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cv입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평양냉면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군요.
평양냉면이 맛있다고 냉면집마다 북새통을 이룬다는...
혹시 여러분들도 드셔보셨어요?
예전에 캄보디아에 놀러갔을때 북한식당에 가서 평양냉면을 먹어봤거든요.
너무 맛있다고들 하는 평양냉면과 같은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도저히 먹지를 못하겠더라구요.
북한 보위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하니
진짜 평양냉면 맛에 거의 근접할 거 같은데
전 우선 비위가 맞지 않아서 거의 그대로 남기고 말았습니다.
이게 바로 맛있다고들 하는 그 평양냉면인지 좀 혼란스러웠어요.
가족들과 함께 간 여행이었는데
저뿐만 아니라 모두 다 먹지를 못했거든요.
그나마 동생이 돈 아깝다고 참고 조금이라도 더 먹어보려고 했는데
나중엔 도저히 먹지 못하겠는지 젓가락을 놓았습니다.
참 이상했어요.
다른 분들도 많이 찾는 식당이라는데 저희 식구들만 입맛이 안 맞는 건지..
냉면집에선 먹는 내내 북한 아가씨가 우리 바로 뒤에 지키고 서있는 것도 좀 불편했어요.
같은 한국말을 쓰니까 대화를 해도 다 알아들으니 말도 마음대로 못하겠고..
손님이 하나도 없을 때 낮에 가서 그런 건지 저희 테이블 뒤에 서서 안 가더라구요.
마치 감시하는 것처럼...
사진은 물론 찍지 못하게 해서 못 찍었어요.
하지 못하게 하는 건 또 무리해서 하지 않는 스타일들이라...
그러면서 가끔 물어보기도 하더라구요.
"냉면 맛이 어떠냐?"
그럼 우리는 "아주 맛있다"고 대답했죠.
자부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어보는데 차마 맛 없다고 못하겠더라구요.
억지로 먹는 척을 하는데 쉽지가 않았습니다.
도중에 북한에서는 꿩으로 만드는 육수를 쓰는데 그게 훨씬 더 맛있다며 자랑을 하더군요.
우리는 "네..네" "그렇군요"만 대답했죠.
그리고 이 캄보디아 평양냉면집에 얽힌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요.
저와 동생은 같은 일을 합니다.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나 가능한 일이라
각자 노트북에 중요한 파일들을 저장해서 캄보디아에서 일하려고 했죠.
또 일의 특성상 노트북에 모든 걸 셋팅해 놓았기 때문에
노트북이 없어지면 정말 그야말로 저희는 바로 서울로 다시 돌아와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일은 상상도 못했던 거지만요.
첫날 도착해서 짐 풀고 나오면서 혹시나 노트북 잊어버리면 큰 일이라 배낭에 넣어 들고 나왔습니다.
나와서 조금 돌아다니다 툭툭이(캄보디아 교통수단)를 타고 간 곳이 바로 이 평양냉면집이었습니다.
툭툭이에서 내리고 평양냉면집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고 음식을 주문하고
신기한 북한식당을 둘러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제 노트북이 든 배낭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에요.
바로 툭툭이에 두고 내린 거였습니다.
아~그 때 기분은 정말 딱!~ 죽고 싶었습니다.
눈앞이 캄캄! 몸은 부들부들! 눈물이 나오려고 했어요.
백업도 미처 하지 못한 중요한 파일들도 있고 여행지에서라도 꼭 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사람이 순식간에 도는 건 시간문제겠더군요.
이미 툭툭이는 간 지 오래고...
무조건 뛰어나가서 앞에 몇 대 서있던 다른 툭툭이 기사분들에게
손짓발짓 다 해가며 우리가 타고온 툭툭이를 보지 못했는지 물어봤죠.
발을 동동 구르며 제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혼자 생쇼를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다른 툭툭이 기사분이 찾지 못할 거라 하시더군요.
그 많은 툭툭이 기사분들이 서로 알지도 못할 뿐더러 이미 떠난 사람인데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 거라고...
(천사 같은 툭툭이 아저씨!)
그런데 바로 그 때...
기적처럼 저희가 탔던 그 툭툭이가 냉면집 앞으로 오는게 보였어요.
그 툭툭이 아저씨 말이
우리를 내려주고 가다가 다른 손님을 태우려 했는데
손님이 가방이 있다고 그래서 허겁지겁 다시 오셨다는 겁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지....저한테는 그 분이 바로 천사였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툭툭이가 우리나라 돈으로 100만원 정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노트북이 툭툭이보다 더 비싸다는 얘기가 되죠.
물론 가방을 열어보지 않았다 치더라도 값어치를 떠나서 그렇게 하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하도 뛰어다니면서 난리를 피운 바람에
평양냉면집에 있던 북한 아가씨들도 우리 사정을 다 알게 됐고
이건 행운도 보통 행운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흥분을 가라앉히고 먹는둥 마는둥 했지만
나올 때에도 문 앞까지 따라오면서 운이 좋다고 감탄을 했어요.
