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중국의 경제가 상당히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규모의 경제란 측면에서 한 번 살펴볼까 합니다.
우선 규모의 경제의 개념부터 살펴보면, ‘규모의 경제’란 시장 내에서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 논의할 때 사용되는 개념으로써 기업이 생산량을 늘리면 어느 수준까지는 생산비용이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하면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장기평균비용(LAC : long-term average cost)이 감소하는 미분(微分) 함수상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dLAC(Q)/dQ < 0
입니다.
* d : 수요곡선 함수
LAC : 장기평균비용
Q : 생산량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수익체증과 체감(increasing or decreasing returns to scale)이 존재할 때입니다.
쉬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평양냉면집을 개업했는데 장사가 잘 되어 직원 한 명을 더 고용합니다. 그 직원의 월급이 100만원이라 한다면 이 추가로 지출되는 비용이 ‘한계비용’입니다.
그런데 직원을 한 명 더 고용하자 테이블의 손님 회전율이 빨라져 50만원의 추가이윤이 발생했다면 이는 ‘한계수익’입니다.
여기서 생각할 것은 저는 이미 주방설비나 실내 인테리어 등을 완비한 상태에서 직원만 한 명 더 고용한 것이므로 결국 많은 추가 투자비용을 들이지 않고 인건비 100만원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50만원의 추가수익을 올렸다는 점입니다.
위에 언급한 내용을 경제학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총 비용을 C(Q)라 했을 때, 장기평균비용은 LAC(Q) = C(Q), 장기한계비용은 LMC(long-term marginal cost)(Q) = dc(Q)
이때 규모의 경제는 처음에 언급한 대로 dLAC(Q) / d(Q) > 0 로 나타나며 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복잡한 수식이 나타납니다.
dLAC(Q) / dQ = d[c(Q)/Q] / dQ = 1/Q * dC(Q)/dQ - 1Q2 * C(Q) = 1/Q[dC(Q)/dQ -
C(Q)/Q] = 1/Q[LMC-LAC]<0
이를 그래프로 표시하게 되면 장기평균비용곡선과 장기한계비용곡선은 모두 우측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고, 이는 즉 생산량을 늘리게 되면 일정 시점까지 생산비용과 유지비용(설비유지, 인건비 등)이 하락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문제는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언제까지 유지되는가 하는 점입니다.
다시 냉면집으로 돌아와서 장사가 잘 되어 신이 난 저는 옆에 있는 따로국밥집을 인수하여 냉면집을 확장합니다. 그러나 기존의 냉면집에서 추가로 직원을 고용했을 때와는 달리, 국밥집을 냉면집으로 개조하고 새로운 설비를 들여오는 데는 많은 투자비용이 소요됩니다. 뿐만 아니라 업소가 커진 만큼 더 많은 종업원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렇게 되면 한계비용이 감소(체감)하는 것이 아니라 한계비용이 증가(체증)하게 됩니다. 이를 한계비용 체증의 법칙이라 합니다.
그럼 어느 정도까지 투자비용을 늘려야 적절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한계비용과 한계수익이 동일해지는 지점이 저희 냉면집 매출이 극대화되는 시점입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냉면집에서 직원 한 명을 고용했을 땐 +50만원의 한계수익이 발생했고, 두 번째 직원을 똑같이 월급 100만원에 고용했을 땐 +30만원의 한계수익이 발생했으며, 업소를 확장한 후 직원을 같은 조건으로 한 명 더 고용했을 땐 0원의 한계수익이 발생했다면, 바로 이렇게 직원을 세 명 고용한 시점이 저희 냉면집의 매출이 극대화 되는 시점인 것입니다.
만일 여기서 추가로 직원을 고용하게 되면 한계비용체증 현상이 발생하고 저는 손해를 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자,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을 인구 13억의 중국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일점 시점까지 중국의 경제는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됩니다. 특히 국가 인프라와 기간산업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이후에는 ‘규모의 경제’는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영광이 언제까지 유지되느냐 하는 것은 미지수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중국의 산업구조는 대부분 가격탄력성이 낮은 물품을 생산하는 산업, 즉 농산물이나 원유 등에 의존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가격탄력성에 대한 개념을 숙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가격탄력성은 수요와 공급의 가격탄력성 두 가지가 있는데 이를 구하는 원리는 같습니다. 우선 수요가격탄력성을 구해보겠습니다.
