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말고보통] 돈, '신'에서 '하인'으로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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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종교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달을 필요가 있다. 그때 돈이라는 신에게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삶이 아니라 삶을 위해서 돈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돈,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돈이 주는 그 가능성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통장의 잔고를 보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그 매혹적인 가능성의 상상에 매몰될 때, 돈은 신이 된다. 돈을 삶의 수단으로 만들어야 한다. 행복한 밥벌이를 하고,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면 돈이라는 ‘신’을 ‘하인’으로 끌어내려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돈을 벌고 또 그것을 써야 할 때 적절히 쓸 수 있어야 한다. 돈이 있으면 막연하게 행복하고, 없으면 또 막연하게 불행해지는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 돈을 신이 아니라 하인처럼 부리자! 그때 정말 돈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돈이 하인이 되었을 때, 열심히 번 돈으로 기분 좋게 아내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 사줄 수도 있을 것이고, 아이들에게 장난감도 하나 사주고, 짜장면도 한 그릇도 사줄 수 있을 것이다. 또 열심히 돈을 벌어 그리도 가고 싶었던 곳으로 여행도 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돈을 버는 진짜 이유 아니었던가?

자본주의를 종교로서 받아들이고 있고, 돈이라는 신을 너무 어린 시절부터 내면화해 온 탓에 돈으로부터 자유롭기가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월급날 아내와 아이들에게 선물을 하나 사줄 때도 그저 행복한 마음이라기보다는 ‘이 돈을 안 쓰면 나중에 다른 걸 할 수 있을 텐데’라며 찜찜하고 무거운 마음이 슬며시 찾아 들곤 했던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그리도 원했던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가서도 마냥 즐겁지 만은 않았던 것이다. ‘이 돈이면 한국에서 다른 걸 더 많이 할 수 있을 텐데’라는 찜찜함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테니까. 서글프게도 우리는 그렇게 자본주의를 종교로 받아들이며 산다.

돈? 일해서 필요한 만큼 벌자. 동물들도 자기 먹을 것은 알아서 구하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우리가 그러지 못할 이유는 없다. 각자 자신이 처한 환경과 상황에 맞게 밥벌이를 하자. 하지만 우리, 돈의 노예만은 되지 말자. 사랑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식사를 사주고, 작은 선물을 하나 사주는 것조차 주저하고 망설이게 되는 구질구질한 사람은 되지 말자.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해줄 여행을 떠나는 것조차 망설이게 되는 찌질한 사람은 되지 말자. 그럴 수 있을 때, 진정으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종교다! 돈은 신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돈을 벌어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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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본가가 되고 싶다
자본에게 노동을 시켜 내가 편해질수 있는
자본가

내가 아낀 에너지로 착하고 선하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을 보듬어 줄수있는 그런 자본가가 되고 싶다

가슴속에 사무치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