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운명 - 노자규 -
해묵은 침묵이 하늘과 맞닿은 날
가족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문을 닫은 채 고개만 숙이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엄마의 병
중풍으로 쓰러져 경증 침해 증상까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어깨에 70여 바늘을 꿰매는 대수술 끝에
간신히 거동만 하게 된 아버지 혼자 간병할 수없는 데다
자식들조차모실 수 없는 처지인지라
요양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말없이 고개를 돌리고 있는
아버지의 입술은 굳게 닫힌 채
눈에는 두려움이
어린 아내의 손을 꼭 쥐고
자식들이 내려주는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는듯합니다
내일 아침 일찍
요양원으로 모시다 드리기로 하고
자식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허접한 빈방에 나란히 누운 부부
내일이면 아침처럼
다가올 이별을 알지 못한 채
자고 있는 아내의 머리를
말없이 쓸어 담으며 울고 있습니다
이별을
해야 할지 모르는 할아버지는
이 밤이 같이 누워보는
마지막 날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못합니다
자꾸 기억이
가물가물해하는 아내를 보면서
흘러간 시간들이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나
애꿎은 세월탓하다
“임자”
"다 잊어먹어도..
내가 당신 남편이었다는 건
잊어버리면 안되네
"임자 내가 많이 사랑하는 것 알지“
.. 미안허네...
아무리 뒤져봐도...
할아버지는 이말밖에 해줄게 없습니다
떠나는 가슴이든
보내는 가슴이든
이별하는 법이라도 배워뒀더라면
녹슨 어둠이 내려선 이 밤을
그렇게 꼬박 새우진 않았으리...
먼 길 떠나기 위해
아침 일찍 찾아온 큰아들 내외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기다림은
더 견디기 힘들기에 아버지는
"너거 엄마 죽을 때가지
내가 돌볼끼다”
쇠못 같은 아버지 말에 자식들은
얼마 견디질 못할 거란 속내를 안고 다들 집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헤어짐이 너무 어려운 줄 알기에
똥을 싸도 좋으니
나를 기억 못 해도 좋으니
그저 옆에만 있게 해달라며
할아버지의 할머니를 위한 간병기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할머니를 위해
매끼 식사 준비를 하는 할아버지
"밥상을 차려놓으면 먹지 않다가
할아버지 없을 때만 몰래 먹는 할머니"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자고 보채는 할머니"
"금방 밥 먹고 또 밥을 달라는 할머니"
이렇듯 코끝에
매서운 찬바람 하나가 걸려도
할아버진 말없이 집안 곳곳 할머니의 지나온 길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밥 먹이고
설거지하고
목욕시키고
머리 빗기고
아무리 힘들어도 세상에서 할머니가
제일 이쁘다는 할아버지는
힘듬조차 행복이라 말합니다
밭일하다 마음 한구석 비운 채로 돌아온 할아버지가 집에 와보니
할머니가 보이질 않습니다
동네 어귀에 있는
슈퍼에서 물건을 손에 쥐고
자기거라고 주인과 실랑이를 하고 있습니다
가끔 담배 사고 돈이 남으면
꿀과자 한 봉지 건네줬었는데
얼마나 먹고 싶었어면
저 가늘고 무딘 길을
이 아픈 걸음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생각만 해도애틋한 사람”
집에 와서 과자를 하나씩 꺼내어 할머니 입에 넣어줍니다
할머니는 발그레 웃음 지으며
천진을 달고 맛있다며 받아먹습니다
아프기 전에 왜 몰랐는지
이런 할머니의 작은 마음조차
헤아라지 못한 자신이 미워져
할머니를 말없이 안아줍니다
눈물은 필요 없는데
자꾸만 흘러내립니다
오늘은 할머니를 의자에 앉히고
두발을 씻겨주는 할아버지
“우리 할멈 발이 어찌 이리도 예쁜지”
나뭇가지에 걸린 달님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는 그런 밤입니다
쓸쓸한 행복에 기대어 사는
할아버지의 사랑은
있어야 할 빈자리에 낙엽처럼
지치도록 눈물겹습니다
그저 말없이 할아버지만 의지한 채 눈망울로만 얘기하는 할머니가
더욱 애처로워 밭에 나가 일할 때는
할머니를 밭 한편에 앉히고
호미질 한 번에
할머니 얼굴 한번 보고
그렇게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두 사람
