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동아리 서실에서 처음 잡아봤던 붓은 기초용이었다. 기초용 치고는 관리도 잘 되어 있었고 탄력도 괜찮았다. 그 붓으로 1년간 썼었는데 당시 붓을 이겨보려고 발버둥 쳤던 기억이 난다.
붓 끝이 가지런히 모이고 붓을 펼쳐도 갈라짐 없이 펼쳐지고 탄력이 좋은 붓이 괜찮은 붓이다. 글씨를 쓸 때 붓을 잡는 위치가 잘 변하지가 않아 신기하게도 한 면만을 오래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그 부분만 닳고 닳아 다른 부분으로 일부러 고쳐잡고 쓰려해도 느낌이 다르다. 결국엔 다시 사용하던 부분으로 고쳐잡게 되고 그러다 보면 붓이 갈라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잘 관리하지 않으면 오래 사용하지 못한다. 나도 크게 다르지 않았었는데 어렸을 때 붓을 다뤄봐서 인지 그나마 남들보다는 덜한편이었다.
대학마다 학과나 서예동아리가 있었고 한 대학에서 대회를 열어 참가했을때 어떤 사람이 먹물을 단 세번만 뭍혀 글을 써내려간 것을 보았다. 글자에 먹물이 완전히 채워지지않고 하얗게 비어있으면 글씨가 거친 느낌이 강하게 난다. 그때는 그 사람처럼 붓에 먹물을 적시고나서 더이상 먹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쓰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쓰기 위해서는 붓털 전체에 먹물을 적셔야 한다. 그리고 한 획을 긋고 다시 가다듬지 않고 바로 다음 획을 쓰려면 붓에 탄력이 있어야 한다. 획 하나하나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도 마찬가지다. 다음 획을 이어서 쓰기 위해서는 이전 획의 마무리를 잘 짓는 것이 당연하다. 붓의 탄력은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사용한다. 획의 중간이 번지거나 갑자기 두꺼워지는 것도 붓의 탄력을 이용한 것이다. 획의 모양이 꺾어지거나 곡선이거나 다른 방향으로 틀어야 한다면 붓의 면을 바꿔야한다. 붓의 면을 바꿀때도 붓의 탄력을 이용한다. 붓의 탄력으로 다음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붓 끝을 가지런히 모은다.
나는 탄력이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몰랐던 기초를 배울 때부터 붓을 이겨보려고 했었다. 사실 기초용 붓은 좋다고 하는 붓 보다 탄력이 덜하다. 붓의 탄력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는 강한 탄력을 가진 붓을 사용하면 붓을 못이긴다고 해야 할까. 당시 나는 이 탄력이란 것이 묘한 매력이 있다고 느꼈었다. 그래서 붓을 가지고 논다는 생각으로 붓의 탄력 자체를 이용해 보는 것을 즐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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