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던 한 의사의 희생

in #kr6 years ago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을 하루 앞둔 4일 급성 심장정지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설 연휴기간에도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쉬지 못하고 병원에서 숙식을 하며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긴 연휴는 바쁜삶에 지친 한국 국민들이 그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간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응급의료센터가 가장 바쁜 기간이기도 합니다. 인구의 대이동으로 응급환자가 많이 발생하지만 개인병원이 전국적으로 문을 닫아 응급실이 포화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 2017년 페이스북에 추석을 낀 황금연휴에 “연휴가 열흘! 응급의료는 그것만으로도 재난이다!”라고 썼던 일이 있습니다. 정작 자신의 건강은 돌보지 않고 수많은 생명을 살린 그의 희생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국가는 국민에게 안심하고 의식을 잃을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 윤 센터장이 평소 입버릇처럼 하던 말입니다. 윤 센터장은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 개원부터 시작해 2012년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됐고, 그동안 권역외상센터와 닥터헬기 도입, 국가응급진료정보망 구축 등에 앞장섰습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응급의료의 버팀목과 영웅을 잃었다. 어깻죽지가 떨어져 나간 것 같다”고 했고, 빈소를 찾은 동료 의사는 “의료계 가장 험지에서 빛도 못 보고 일한 분이다. 죽어서야 존경을 받는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응급실 및 중환자실은 재정이 걸핏하면 적자나기 일쑤고 업무 환경이 열악하고 밤샘 근무가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를 꺼리고, 의료 인력들도 근무를 기피합니다. 윤 센터장과같은 훌륭한 의료인들의 헌신을 기려야 마땅하지만 언제까지 몇몇 영웅의 사명감에 기댈 수만은 없습니다. 2018년 외상 사망자중 최선의 치료를 받았으면 살릴 수 있었던 환자의 비율이 30.5%에 달합니다. 정부는 응급의료 적정 수가를 마련하고 인력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하며, 응급의료센터의 투자가치를 높여 기업들의 지원도 받을 수 있게 해야 하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응급의료센터 및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의 충분한 복지도 보장이 되어야합니다.

윤한덕의 숭고한 희생은 의료인들의 귀감이 되고 국민에게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이런일이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절대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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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사회의 외면 때문이라 여겨지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죽어서야 존경을 받는다”는 표현을 들으니 더욱 안타깝고요.

“하늘나라에서는 부디 여유롭고 한가로운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기원합니다.”

맞습니다. 대한민국도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하는데 이런부분은 특히 웬만한 후진국보다 열악한 부분이 많습니다. 고인의 "희생"이라고도 볼수 있지만 일종의 "재해"라고도 생각합니다.

정말 안타깝네요. ㅠㅅㅠ 멋진 분이신데.

좋은분들중에 일찍가시는분이 너무 많죠 안타깝습니다.

너무나 슬프고 속상한 일임이 분명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