늘 받기만 하던 아내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되갚을 수 있다면
똥오줌 받아내고
말되 안 되는 이야기
받아주어도 좋으니
그저 옆에만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 말합니다
전화가 울립니다
파출소에서 할머니를
보호하고 있다는 전화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잠든 줄 알았던
할머니가 보이질 않습니다
먼저 달려간 딸이
“엄마 여기서 뭐 해“
딸을 보자 환하게 웃으며
보따리에서 주섬주섬
무엇을 내어놓습니다
미역
김
휜 밥
오늘이 딸에 생일이라고
딸에게 생일상을 차려주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었습니다
"다 잊어도
어떻게 그 기억만은 매달고 있었는지"
엄마의 마음이
보이는 거리만큼 서있는 딸은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형광등과 창문을 번갈아 올려다보지만
울컥울컥 목이 메입니다
할아버지는 등을 토닥거리며
“임자 이제 생일상
차려줬으니 집에 갑시다”
할아버지는
보따리에 하나하나 다시 동여맨 뒤
할머니의 두 손을 꼭 쥔 채
두 사람이 있어야 할 그곳으로
말없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눈물은 눈물끼리" 다독 거리고
"외로움은 외로움"끼리 기대며
눈물로 건너는 이 세상에서
서로에게 위안 받고 가슴으로
언 손녹일 수 있는 그곳으로 말입니다
아내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할아버지는 할머니랑
오토바이를 타고
시집와 살던 옛집도 가보고
그동안 같이했던 기억을 찾아
옛이야기 하나하나 들려주며
하루를 그렇게 보냅니다
달빛이 강물 따라 흐르는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배고픔도 함께하며 같이 살아온
빛바랜 앨범에 사진들 들쳐보다
다리 베고 말없이 잠들어 있는 할머니
긴 침묵에도 추억은
먹물처럼 번져가는 것 같습니다
“당신 혼자
병마와 싸우니 너무 안쓰럽소“
언젠가 부터 전부가 되어버린
눈물을 따라 할아버지의 독백은
그렇게 강물에 쓰여 흘러가고 있습니다
새벽을 흔드는 초록 바람에
일어나 보니 숨소리 새근거리며 잠자고 있을 할머니가 보이질 않습니다
언제부터 인지 알 순 없지만
아궁이에 붙어앉아
군불을 때고 있는 할머니
한 손으로 띄엄 거리며
분사스러움으로 불을 피우고 계십니다
“임자 잠 안 자고 뭐 한겨“
“아가들이 오늘 올 건데
밥 먹여보내야쥬“
할머니가 기억이 돌아온 걸까요
오늘이 자기 생일인걸 안 걸까요
두 손 걷어붙이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 옛날에 그날처럼 고깃국도 끓이고
고슬고슬 밥도 지어 따뜻함이
묻어나는 밥상을 차려냅니다
앞마당에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자식들과 손자 손녀들이 다 모여앉아
밥을 먹고 있습니다
“이거 다 너네 엄마가 한 거야"
자식들 밥 챙겨먹이는 게
까맣게 잊은 기억 속에서도
매달고 있어야 했든
“엄마의 끝내 놓아버릴 수 없는
마지막 기억이었나 봅니다"
자식들이 분주히 입으로
들어가는 밥알들을 세어보며
웃고만 있는 할머니
그런 할머니를 바라보니
할아버지의 눈물은 둘 곳이 없습니다
내 안에 아직
당신에게 줄 사랑이 남았기에
당신이 치매라도
바지에 똥을 싸도
나를 기억하지 못 해도
영원히 사랑할 거라 말하는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로맨스는
계속되려나 봅니다
저는 노자규님의 글이좋아 이곳에 표절한 steemitkorea입니다. 노자규님께서는 이번 일의 피해자로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입장이 많이 곤란하게 되셨습니다. 이곳에 올려진글이 7일이 지나면 삭제와 수정이 안되어 이렇게 댓글로 해명합니다. 이것은 제가 퍼온글입니다. 삭제가 될수있도록 계속 협조메일을 보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당사자에게 연락을 먼저 하는게 순서입니다. 이렇게 지연 행위를 할 수록 상황이 더 악화됩니다. 조금이라도 용서받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당사자에게 먼저 연락을 하세요. 연락해서 찾아뵙고 잘못했다고 하면 끝날일을 이렇게 질질 끌다가 나중에 뒷감당 못하십니다.
Best information, thanks +
노자규님의 부탁으로 글을 작성합니다.
노자규님 글을 무단으로 복사해서 글을 올리신 것에 관하여,
노자규님의 모든 글을 7월 14일 이내로 모두 삭제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