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대한 몇 가지 의문

in #kr7 years ago (edited)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기술을 엮어 하나의 개념을 만들었다는 것에 사토시의 천재성에 놀랐습니다. 해시 함수를 두고 펼쳐지는 역추적 봉인 암호 찾기(그냥 제가 이름 붙인 겁니다), 이전 블록을 포함 시켜 과거의 기록을 검증하는 과정과 가장 먼저 봉인 암호를 찾아낸 사람에게 주어지는 비트코인이 만드는 확실한 동기부여는 설득력이 있네요.

하지만 몇 가지 의문이 듭니다.

  1. 지금까지 무엇을 저장했는가?
    채굴이 신뢰 있는 블록을 검증하는 과정이라면 원인과 결과가 바뀐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래가 발생했기 때문에 블록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을 저장하기 위해 거래가 발생한 느낌이라는 거죠. 모든 블록체인에 해당하는 사항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도대체 무엇을 블록체인에 저장한 것인지..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2. 블록체인은 기존 산업을 무너뜨릴 것인가?
    기존의 체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혁명(창조적 파괴)이라고 하기엔 단순한 보안 시스템 상향 같다는 느낌 듭니다. 은행을 완전히 없애 버리면 혁명이겠지만 은행이 블록체인 시스템을 받아들이면 기존 체제는 유지됩니다. 이미 많은 거대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까지도 말이죠. 블록체인이 기존 방식은 무너뜨릴지 몰라도 체제를 무너뜨리긴 힘들어 보입니다.

  3. 하드웨어 성능
    블록체인은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돌립니다. 하드웨어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속도가 매우 느리죠. 거래 할 때도, 거래를 블록에 저장할 때도, 블록을 블록체인에 저장할 때도, 그 블록을 검증할 때도 느립니다. 만약 하드웨어 성능이 좋아져서 이 모든 과정이 빨라진다면 아이너리하게도 해킹의 위험도 그만큼 증가하게 됩니다. 블록체인을 해킹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수의 장부를 조작하는 것이죠. 참여자가 많지 않은 블록체인은 오히려 신뢰 있는 중계자가 참여한 거래보다 더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것 같습니다. DPOS는 아직 자세하게 공부해 보진 않았지만 POS 진영은 이것을 우려한 것 같습니다. 또 현재 개발 중인 양자 컴퓨터 한 방이면 비트코인 블록체인도 하루 만에 뚫릴 수 있다고 하네요.

  4. 자연보호
    블록체인은 블록을 영원한 시간에 저장하므로 마이닝과 DB 저장에 엄청나게 많은 전력이 소모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도 영원히 말이죠. 블록체인이 발전할수록 인류는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해야 합니다. 그럴 바엔 신뢰 있는 기관을 더욱 신뢰 있게 키우는 것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줄이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5. 정말 탈 중앙화인가?
    이 문제는 스팀잇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죠. 블록체인에서 코인을 많이 획득한 사람이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현실 화폐와 연결 되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의 가치는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미죠. 거래소가 사라지는 날 블록체인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그 날은 블록체인도 사라지는 날이라는 아이너리가 있습니다.


코린이 신분이기 때문에 잘못된 가정으로 잘못된 의문이 생기는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꼭 알려주세요.

@soc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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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보는 관점에 따라 '거래가 발생했기 때문에 블록을 저장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블록에 저장하기 위해 거래가 발생'했다고 여겨질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후자의 관점에 따라 이미 블록체인에 거래기록을 저장하는 것이 아닌, 전혀 다른방식의 검증방법도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2.확실히 작년에 형성된 블록체인에 대한 기대감이 전체적으로 많이 부풀려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기존 방식은 무너뜨릴지 몰라도 체제를 무너뜨리긴 힘들어 보입니다.' 라는 socoban님의 말씀에 열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확장성 문제는 블록체인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죠. 이를 위해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라이트닝 네트워크, 이더리움으로 대표되는 캐스퍼 프로젝트, 작업증명방식의 전환 등 여러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근시일에 현실화될 문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때가 되면 인터넷 보안처럼 그에 대응하는 체제도 자연스레 갖추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들맨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는 말은 사실 관점의 차이죠. 서로 의견공유가 일어나면서 각자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이상적이라 봅니다.