캄보디아 사람들이 다 이렇게 착한 사람만 있는 건 아니라고 하면서 말이죠.
물론 가방을 찾은후 아무리 해도 부족하겠지만 나름대로 사례를 해드렸고
그 후로도 시엠립에 머무는 동안에는 내내 그 분 툭툭이만 이용했습니다.
다시 한번 그 분께 감사하단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해도 해도 부족한 인사지만요.
요즘 평양냉면이 방송을 타면서 문득 떠오른 평양냉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저로 인해 가족까지 모두 악몽과도 같았던 날인 동시에
또 가장 행운이 겹쳤던 날들 중 하나였어요.
저랑 같이 머리카락을 쥐어뜯은 제 동생은 또 무슨 죄였습니까?ㅋ
지금은 이렇게 편하게 글을 쓰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지옥을 경험한 그 날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지금도 가끔 가족들과 그 때 얘기를 하면서 많이 웃습니다.
저도 모르게 이야기에 빠져 버렸네요..ㅋㅋ저도 그런적 많아요 무언가를 잃어 버렸을 때 그 주저앉고 싶은 마음. 근데 다시 찾았을 때의 그 행복감~상상만으로도 짜릿한 경험이었어서 그런지 완전 몰입해서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그 때 제 심정을 알아주시는군요. 정말 죽다 살아났습니다.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늦은 밤 편안히 주무세요.^^
순수한 사람들이 나쁜 사람보다 더 많아요.
그런 거 같아요. 롱다리님부터..ㅋㅋ 아부 아닙니다.ㅋㅋ
얼마나 속상하고 가슴졸였을까요?? 그기분을 알것같아요... 정말 다행이네요 ! 세상엔 착한분들이 많은것같아요. ^^
네..말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로 애가 탔어요.
세상엔 좋은 분들이 넘 많은 거 같아요.
이 스팀잇에서만 보더라도 좋은 분들이 많더라구요. 살 맛 나는 세상입니다.ㅎㅎ
놓고 내렸다는걸 알게된 그 순간!!!! 와 진짜 덜컹.!!!!!! 정신줄 놓고 오로지 그 생각에만.. 자책하며 ... 아우, 정말 잘 마무리되고 시간이 흘러 지금에야 추억이지만 그 당시에는 진짜 하늘이 노랬을듯 하네요~ㅎㅎ
네. 얼마나 자책하며 제 자신이 한심했는지 이루 말할 수 없었지요.
그 당시 제 심정을 너무 잘 표현해주셨네요.ㅎㅎ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지만 해피엔딩이라 좋은 추억과 교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정말 천사를 만나신겁니다 저는 베트남 여행중 택시에 핸드폰 놓고와서 수소문 끝에 그 택시를 찾았는데 없답니다..그새 팔았거나 숨겼다는거겠죠...
그러게요. 천사를 만난 건 확실합니다.ㅎㅎ
베트남에서 천사를 못 만나셨네요. 여행 가셔서 많이 불편하셨을 거 같아요.
아무튼 여행 가선 정신줄을 꽉 붙잡고 있어야 될 듯합니다.^^
사례도 해주시고 좋네요.
저도 가게에서 알바할 때, 지갑같은거 떨어져있으면
안에꺼 보지도 않고 가지고 있다가 돌려주곤 했는데
뭔가 그냥 받아가지고 쌩 가버리면 기분이 좋지는 않더라고요...
사례는 당연한 거죠.^^
가끔 그렇게 경우 없는 분들이 계시긴 해요.
그만큼 아쉽고 속상했을텐데 찾은후 나몰라라 하긴 힘들텐데 말이죠...
사람마다 다 다르니 어쩔수 없겠죠. 누굴 탓 할 수도 없고... ㅎㅎ
저는 평양냉면 못먹어봣는데 ㅋㅋㅋ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인가보네요 ㅋㅋㅋ 툭툭이 아저씨는 배가 툭툭나왓네요 ㅋㅋㅋ
그러게요. 제가 좀 비위가 약한 건 맞지만 전 돈 준다고해도 못 먹겠더라구요.
툭툭이 아저씨 배가 나오긴 하셨죠..ㅎㅎ
사실 원조의 맛이 오히려 더 떨어질 때도 있는 법이죠 : )
그래도 좋은 분을 만나 캄보디아 여행이 행복하게 끝나서 다행이네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우리나라에서 파는 건 우리 입 맛에 맞게 만들 거 같아요.
네. 해피엔딩이었습니다.ㅎㅎ
저도 남북정상회담 보면서 평양냉면을 강조하던 모습만 기억에 제일 남는데 , 생각보다 맛이 없다고 하시니.. 조금 또 생각이 바뀌네요 ㅎㅎ
툭툭이 아저씨 완전 짱짱맨이네요!!
