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걸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내 앞에 놓여진 길은 너에게로 가기에는 너무나도 다르고 먼 곳으로만 뻗어져 있었고,
나는 그 길을 계속 따라 걸으며 '계속 걸어가다보면, 이 길이 끝나는 곳엔 네가 있겠지'라는
멍청한 믿음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생각했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까진 무릎에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거야?"
그렇게 닿지 않는 너에게 소리쳐 따지기도 했다.
내가 너에게 어차피 닿지 않을 길을 너무 멀리까지 걸어와 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널 버릴 것을 고민하기도 했다.
"작은 별이 큰 별이 되어버린 걸 몰랐던 예쁜 별은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다시 한 바퀴 돌아
자기가 사랑했던 작은 별을 찾아갔대. 그 길에서 자기도 얼마나 크고 예쁜 별인지도 알았대."
내가 너에게 들려줬던 바보같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직 너에게 완전한 엔딩을 들려주지 못했던 바로 그 이야기.
예쁜 별은 작은 별이 큰 별이 되었어도, 자기가 알던 모습과 많이 달라져 있었어도,
그래도 작은별이 너무나도 좋았다는 것.
널 너무나도 사랑한다는 것.
그 작은 별은 너였다는 것.
무릎의 피가 완전히 멎었을 때쯤 밤길은 무수한 별을 길가에 수없이 띄웠다.
너는 저 멀리에서 아직도 환하게 빛나고 있다.
나는 너를 보며 다시 걸어갔다.
지금은 멀리 있더라도
언젠가는 너의 곁에 닿을 수 있기를.
그렇게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