4.그래서 POW대신 POS나 DPOS, 혹은 그외 다른 방식의 전환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죠. 역시나 신뢰있는 기관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말씀은 관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다만 현시점에서 보았을 때는 '신뢰있는 기관을 어떻게 믿느냐'라는 문제의식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 블록체인이지요.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도 완전한 것이 아니구요. 끊임없는 논쟁과 의견공유의 공론장이 형성되어야겠죠. 아니면 나카모토 사토시나 비탈릭 부테린처럼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엎는 담론을 들고 나오는 인물의 등장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를일이죠 ㅎㅎ

5.누군가 저에게 지금의 블록체인이 진정한 탈 중앙화냐고 물어본다면 저도 아니라 답할 것 같습니다. FIAT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은 지금으로써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구요. 중앙화거래소가 사라지는 날= 블록체인이 사라지는 날 이거는 제가 무슨 말씀인지 이해를 못했습니다ㅠ 저도 그냥 제 개인적 견해를 간단히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ㅎㅎ 저번에 socoban님 공모전 시놉시스를 흥미롭게 읽었기에 미천한 지식이라도 조금이나마 도움될까하여 코멘트 남겨봅니다.

아직은 생소한 단어들이 있기 때문에 공부가 덜 됬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를 해야 된다면 비트코인 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지금은 비트 코인을 주로 살펴보고 있지만 역사를 따라 알트 코인들의 발전 방향도 차츰 찾아볼 생각입니다.

거래소가 사라지는 것은 = 비트코인을 현실에서 화폐처럼 쓸 수있기 때문에 달러나 원화로 바꿀 필요가 없다라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비트코인이 현실 화폐와 교환이 되지 않으면 블록체인을 쳐다보지 않을 거란 이야기입니다. (역설이죠. 물론 미래의 어느날 비트 코인이 현실 화폐를 대체하는 것에 성공한다면 이런 일을 벌어지지 않겠지만 그 날이 올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블록체인은 아직은 믿음과 숭배라는 컬트 영역에 있는 것 같습니다. 가격 거품이 크고, 너무나도 과도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신민 작가의 의견과 같습니다. '그게 왜 필요해요? 그냥 있는거 쓰면 되지' 하지만 기존의 단점을 보안하며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미래를 밝게 예측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말씀하신데로 관점의 차이겠죠.

공부를 하다보니 스토리는 점점 산으로 가서 과반수의 증인을 설득해 조작된 블록을 생산하는 엔딩으로 가고 있습니다. ㅎㅎ 더 공부를 해보고 조금 더 정리를 해봐야겠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보다는 의문이 커지는 블록체인 ㅎㅎ 저도 비슷하네요

앞으로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가치'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현재의 블록체인들은 너무 과도하게 부풀러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점들을 극복한 다음 버전들이 기대가 됩니다.

궁금하네여 의문점들이...
즐거운 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아직은 공부 중이라 잘못된 지식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더 공부하다가 보면 답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초반엔 기술적인 뒷받침보다는 사상적 측면에서 공부를 시작해서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사이퍼펑크부터 시작해서 왜 개인과 개인 간의 (중개자 없이) 거래가, 그니까 탈중앙화된 거래가 필요했던건지 등등부터 세상에서 제일 쉬운 비트코인 백서(다른 코인/토큰에 비해)도 재밌었고...

처음에는 관심 없다가 스팀잇을 하면서 점차 관심을 가지게 되다 보니 아직은 믿음의 영역안에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참신하더라구요. 그로부터 파생된 많은 코인들의 발전 방향성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금 더 공부를 해야할 것 같지만 현재로써도 흥미있는 분야는 맞는 것 같습니다. ㅎㅎ

돈은 인류 최대의 사기라고 했는데 그 이상의 사기가 되지 않는 이상은 탈중앙화는 결코 있을 수 없을 것 같음.

개인 적으로는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보고 있다.

나도 처음에는 스팀잇이 내세우는 가치에 수긍하는 부분이 있어 시작했다가 이제는 공부까지 하다보니 나름데로 관심이 가게 되는 것 같다. 아직은 컬트적이긴 하지만 분명 업그레이드 되겠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