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보다연애] 주인공과 조연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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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개성파 조연 정도는 혼자 쟁취하자.

연애는 주인공이 되는 황홀한 경험을 약속한다. 그런데 이 약속이 희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물어보자. 어떤 사람이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망이 더 강렬할까? 그건 아주 긴 시간 엑스트라에서 막장 조연까지 전전한 사람일 게다. 그들은 주인공이 될 것 같으면 장르를 가르지 않는다. 멜로를 원했지만 에로 영화에 출연하기도 하고, 심지어 포르노에 출연하기도 한다. 너무 긴 시간 주인공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기에 장르를 고민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일단 주인공이 되기만 하면 좋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성에 대한 편력이 심한 사람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어린 시절 불행한 기억이 많다는 사실이다. 주위를 돌아보자. 여성 편력이 심해 이 여자가 저 여자가 가리지 않고 만나는 남자, 혹은 남성 편력이 심한 여자는 대체로 과거에 심각하게 불행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가정 문제이건, 학창시절 문제이건, 주인공은커녕 불행하기 짝이 없는 엑스트라였던 게다. 그래서 주인공이 될 수만 있다면, 에로든, 포르노든 개의치 않는 것이다. 서글픈 이야기다.

사랑을 미끼로 성적 욕망을 해소하려는 사람, 사랑이라는 포장지로 경제적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이 넘쳐 난다. 이런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사람들이 있다. 왜 이런 불행이 발생할까? 주인공이 되려는 욕망이 너무나 강렬해 상대의 기만적인 행태를 파악할 여력이 없어서다. 불행한 연애 아니 정확히는 가짜 연애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찌 해야 할까? 주인공이 되려는 욕망에서 벗어나야 할까? 그저 조연이나 엑스트라로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할까? 전자에 대한 답은 ‘그럴 수 없다’이고, 후자에 대한 답은 ‘그럴 필요 없다’이다.

과거의 불행한 상처 때문에 언제나 조연, 엑스트라의 삶을 살아왔다면, 연애를 하기 전에 먼저 악착같이 행복해져야 한다. 누구를 만나서 행복하기보다 먼저 자신의 삶을 돌볼 수 있을 정도의 행복을 복원해야 한다. 지독한 가난으로 어린 시절 상처를 받았다면, 적어도 생계를 책임질 수 있을 정도의 밥벌이를 먼저 해야 한다. 과거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다면 당분간은 아버지와 충분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그렇게 최소한의 행복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가난을 벗어나게 해줄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사람에게 빠져들지도 모르고, 아버지처럼 폭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사람에게 빠져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가짜여서, 불행한 연애는 그렇게 우리를 찾아오는 법이다. 혼자서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결국 연애를 통해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막장 드라마나 에로 혹은 포르노물의 주인공은 거절하자. 그러기 위해 최소한 개성파 조연 정도는 스스로 힘으로 쟁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행복한 주인공이 될 준비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