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기술: [#2] 이기는 게임만 해라

in #kr7 years ago

이기는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강점을 확실하게 인지하며,   이를 이용해서 되도록 싸우거나 경쟁하지 않고 이기려고 한다.        

같은 종류의 스포츠라도 각 선수마다 메인종목이 있다. 예를 들면 우싸인 볼트는 육상경기 중에서 100미터가 주종목이다. 100미터 달리기에는 우싸인 볼트가 대표다. 대표 선수들은 자신이 잘하는 종목에만 집중한다. 다른 종목에 출전할 때도 있지만 그것은 경험을 키우기 위함이지 잘하지 않는 종목에 자기 역량을 120% 쏟아 내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를 이런 운동선수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주종목은 무엇인가?    만약 자신을 올라운드 플레어이어라고 생각하고 모든 종목에서 우승을 하고자 한다면 아마 당신은 어느종목에서도 우승하기 힘들 것이다. 그럼 이것을 일의 관점으로 바꿔보자. 나의 주종목은 무엇일까? 기획인가 세일즈인가? 이것조차 잘 알지 못하고 모든 분야에서 잘하려고 한다면 당신의 실패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기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를 알아야하는데 그것도 알지 못하고 게임을 한다는 것은 지겠다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10개 중에 10개를 다 잘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과 더불어 내심 경쟁심리가 생겨 그들을 이겨보고 싶은 욕심이 든다. 그래서 그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오히려 강점이 약해지는 결과가 생긴다. 다 이기려다가 전부 지는 게임을 한 결과다.  

이기는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의 강점을 확실하게 인지하며, 이를 이용해서 되도록 싸우거나 경쟁하지 않고 이기려고 한다. 내 경험을 하나 설명하자면, 예전 회사에서는 신상품에 대한 본격적인 생산을 결정하기 전 상품기획 보고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연구소장,마케팅, 영업의 부서장들이 모여 신제품에 대한 가능성이나 문제점을 평가하는 시간이 있는데, 이때 문제점을 많이 지적받으면 상품기획에 대한 수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실제 출시까지 시간이 많이 지체되게 된다. 이 자리에는 그동안 개발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오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별별 질문이 다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질문에 대해서도 대답을 제대로 못하면 신제품 담당자로서 능력이 없다는 평가까지 덤으로 얻게된다.    

나는 이 보고회를 겜임으로 생각했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나의 최대 무기가 무엇인지를 고민했고,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는 물밑작업(?)을 했다. 내 최대 강점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었다. 생길만한 문제들을 미리 고민해서 그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담당자들과 조율을 미리 끝내놓는게 내 초능력이었다. 그래서 보고전에 미리 부서장들과 연구소를 찾아가 제품기획 내용들을 공유하고,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문제점등을 알려달라고 했다. 또 회의 참석 대상들에게도 미리 질문꺼리를 주기도 했다. 

말 그대로 짜고치는 고스톱을 한거다. 대부분이 석박사 인력들이고 그 업계에서 10년이상을 몸담은 분들이라 어떤 제품이나 기술을 평가하는데는 능한 분들이었다. 이런 분들에게 고지곧대로 제품 컨셉을 설명하면 그건 이런 이유에서 안된다라는 아주 명백한 답들이 돌아온다. 여기서 멈추면 프로젝트는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걸 막기위해 나는 미리 질문도 준비해주고 답도 준비했다.    

위 내용만 보자면 별것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정석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 일 자체보다 사람에 초점을 맞춘거다. 제품 컨셉보다 신제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이분들이 필요한 사항을 가지고 대화를 시작했다. 말을 듣다보니 이분들은 제품담당자가 자신들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제품에 자신들의 말이 반영되고 안되고보다는 담당자가 자신들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주지 않는 것에 더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이전 보고회에서 담당자가 잘 모른다는 등의 제품 자체와 관련없는 감정적인 불만들이 많이 나왔다. 그때는 저사람이 왜그러나 생각했는데 얘기를 듣고보니 이해가 됐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하고 보고회를 통고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우리팀은 미리 질문도 받아놓고 의견도 물어보는 등 물밑작업을 해논 덕분에 우리 제품은 질문시간이 5분도 채 안걸렸다. 그들이 원한 것은 담당자가 자기 말을 들어주고 것이었다. 자기 말에 대해서 되고 안되고는 나중문제였다. 이걸 안 이후로는 수시로 그들과 대화를 했다. 그들과 부딪히기 보다는 그들을 내편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나는 매우 수월하게 보고회를 통과했다. 이상한 의견도 없었고 반대 의견도 없었다. 이 작업을 안 해놓은 다른 제품들은 최소 30분이상 질문시간들이 길어지고 그만큼 수정사항도 많아졌다. 나는 내가 잘하는 것과 이 게임에서 이기는 위한 방법을 활용해서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단순히 열심히만 했다면 현장에서 엄청난 반대의견들을 뚫고 나가야했고 그로인해 만신창이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기기 위한 작업을 확실해 해놨기 때문에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내가 모든 보고회에서 이런것은 아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았은데 그럴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현장에서 대응을 해야 했다. 대신 이럴 경우에는 괜히 체력소진을 하지 않기위해 노력했다. 게임으로보자면 뻔히 지는 게임에서 역전승을 위해 체력을 소모하는 것을 방지한거다. 이기는 게임은 이런 것이다. 이기는 전략은 절대 화려하지 않다. 다른사람들이 보기에는 시시한 게임이다. 정말 이게 게임이라면 약간의 화려함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일이나 사업에서는 다르다. 화려한 전략을 펼치는 사람들중에 다수가 화려하게 사라졌다는 것을 명심해라.    

이기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이길 수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지만 모든것에 잘할 수 없다. 내가 잘하는 것 잘 아는 것을 가지고 판단을 해라. 우리는 항상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는데 80% 생각하는 시간의 80%이상으로 소비한다. 무엇을 할지보다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고 질문해라. 가장 이기고 싶은, 그리고 이겨야하는 게임을 선택해서 거기에만 집중하고 전력을 다해라. 그래야만 이길 수 있다. 이제부터는 이기는 게임만을 골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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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51%이상의 확률이면 모든걸 걸어야 하죠ㅎㅎ
유리하니 겜블러이론상

ㅎㅎㅎ그럴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