저는 냉면을 더 팔겠다는 욕심에 한 그릇 5,000원 하던 물냉면을 4,000원으로 내렸습니다. 그랬더니 하루 물냉면 판매 그릇수가 100그릇에서 150그릇으로 늘었습니다. 이제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구해보겠습니다.
수요의 가격탄력성 = (수요변화량/기존수요량) / (가격변화량/기존가격)= [50(수요변화량) / 100(기존수요량)] / [1,000(가격변화량) /5,000(기존가격)]= (1 / 2)수요변화량 / (1 / 5)가격변화량 = 5 / 2 = 2.5
즉 수요량이 2.5 늘어난 것이며 가격변화폭보다 수요변화폭이 더 크면 탄력적이고, 작으면 비탄력적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기존 50만원(5,000 X 100)이던 매출은 가격을 내리고 나서 60만원(4,000 X 150)으로 올라 저는 전보다 10만원의 수익을 더 올리게 됐습니다.
다음은 공급의 가격탄력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원리는 수요의 가격탄력성과 동일하므로 계산식에서 수요를 공급으로 바꿔주기만 하면 됩니다.
저는 냉면 판매 그릇수가 늘어나 육수를 우리는데 필요한 양지를 더 공급받기로 합니다. 기존에 근당 2만 원짜리 양지를 10kg 공급받았는데 정육점 주인이 제가 장사 잘 되는 걸 눈치 채곤 근당 2만 5천원으로 올렸습니다. 전 열불 나지만 어쩔 수 없이 그 가격에 15kg을 주문합니다. 이제 공급의 수요탄력성을 구해보겠습니다.
공급의 가격탄력성 = (공급변화량/기존공급량) / (가격변화량/기존가격)= [5(공급변화량) / 10(기존공급량)] / [5,000(가격변화량) /20,000(기존가격)]= (1 / 2)공급변화량 / (1 / 4)가격변화량 = 0.5 / 0/25 = 2.0
즉 양지살의 공급가격탄력성은 2.0으로 가격이 1만큼 오르면 공급량이 2만큼 늘어나는 것입니다.
다시 중국경제로 돌아갑니다.
위의 예로 알 수 있는 것은 대개 가격탄력성이 높은 품목은 공산품, 즉 자동차, 컴퓨터, 모바일폰 등 고부가가치 상품들이며, 반면 가격탄력성이 낮은 품목은 농산물이나 원유 등 원자재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언제까지 원자재나 저부가가치의 상품만 제조해야할까요? 어느 시점에선 중국 역시 고부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기 위해선 기존의 인프라에 더해 이들 상품을 제조하기 위한 설비투자를 신설하거나 확충해야하며 이는 경제규모가 크면 클수록 천문학적 액수의 비용이 들게 됩니다. 즉 위에서 언급한 한계비용의 체증이 엄청난 수준으로 치솟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되면 결과적으로 가격탄력성이 고부가가치 상품에 있어서도 하락하게 되고 만일 가격탄력성이 1보다 작아지게 되면 총 GDP가 줄어들게 되는데 경제규모가 클수록 이의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하게 됩니다. 즉 뫼가 높으면 골도 깊은 것입니다.
더욱이 중국의 경제는 말이 시장경제이지 실상은 국가관리경제입니다. 다시 말해 불완전경쟁시장인데 이런 시장에선 독과점이 횡행하고 시장의 가격을 결정하는 주체가 수용자(taker), 즉 소비자가 아닌 설정자(maker), 즉 정부가 되는 것이며, 이런 경제구조에서는 그 경제의 기반이 부실하여 심한 경우 그리 크지 않은 외부의 충격, 즉 환율변동, 국제유가변동 등에 의해서도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지금의 양적팽창을 즐거운 마음으로 구가할 수 있는 시기는, 물론 그들의 경제정책이 모두 성공을 거두고 내부의 부조리와 불합리가 재앙을 초래하지 않으며 외부의 예기치 못한 위기가 닥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향후 10년 정도로 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위에서 언급한 수준까지 도달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만... 다시 말해 지금이야말로 꽃이 만개한 봄날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