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난다] 주제를 찾을 수 없는 우울.

영문없이 우울해질 때가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불안'을 말할때 그 영문을 알지 못한다면 '부동 불안'이라는 이름을 고이 붙여다주는데, 우울에도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럴때면 유사한 증상 중에서도 진단명이 붙은 병을 가진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 일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이름이 있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그것을 가져왔고, 지금도 갖고 있으며 앞으로도 가질 것이라는 것을 말해줌으로 외롭지 않아져요. 우울에 부동 우울 같은 건 없습니다. 그냥 우울이에요.

아닙니다. 떠오르는 게 있어요. 내인성 우울, 반응성 우울 같은 것들입니다. 내인성 우울은 우울의 원인이 몸에 있는 거예요. 호르몬 변화 등에 의한 것이거나 선천적인 것입니다. 반응성 우울은 말 그대로 반응적인 거예요. 일련의 좋지 못한 사건들을 겪는다면 인간은 쉽게 우울해질 수 있습니다.

우울할때는 무기력하게 누워 영화를 보는 편입니다. 사실 영화도 보기 싫어요. 우울해죽겠는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 같은 것을 할 여력이 없습니다. 그냥 이 우울이 끝나기만을 바라며 시간을 죽이는거예요. 어떻게든 시간을 보내놓고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우울은 떠나있을 때가 많습니다. 가벼운 우울은 그런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기다리면 되는 거예요.

이 가벼운 애를 어서 떠나보내기 위해 그럼 영화를 켜보도록 하겠습니다. [Revolutionary road] 라는 것을 볼거예요. 이름이 거창합니다. 부디 아침엔 다른 기분으로 눈을 뜨길 바랍니다.

신난다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