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취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느끼는 요즘입니다.
2014년 1년 정도 편입 공부를 하면서 감정의 소모가 크다는 것, 정신적 스트레스는 육체적 스트레스와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끼는 1년이었습니다. ㅠㅠ
골든백 옐로우(노랭이)
스트레스를 줄여보고자, 이곳 저곳 손을 많이 뻗었는데... 그때 알게 된 것이 바로 관상용 새우! 물생활!
손가락 만한 새우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열대어 기르기 카페까지 가입하게 되는데..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지만,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개울가나 저수지에서 잡을 수 있는 새우는 마리당 100원도 안하는 가격에 분양되고 있었고,
경연이나 수상을 받은 새우는 500만원이 넘는 것도 있더라는... 저는 열대어나 새우도 경연을 하는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천천히 나아가자라는 마음을 갖고 시작한 물생활.
- 내 취미는 물생활
처음 어항을 구매했던건, 대학교를 합격하고 난 2월! 가로 세로 높이 모두 30cm인 30큐브 어항을 하나 구매하고,
인터넷에서 공부하면서 배운 얄팍한 지식으로 어항을 하나하나 꾸며나갔습니다.
어항, 조명, 바닥제, 잡다한 장식품, 여과기 모두 구매하니 학생 신분으로는 조금 큰돈인 10만원이 나가더군요...
하지만 그 어항을 세팅하고 처음 느끼는 기분이란~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르는 그런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 어항을 하나하나 늘려가 지금은 어항만 다섯개... 생물만 100마리가 넘는... 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구피
한참 새우만 보고 새우만 공부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좀 더 화려하고 활발한 어류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어항 세팅은 끝냈지만, 물잡이라는 고통의 시간이 남아있었죠..
(물잡이는 물에서 사는 생물들이 살아갈 환경이 만들어지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물생활 = 기다림)
그러다가 알비노 풀레드라는 붉은색 계열의 구피를 보게 되는데...! 그 화려함과 우아함이 팍!
알비노 풀레드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비싼 놈들 데려와 다 죽여먹고 매일 꼬리가 갈라지고 상처나고 ㅠㅠ
천천히 공부하면서 길러야하는데 화려함에 반해 작은 생명들을 용궁으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용왕님도 제 간절함을 아셨는지 어느새 5마리로 시작했던 놈들이 30마리 100마리로 불더니
나중엔 분양보내기에 바빴습니다.
더 멋진 어항과 더 좋은 개체를 얻으려고 200마리를 넘게 분양 했던 적도 있습니다.
힘들고 뿌듯하고 아쉽고 기분도 좋고 해냈다는 느낌이 교차하는 그 순간 ㅋㅋ
알비노 네온 블루 턱시도
계속해서 더 멋진 어종을 찾고 조금 더 멋진 핀을 가지고 있는 어종을 구하려는 노력하는 제 자신이 대견합니다.
그리고 취미치고는 저렴한 가격대에서 놀고 있다고 생각... 비싼 어종과 물품은 분양한 놈들로 메꿔준다는..
안도감을 가지고 그렇게 점점 물생활에 빠져들었습니다.
- 수초항
처음에 세팅한 어항은 지금 보면 정말 [후지다]라는 표현 밖에는 생각이 나질 않는데, 그때 당시에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어항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정확하게 한 이 주를 못넘었습니다.
열대어 카페에 있던 멋있는 어항들을 직접 보고 꾸미는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제가 가진 30큐브 작은 어항은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초라함을 조금이나마 줄여줄 핫 아이템은 바로 "수초" !
저수지나 개울에 있는 풀들을 보며 '수초가 많이 자랐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물생활을 하다보니 수초는 어항속의 작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도구란 것을 알았습니다.
가장 저렴한 암브리아를 시작으로 차근 차근 풀밭을 만들어 나가는 재미를 느끼고 수초에 어울리는
돌과 나무를 찾는데 필요 한 것은 역시 돈 ㅠㅠ 조금씩 분양 보낸 녀석들과 용돈으로 줍줍을 하고 난 뒤
꾸민 수초항은 정말 밋밋한 얼굴에 화장한을 한 것 처럼 아름다워졌습니다. 물론 제 생각이고...
쉬운 일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물고기보다 더 어려운 수초 ㅠㅠ 전 수초도 그렇게 잘 죽는 줄은...
잎이 녹고 웃자라고 색도 변하고 ㅠㅠ 그렇게 심고 뽑고 한 수초가 한바지가 넘어 갈 때 즈음
조금은 실력이 늘었다고 해야하나 봐줄만한 어항이 만들어지더군요...
30큐브 수초항
- 언젠가는 물방 사장님
이 취미에도 목표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생물 안죽이고 무사히 키우기. 조금 더 멋진 어항 만들기. 심플함에 아름다움을 담기.
어항 늘리기. 어종 늘리기. 그리고 궁극의 물방 사장님하기ㅋ
그냥 작은 방이나 월세를 구해서 어항에 둘러 쌓인 방을 갖는게 또 하나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조금은 높고 멀리 있는 얘기 같지만 천천히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처음에는 공부의 스트레스를 날리려고 시작했는데, 이 취미가 스트레스를 날림과 동시에 삶의
일부가 되어있음에 가끔씩 놀랍니다. 이제 조금 물생활의 맛을 안달까요?
이제 양보다는 질에 중점을 두는 물생활을 해야겠습니다 ㅠㅠ~!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던데 스트레스 풀리는 취미 하나씩은 있기를 바라며~ 끝!
'정적인 아름다움과 동적인 아름다움의 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