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에게 빠진지 얼마 안됐는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카지노 Jay Park를 발견한 것에 이어서 금요일 밤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를 여니 박재범의 공연 알림이 데스크톱에 표시되었다. 공연 스케줄이 전혀 없어보였는데 그래도 그냥 알림 설정이 되도록 어떤 사이트에 등록을 했는데 바로 알림이 올 줄이야.
뭐 LA에 있는 사람이니 미국에서 공연하겠지 별 생각없이 알림을 클릭해보니....왓? 동경에 온다고?? 그것도 J가 좋아하는 랩퍼 Tyga랑 공연한다고??? 뭐냐 이건? 무슨 크레이지한 상황인지 당최 지금까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는 사람들에게 같이 가자고 말을 붙여봤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Tyga나 Jay Park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혼자 갈 각오를 하고 VIP티켓을 샀다. VIP티켓을 산 이유는 밤 11시에 공연이 시작되어서 새벽 5시에 끝난다는데 (미친...?) 체력에 자신이 없는 나로선 스탠딩이 무리이고 의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ㅋㅋㅋ
최근에 나와 같은 나이인 사촌이 둘째아이를 낳았단다. 그런데 난 지금 박재범을 보겠다고 20대때도 안 가봤던 hip hop 공연에 가보겠다고 VIP 티켓팅을 빛의 속도로 했다. 하하하하 내 인생 어디로 흘러가는지 정말 모르겠다. 하지만 작년보단 굉장히 좋은 상황이라고 내 자신을 다독이고 있다. 작년 이맘때는 같은 회사의 지금 생각하면 정말 찌질한 연하남과 썸을 타서 (미쳤었지 정말...) 생일날 차였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서 즐겁게 힙합 댄스클래스도 가고 (걸스 힙합클래스에 가봤는데 진짜 이름 그대로 걸스, 10대들이 우글거리는 클래스였다. 하하하하하) 중국말도 배우고, Jay Park닮은 남자 있는 회사 지원하고 있고. 그래, 난 잘 살고 있어.
Netflix에 들어가보니 Bridget Jones's Baby가 올라와 있었다. 우리 브리짓 언니, 영화 1편 때는 생일날 Celine Dion의 All by myself 듣고 처량하게 보냈는데, 마지막편에선 힙합노래 듣고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생일을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브리짓 언니가 영한 사람들이 가는 Music Festival에 가서 어떤 잘 모르는 남자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는데, 나도 이번에 가는 공연의 이름이 Young Tokyo Festival (굳이 그렇게 Young을 집어넣어야겠니?)이다.
Netflix에 한국계 코미디언 Ken Jeong의 스탠드업 코미디쇼도 새로 올라와서 봤다. 그는 공연 중에 몇번씩 Full Circle이라는 말을 썼다. 여러 일을 겪으면서 성장을 하고 다시 본래의 위치에 돌아오면서 자기의 상황이 굉장히 바뀌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는 Full Circle. 난 도대체 Full Circle의 어디쯤일까. Tyga와 Jay Park의 공연을 갈 때쯤이면 난 바뀌어있을까? J는 바뀌어있을까? 힙합도 좋지만 나도 사촌처럼 가족을 이루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