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닥친 불행도 내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고,
죽음의 순간도 내겐 다가오지 않을 것 같다.
사실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이고, 늘 곁에 있는 위험이지만,
자기 보호 회로가 늘 동작하여 그런 일들의 두려움이 떨지 않도록 한다.
아주 가끔, 그 보호회로가 동작함을 알게 해주듯이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로
문득 나도 그일의 주인공일 수 있음을 실감하지만,
예의 보호회로는 부지런히도 동작해서 다음날이면 또 잊는다.
그럼에도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이라면,
그렇게 주어진 시간들과 피해진 위험을
보다 충실한 시간으로 채워야 함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