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방송인 신과 함께 팟빵에서 듣던 내용들입니다. 2020년을 예상하는 "빅히트" 독서 후기입니다.

in #kr5 years ago (edited)

출퇴근하면서 긴 시간 음악을 듣거나 또는 팟빵을 통해 다양한 경제 방송들을 듣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책을 읽기가 불편하다면 라디오 듣는 느낌으로 팟빵 앱을 많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신과 함께에서 자주 들은 김동환 프로님, 김한진 박사님, 김일구 상무님의 대담형식을 책으로 만든 내용입니다. 2020년 거시 경제와 한국 경제에 대해 다양한 내용들이 들어 있는 책입니다. 저는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목차
1부: 세계 경기, 어디에 와 있는가
2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들을 것인가
3부: 숨겨진 투자의 기회를 찾아서

필사한 내용들입니다.
자산가격의 양극화, 특히 주식 시장 내에서 미국 주식만 강세를 보이는 이유와 자산 배분의 입장에서 왜 채권으로만 돈이 몰리는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특히 2010년 이후부터는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에 현저히 뒤처지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 이후 지금까지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nal) 기준 신흥국 주가는 제자리인 반면, 선진국 주가는 무려 100%나 올랐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몇가지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첫째로 2010년 경부터 선진국 경기는 더없이 좋았는데 신흥국의 수출은 이를 못 쫓아갔습니다. 아마도 글로벌 첨단 산업과 서비스 산업의 비중 확대, 비 교역재의 증가, 이전 과잉 투자에 대한 설비 조정, 세계 분업 구조의 변화 때문에 아닌가 추정됩니다.
둘째는 최근 10년간 선진국에는 새로운 성장 기업들이 많이 등장했고 실제로 이들이 경제와 증시를 이끌어왔습니다. 특히 같은 기간 나스닥 기업들의 이익은 180%나 증가해 큰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번째 이유는 통화적 요인 즉, 금융 요인입니다. 기축통화국인 선진국 4대 중앙은행(미국,유로존,영국,일본)들은 2008년 이후 기준 금리도 내렸지만 통화당국이 돈을 찍어서 주식과 채권을 직접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 이후 달러 인덱스는 24%나 오른 반면 신흥국 전체 평균 통화 가치는 같은 기간 무려 4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SNS가 불러온 소비 시장의 변화
조금 과장하자면, 저는 이러한 모든 현상이 모두 SNS 즉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한국의 수출이 글로벌 경제 사이클을 선행했습니다. 즉 글로벌 경제가 좋아지기 전에 한국의 수출이 먼저 증가하고, 글로벌 경제가 최고점을 지나기 전에 한국의 수출이 먼저 꺾이는 패턴이 나타났다는 것이지요.
냉장고, 세탁기가 좀 덜덜거려도 그거 바꾸는 돈으로 맛집 탐방하고 해외여행 다니면서 SNS에 사진 올립니다. 추세적으로 전 세계 소비에서 내구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소비에서 내구재 소비의 비중이 10%밖에 안됩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하드한 내구재 소비를 줄이고 소프트한 맛집, 여행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로 사람들의 소비가 소프트해지면서 내구재, 중화학공업이 힘을 못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산업 구조가 아주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반도체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도 우리의 중화학공업 위주 산업 구조에는 아주 위험한 신호입니다.

