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실에 쉽게 익숙해지는 존재입니다. 그것은 현실에서 주어지는 자극에 그것에 맞게만 반응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사실은 별거 아닌데도 그것이 크게 보일 때도, 중요하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현실에서 느껴지는 자잘한 짜증과 분노, 두려움을 보자면 우리 마음이 정말 .. 작구나 싶습니다.
물론 그것들이 작은 것들이란 걸 알고 있급니다. 그러나 그것은 의식적인 앎뿐입니다. 그것들은 의식 너머의 무의식에서 생성됩니다. 원하지 않더라도 통제를 벗어나서 가슴이 뛰기도 하고 분노를 하기도 하고 아무 생각없이 멍해 지기도 합니다.
전 이런 기분이 들때마다 미서부 사막 여행할 때를 기억합니다. 긴 여행으로 다소 지친 마음을 안고 절벽 앞에 샀습니다.
그 앞에 서자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그 바람은 그냥 바람은 아니었습니다. 수억의 기억을 담은, 지구의 긴 기억을 쓰다듬고 온 바람입니다. 그 바람이 저를 스칠 때 제가 고민하고 있던 것이 너무 작게 느껴졌습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게 실존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큰 자유와 흐련함을 느꼈습니다. 본래 우리는 수억년의 기억을 가진 지구에서 호흡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때 같이 간 친구녀석들과 가끔 그때 일을 말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듯 보리는 사막에서도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막을 그냥 그렇게 운전하며 갔던 그 기억에 잠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