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002] 싱 스트리트

in #kr7 years ago (edited)

리뷰라기보다는 영화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주절주절 쓰는 것이라 중간중간 내용 누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 감상에 피해가 갈 정도의 과도한 누설은 최대한 피하고, 있더라도 미리 언급을 할테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냥 줄줄 쓸 것 같아요.

이번 글에서는 결말에 대한 누설도 심하게는 아니지만 약간 포함되어있으니 영화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해서 보세요.



싱 스트리트 (Sing Street, 2016)

원스 감독의 원스, 비긴 어게인에 이은 세번째 음악영화 싱 스트리트입니다.

원스와 비긴 어게인이 한국에서 돌풍을 몰고 온 것에 비해, 이 영화는 소소하게 인기를 끌긴 했지만, 앞선 두 영화보다는 흥행이 조금 시원찮았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음악영화이니만큼 음악이 가장 중요한데 그 음악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낯선 음악이어서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많은 기타 선율의 어쿠스틱 음악이었던 원스, 그리고 현대적인 감각의 팝으로 무장되어있었던 비긴 어게인에 비해 싱 스트리트는 일단 배경부터 80년대인데다 우리나라에선 주류는 아닌 브리티쉬 팝, 신스팝들로 가득차 노래가 좋긴 하지만 저도 보는동안 조금은 낯선 기분이 들더라구요.

듣자마자 느낌이 강하게 왔던 원스나 비긴 어게인과 달리, 통통 튀는 일렉음이 들려오는데도 노래들 자체가 큰 하이라이트 없이 들썩거리는 느낌만 주기도 해서 더욱 더 그러기도 합니다.

음악적으로는 완성된 둘이 만나 음악을 하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뭔가 어설픈 느낌이 물씬 들기도 하구요.



남녀 주인공 둘. 뭔가 되게 전형적인 설정 같으면서도 나름 매력 있습니다.

스토리는 굉장히 동화 같습니다.

전학 온 남자 주인공이 한 여자에게 반해 뭔가 있어보이려고 시작한 밴드에서 점점 꿈을 크게 가져 여자는 모델의 꿈을 향해, 남자는 밴드의 길을 향해 간다는 단순한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면서 음악에 눈을 뜨는 성장 영화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재능있는 주인공이 우여곡절 끝에 재능에 눈을 뜨고 사랑까지 쟁취해가는 전형적인 음악 성장 영화인 것 같지만, 이 영화는 묘하게 축축하고 아련한 느낌이 있습니다.



밴드 멤버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까되게 특색없어보이긴 하네요.. 뭔가 흐리멍텅함이 이 영화의 매력이긴 합니다.

중후반부에 학교 축제? 비슷한 곳에서 공연을 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이 아마 이 영화의 핵심이 아닐까 싶은데 여러가지 자꾸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가로막는 온갖 문제들이 다 해결된 채로 환상이 보이는 장면이 나와요.

영화에서 나왔던 모두가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춤추고 떠들썩하게 지나가는데, 이 장면이 음악은 너무 신나고 보여지는 모습 또한 행복해 보이지만 너무나 슬프게 쓱 지나갑니다.

다음 세 줄은 엔딩에 대한 내용이니 영화 보실 때 방해될 것 같으신 분은 쓱 지나가주세요.


마지막 엔딩은 더한 것 같아요. 둘이서 배를 타고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형이 빌려 준 배를 타고 아일랜드에서 런던으로 떠나는데, 그 작은 배를 타고 런던까지 간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죠..


훌륭한 음악 성장 영화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왠지 모를 슬픈 축축함이 묻어나오는 게 제 개인적인 감상이었네요.



좀 아쉬운 점은 주인공이 음악을 설정상으로는 거의 처음 하는데 너무 잘하네요. 잘하니까 영화 주인공이 됐겠지만..!


노래도 좋지만, 독특한 느낌이 있어 같은 감독의 원스나 비긴 어게인과는 또다른 매력을 지닌 영화입니다. 다른 음악 영화에서는 찾기 힘든 오묘한 느낌이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원스, 싱 스트리트, 비긴 어게인 순으로 좋았네요.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가장 대표곡 하나 유튜브 링크 띄우고 마치겠습니다.
>>>유튜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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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툽 링크도 있고! 음악 영화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너무 좋은 글이네요ㅎㅎ 잘보고가요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ㅡ^

음악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그렇지, 괜찮은 음악 영화인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학창시절 생각이 나서 좋았습니다. 그렇게 두사람은 영국으로 넘어가서 과연 어떻게 되었을지? 비긴 어게인처럼 남자만 유명해져서 싸우고 헤어졌을지 궁금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뭔가 막 하려던 참에 끝나는걸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그런 식으로 여지를 주는 게 되게 어울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