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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천국과 인간 : 하나님 나라의 기이함에 관하여

in #kr6 years ago

육신을 떠난 영혼을 가정했을 때, 과연 동일한 인간인가라는 물음이 반드시 따라 오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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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ㅎㅎㅎ

예, 정확히 그 문제의식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동시에 '영혼'을 단독자로 보는 시각에 대한 반대이기도 합니다. 기쁨이나 슬픔같은 '육신'의 정념도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혼의 단독성에 무게를 싣게 되면 천국에서도 인격이 유지된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요. 그래서 저는 로크였던가, 몸이 바뀌었을 때도 여전히 그 자신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자기정체성(identity)의 문제가 애초에 잘못된 전제에서 던져진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로크는 기억을 그 보증인으로 끌어들여서..ㅎㅎ

동의합니다. 전에 누군가 트랜스휴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인간의 뇌의 모든것을 네트워크에 올렸을 때를 말했는데, 저도 똑같은 답변을 했었습니다. 말씀하신 이유에서 그 데이터들은 나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없다라고요.

육체의 한계를 벗어난 인류를 인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기억과 학습에 관련된 부분은 신경의 가소성으로써 달성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기억 데이터가 그대로 온라인에 올라간다고 해서 이 데이터가 당장 의식을 형성하고 유의미한 신경신호를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신경모델을 정확하게 본따거나 새로운 방식의 신경학습모델을 전자적으로 구현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기억덩어리를 우리는 하나의 인격체라고 말하지 않으니,전자적 인간에 대한 고민은 '인간의 의식이 어떻게 구현되는가'의 연구부터 완성이 된 후여야 가능할 것같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부정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우리의 의식이 하는 역할 중 하나의 큰 부분은, 유전자의 명령에 충실히 따른 우리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데에 있습니다. 뇌의 더 깊숙한 곳에서 내린 결정을 외부세계와 충돌없이 이어주는 역할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기억 정보를 네트워크에 올린다고해서 이를 갈라져 나간 또하나의 인격체로 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찾아보니 이렇게 적었었습니다. 우리를 형성하고 있는 모든 특성이 육체에 의존하고 있으니 이를 탈피한 기억은 동일한 인격체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려 했었는데, 막 적은 댓글이다 보니 핵심이 눈에 잘 안들어오네요ㅎㅎㅎ

그래서 인공지능이나 트랜스휴먼 같은 주제 다룰 때 개념들을 세심하게 쓸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도 그런 작업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요. 조만간 관련해서 글 한 편 부탁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