정말로! 진짜 해외나가서 뭔가 잃어버리면.. 포기하기 쉽상인데
저렇게 다시 챙겨 주시러 와주시다니 너무 감사할 따름이네요^^
저도 같이 고개숙여서 감사하고싶네요 ㅎㅎ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고 우리나라 평양냉면은 맛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ㅎ
툭툭이 아저씨 짱짱맨이 맞아요.ㅋㅋ
같이 감사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ㅎㅎㅎ평양냉면 그래도 일꾼님 입맛을 믿어보는걸루~~^^ ㅎㅎ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함흥냉면을 추전할께요.ㅋㅋ
우리나라도 유명한 평양냉면집 많은데 저도 평양 냉면은 밍밍하니 맛없더라고요. 자극적인 함흥냉면이 맛있어요^^;
그렇군요. 저는 캄보디아에서 파는 평양냉면만 맛이 없나했는데 역시 여기도 맛이 없군요.
함흥냉면이 더 맛있죠.ㅎㅎ
우어 정말 노트북 찾아주신 분 천사시네요.ㅎㅎ
외국 나가서 이런 일 겪으면 완전 패닉인데.. 저두 공항에서 여권 잃어버린 적이 있거든요.. 정말 기분 좋으셨을 듯 ^^
냉면을 그렇게 많이 먹는 편이 아닌데.. 평양냉면 먹을 기회가 있어서 한국에서 먹어봤어요. ㅎ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는 아직 모르겠더라구요.ㅋ 맨날 짜고 맵게 먹어서 그런가..흐음.
네. 저는 천사같은 마음을 가지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여권 잃어버리셨다니... 정말 당황스러우셨을 듯하네요.
정말 외국 나가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될 것 같아요.
역시 저만 그런게 아니라 평양냉면이 맛이 없군요. 다시 한번 참고해야 되겠네요.^^
정말 해외나가면 별별일이 다 있죠. 그래도 좋은 기억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맞아요. 많은 일들과 경험이 생겨서 여행은 즐거운 거 같아요.^^
좋은분 만나서 정말 다행이에요! 지금은 추억이지만 당시 상황에는 얼마나 충격이었을지ㅠㅠㅋㅋㅋㅋ
그러게요. 정말 운이 좋았어요.^^
좋은 결말이라 아찔했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ㅎㅎ
책 리뷰 잘보고 왔어요.~
냉면은 둘째치고 정말 운이 좋았네요~~~
툭툭이 아저씨 그는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게요. 너무 중요한 노트북이라 천운이라 생각해요.^^
좋은 사람들이 의외로 참 많은 거 같습니다.ㅎㅎ
저도 방송이후 평양냉면집이 인기라고해서 평양냉면을 도전했는데요.음. .,제입맛은 아니였어요
자극적인 음식에 깃들여져서 그런가...
호불호가갈리는 이유를 알것같았어요
그렇죠. 저만 입 맛에 안 맞은게 아니군요.ㅎㅎ
물론 좋아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좋은 한 주 되세요. incu님!
저도 평양 냉면은 처음 먹어보고 정말 당황했었는데.. ㅋㅋㅋ
좋은 분 만나셔서 가방 찾으신 것 참 다행이네요. ㅎ
트리님도 그러셨군요. 저도 정말 뭔가 입에 맞지 않는 거 같더라구요.ㅎㅎ
가방 찾은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안그랬으면 첫 날 다시 짐 싸서 서울로 와야 했거든요.^^
북한 사람이 그렇게 그런식으로... 맛있냐고 물어보면.. 저라도 당연히 맛있다고 대답할것 같아요.....ㅠ.ㅠ... 후덜덜....
그러게요. 북한 말투도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 뒤에 계속 있으면서 물어보니...참 불편하더라구요.
그렇다고 무섭지는 않았어요.ㅎㅎ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냉면이야기보다 캄보디아에서의 일화가 더 기억에 남네요.
노트북과 인터넷만 있으면 가능한 일을 하신다니 좋으시겠어요. ㅎㅎ
저도 결혼만 안했다면...ㅎㅎㅎㅎㅎ
일꾼님도 좋은 하루되셔요^^
감사합니다. 아재님!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와이파이가 잘 터지지 않아서 많이 고생했어요. ㅠㅠ
정말 우리나라만큼 와이파이가 잘 되긴 힘든가 봐요.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아무리 정통 오리지널 북한 평양냉면도 제각기 입맛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쩔수 없나 봅니다. ^^
맞아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고 입 맛도 다르니 호불호가 생기겠죠.ㅎㅎ
저는 아직 평양냉면 못먹어봤는데 먹어보고싶네요.
그나저나 여행객 짐 찾아주기 쉽지않은데
그 툭툭이 아저씨 멋진분이네요^^
네. 멋지고 정말 착한 마음씨를 가지신 분이에요.
찾는 분들보다 못 찾으시는 분들이 더 많은 세상이잖아요.
평양냉면 맛없어요. 개인적인 제 생각이지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