급격히 올랐다가 점차 그래프 곡선이 하강하다가 1팝 시작 전후로 많이 하강하는게 좋습니다(이것도 상황, 목적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
총 12분대, 1팝시작후 2:45초면 신맛이 다소 강하고 적당히 단맛, 생두의 고유의 풍미를 느끼기 쉬워 핸드드립/푸어오버용으로 사용하기 좋습니다. 요즘 많이 사용되는 신맛 에스프레소와 푸어오버용 테스트로 이번 로스팅을 하였는데 테스트 결과로는
에스프레소 추출시 약간의 underdevelopment가 느껴지며, 바디감 하락. 산미가 다른 품종보다 세지 않았습니다.
현재 약배전 취급 카페의 에스프레소 맛과 유사함. underdevelop(발현부족)이 좀 더 심화되면 푸어오버시 떫고, 텁텁한 맛이 발생할 여지가 있었습니다. 수분제거 단계에서 Kcal 주입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맛의 밸런스는 괜찮았으며, 적당히 원하는 형태로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1팝 초약배전, 2팝 초입 긴 휴지기, 2팝 탄화 등의 테스트를 같이 진행했는데 나누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그리고 20kg 니카라과 로스파파레스 생두를 다 소진하였는데, 20kg를 로스팅하면서 느낀 니카라과 생두의 특성을 제 나름의 판단으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총 4회정도에 걸쳐 할 것 같네요....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커피를 먹는것만 좋아하지 이런 기본 상식이 없었는데
ullalla98님 덕분에 커피에 대해 알아가네요^^
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ㅎ
네 항상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주 방문해주셔서도 정말 감사해요!
전문가이시네요*ㅁ * 홈로스팅이라니!! 저에겐 완전 로망입니다...!
네 나름 만족하면서 하고 있어요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팬로스팅만 꾸준히 해오기 때문에 프로파일을 갖고 있지 않지만
'수분이 적거나 밀도가 낮은 생두에겐 처음부터 지나친 화력은 부담이 됩니다. ' 은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특히 오래된 생두는 더더욱 수분이 적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할 부분이라 봅니다 ^^
네 맞습니다. ^-^ 브라질 내추럴 계열 생두가 특히 저를 힘들게 했었어요...어찌나 빨리 검게 변하는지...팬로스팅은 참 어렵던데 내공이 대단하십니다.
커피의 세계가 상당히 심오하고 복잡하네요.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지십니다.. 사실 저는.. 스벅 바닐라라떼를 제일 좋아하는 초딩입맛입니다(--)
저도 단거 좋아해요 ㅋㅋㅋ 단맛과 느끼한 맛의 음식들이 우리 몸에 주는 장점이 많죠. 커피는 아직 잘 모릅니다. 맛도 냄새도 잘 감지못해서 늘 자괴감이....ㅠ.ㅠ
Nice coffee, love it
Thank you!! :)
진짜 @ullalla98 님의 포스팅을 보고 있으면 커피알못인 저도 커피전문가가 되어가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직 커피맛도 잘 모르는 새내기지만 열심히 글 읽으며 공부해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많이 올리겠습니다. ^^!! 방문해주셔서 감사해요
멋지네요. 바리스타 과정 수강하고 싶어지는 글입니다ㅎㅎ 커피 먹고 싶네요.
울라라님 혹시 카페 운영하시나요? 아니면,,, 일단 바리스타 자격증 정도는 갖고 계실 듯 합니다. (너무 많은 질문인가요?? 포스팅을 볼수록 궁금해지네요ㅎㅎ) 커피 전문가의 향기가~~~^^
언젠가는 시작하겠죠? ^-^ 바리스타 자격증은 없습니다. 유럽자격은 가지고 싶은데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서.....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후~ 대단하세요.. 커피도 박사학위를 가지고 계신건 아닌지?..
저는 막입이라 커피맛을 아직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창피하지만 1년동안 바리스타로 일했음에도 불구하구요😅)
에궁..너무 좋게 봐주셔서 부끄럽네요...잘 하려고 노력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늘 감사합니다.
좋은 로스팅 정보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기대하겠습니다 :)
자주 만나요~
넵 감사합니다. ^-^ 자주 왕래해요!
와..저두요즘 로스팅 커피가 더 마시고싶어서 기계알아보고있었는데 분,초별로 원두맛이 저렇게 달라진다는게 신기할따름이네요 ㅎㅎ
저작은 원두가 정말 많은 맛을 가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유익한 포스팅 잘봤습니다 ㅎㅎ
네 저도 알면 알수록 놀라게 되네요. 맛도 성분도 참 다양하더라구요 ^-^ 다양한 정보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커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셔서 글에서도 열정이 느껴집니다
우와... 글 읽어보고 저도 제대로 커피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정도에요
고맙습니다
네 관심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커피를 알아간다는것이 보통일은 아니네요~~ㅠ
이제 겨우 카페마다 커피맛의 차이를 쬐금 느끼는 정도인 제겐 말입니다.
