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25. 여기 아닌 저기

in #kr6 years ago (edited)




짜증도 안 난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무언가 꺼져버린 기분.
걷는 길이 모두 자괴감이다.
열심히 살았는데, 그랬던 거 같은데.
나는 왜 늘 여기가 아닌 저기만을 꿈꿀까.

깨져버린 마음들은
다시 붙여도 깨진 흔적을 남긴다.
단단히 뭉쳐보려 해도
습기 없는 모래처럼 흩어진다.
걷는 길이 모두 자괴감이다.

그래도
걸어야 하는 길,
넘어서야 하는 벽,
그래야 비로소 만나게 될
어떤 풍경을 기다리며.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상처 주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오늘도 혀로 내 살을 핥는다.
짠 맛이 난다.
내 뼈는 아직 살아있다.

인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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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오랜만이지만 아이디가 기억이 나네요. 종종 글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