하지만 정성어린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네 관심있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커피가 과학인듯합니다. 작은 오차도 다른 맛을 만들어내니 안빠져들수가 없네요 ^^
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인스턴트 커피를 즐겨 마시는 저에게는 완전한 신세계네요!!!ㅎ생두 20kg도 양이 꽤 될텐데... 전문가의 내음이 솔솔~~ㅎ하지만 저는 커피 신맛은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데 @ullalla98님이 로스팅해서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라면 탄맛이 나도 맛있게 마실ㅅ...남편이 보 보고있으려나...아무튼 오늘도 커피 향 가득한 정성가득한 포스팅 잘 보고갑니다~~~^^
넵 신맛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아요. 생두 자체가 가진 플레이버는 신맛이 절정일때 같이 절정을 이루기 때문에 따로 뗄 수가 없는데 참 고민이긴 합니다. 신맛만 따로 조종할 수 있으면 편할텐데....요즘은 신맛을 덜 느끼거나 부드럽게 느낄 수 있게 추출, 로스팅 등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
로스팅 타임을 길게하면 맛과 향미가 부드러워지는군요. 아무래도 온도에 따라 잘 맞춰야 하겠지만요. 오늘도 커피 공부하고가요~! 열심히 읽는데 머리가 나빠서 30-40% 이해하는것 같아요ㅠ
아닙니다...사실 아실 필요도 없고, 맛있게 즐기시기만 하면 되는거죠 ^-^!! 요리랑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요. 고기 구울때 이루어지는 마이야르 반응이 로스팅에서도 적극 활용됩니다. 고기구울때 식욕을 돋구는 맛과 향, 색 등을 변화시키는 것처럼 로스팅 과정에서도 마이야르 반응이 잘 일어나서 매력적인 맛과 향미 등을 표현하게 유도하는거죠. 그 과정을 길게 가져가면 부드럽지만 개성이 다소 사라지고 반대로 하면 좀 더 다른 맛이 나고....그냥 그런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공부중이라서요...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해요!
커피에 대해서는 잘모르고 맛만 즐기는데,
@ullalla98님 글을 보면 깊히 알고싶어집니다.
알고 마시는 커피맛은 어떨까 하고요 :)
제가 원하는 맛을 낼려고 많이 노력하는데 아직 잘 안되네요 ^-^;; 다음에 꼭 맛보여드리고 싶어요!
우와.. 맛본다면 정말로 영광일 것 같아요 ~ ! ^^
취미로 하시는건지 아니면 직업이신건지...ㅋㅋ
너무 전문적이시네요...😅
온도 습도 수분정도 시간까지 일일히 다 확인해야하니 엄청 까다롭군요...😓
그냥 집에서만 하고 있습니다. ^-^!! 벼리님 항상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기만 하네요. 감사해요
커피 전문가 아니신가요?
ullalla98님 주시는 커피맛은 왠지 특별할거 같아요~
커피에대해 잘모르는데 , ullalla98님 덕분에 조금씩 알아가네요~
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방문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두 커피 좋아하는데 막 로스팅 강도 이런건 너무 어렵더라구요. 언젠간 차차 배워가겠지만요.
이렇게 하나씩 주워가야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넵 많은 커피관련 정보 올리겠습니다. ^-^!! 도움이 되길 바래요!
쿡스팀이라는 캐주얼한 제목 안에 이렇게 전문적인 내용이 있을줄은..! 덕분에 커피를 로스팅 하는 것도 마이야르 반응과 캬라멜라이징 이라고 칭하는 줄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싱글 오리진 커피를 마실때마다 항상 궁금했던 것이, 원두 품종이나 원산지 별로 맛이 다 다르더라도 어떻게 로스팅 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면 그 원두 고유의 향과 맛은 결국 규정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었어요. 제가 커피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절대 미각도 아니라 잘 모르는 것도 있지만요ㅎㅎ
정성어린 댓글 감사해요 ^-^ 일단 원두품종들마다 양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신맛, 단맛, 쓴맛, 풍미 등은 다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어떤 품종들은 신맛이 굉장히 매력적인 경우가 있고, 어떤 품종은 풍미가 굉장히 좋은 경우도 있답니다. 예가체프같은 경우는 신맛이 굉장히 매력있어서 그 맛을 제대로 살릴려고 약배전을 주로하고, 케냐는 와인향미와 풍미가 매력적인 경우가 많아서 배전도를 좀 더 올리곤 하죠. 생두가 가진 매력을 파악하고 그 개성을 살리기 걸 목표로 로스팅을 많이 한답니다. 좀 더 좋은 경험을 소비자들이 할 수 있게 로스터들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
정성스레 답변해주셨는데 뒤늦게 보았네요ㅜㅜ 결국 원두 고유의 매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리스타의 능력이로군요! 커피의 세계는 정말 흥미로워요:)
커알못은 그저 사진구경만 하는 느낌이에요... 이런 과학적인 제작법이...
네 ^-^ 그냥 맛있게 즐거주시기만 해도 정말 감사한 일이죠. 드시는 분들이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노력하는 모습 중 하나가 과학적 분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Coffee flowers in my 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