한국 주식 시장 이대로 무너지는가?
하지만 지금 2,30대 젊은 층은 다릅니다. 어릴때부터 소비하고 있는 서비스나 재화의 통로가 거의 다 미국산이에요.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 트위터, 아마존까지 말입니다. 우리가 30대 때 미국에서 들여온 것은 그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정도 아니었나요? 다른 건 거의 없었습니다.
우리가 흔해 애기하는 팡(FAANG)이나 MAGA(MS, Apple, Google, Amazon)이잖아요.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과 대만을 따라가고 있듯이 코스피도 일본과 대만을 따라가고 있는 것 아닌가 걱정스럽습니다.
몇 년 내 중국 성장률은 3~5%대에 머무를 것입니다. 한국도 오래지 않아 1%대 성장률이 당연시 될 듯합니다. 신흥국의 이러한 구조적인 변화와 때마침 몰아치는 순환적인 둔화가 맞물리는 시기가 저는 2020년에서 2023년 사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170개국 중에서 1인당 GDP순위로는 28번째 나라로 2분위에 들지만,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같은 분위의 다른 나라들 평균인 22.5%에 비해 크게 높다.
개인적으로 저는 향후 인공지능이나 5세대 통신, 사물 인터넷, 소프트웨어, 블록 체인 등 지금 회자되는 4차 산업혁명 계열에서 코스피 3,000포인트를 넘기는 주도주가 등극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신흥국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2020년을 시작으로 저는 몇 년간 세계 경기가 전형적인 둔화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봅니다. 이러한 경기 국면 판단이 맞다면 수출 의존도가 낮고 내수 규모가 큰 국가가 유리합니다.
저는 제조업은 독일과 일본을 배우고 비제조업은 미국와 중국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과 일본의 제조업을 뛰어넘으려면 자연과학과 공학 분야에 전폭적인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편 미국이나 중국은 플랫폼 경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에서 공통점이 많습니다. 중국도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하는데 불과 5~6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미국과 중국의 가장 큰 강점은 거대 내수시장이죠. 대신 우리는 그들에게 없는 우수한 두뇌와 근면성을 갖고 있고 사고의 유연성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보고 들을 것인가?
2020년 예견되는 미국 경기 둔화는 엄밀히 말하면 "불황"이라기보다는 "이미 예견된 성장률 감속, 호황 뒤에 오는 자연스러운 경기 조정"이라고 봅니다. 미국이 2018년에 기록한 2.9%의 성장률은 2015년 2.9%와 함께 금융 위기 이후 최고의 수치였죠. 2.9%는 미국 잠재성장률 수준(1.9~2.0%)보다 훨씬 높을 뿐 아니라 2009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평균 성장(2.2%)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저는 미국 경제가 2019년 2.4% 성장을 거쳐 2020년과 2022년에는 1.6~1.7%내외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 주식 시장은 객관적으로 아직 버블은 아니라고 봅니다.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봤을 때 너무 얌전합니다. S&P500 기준 미국 주가의 기대수익률 6~7%는 무위험자산 수익률보다 4~5%포인트나 높습니다. 향후 기업 이익이 둔화된다 해도 이 갭은 3~4% 포인트 이상을 유지할 듯합니다.
신흥국에 이런 기업들이 많죠. 경기순환적이고, 제품 생산하는 제조 공정 중심이고요. 선진국 기업들은 경기가 좋을 때 세계 최고 기업 됐다가 경기가 나빠지면 2~3년 이내에 망할 것 같은 그런 시클리컬(경기 민감) 기업들은 별로 없어요. 이런 산업은 신흥국과의 경쟁에서 벌써 도태됐죠. 아마존, 구글 등 우리가 이름을 알고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유니레버, 코카콜라처럼 글로벌 경제에 따른 부침이 크지 않고 꾸준히 소비되는 소비재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크죠.

숨겨진 투자의 기회를 찾아서
이와 같은 자산 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2020년에도 비슷하게 이어질 것 같아요. 변동성은 곧 단기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불규칙한 가격 흐름을 뜻합니다. 요컨대 원칙 없이 단기 재료나 작은 변화에 연연해 쫓아가는 투자 방식은 손실만 키울 수 있다는 겁니다.
생각의 기본 단위는 선진 시장에서 미국과 유럽, 일본을 각각 봐야 하고, 신흥 시장에서는 공산품 수출국인 한국와 중국을 하나로 보고, 커머더티 수출국인 러시아와 브라질을 또 다른 하나, 그리고 한국과 중국을 위협하고 있는 인도, 베트남, 멕시코를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가지수의 사상 최고치 행진이 2020년 여름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하락 조정은 반드시 올 것인데, 고점 대비 10% 하락한 시점에서 저점 매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몰빵은 금물
저는 2020년은 특별히 편중된 자산 배분에 주의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즉 굉장히 좋아 보이는 채권, 굉장히 좋아 보이는 금, 굉장히 좋아 보이는 미국 주식, 이런 쪽에 자산을 편중되게 가져가면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많다고 봅니다.
신흥국 주식을 버리고 미국 주식으로, 비수도권 부동산을 버리고 강남 4구로, 위험 자산을 버리고 금으로 향하는 것처럼 편중된 자산 배분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거기에 굉장히 큰 함정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금리가 주는 부동산 버블의 가능성은 더러 있으나 자꾸만 신문에서 세계 경제가 안 좋다는 얘기가 들려오는데, 우리만 올라갈 수 없어요. 약간의 시간차가 있을 뿐이죠. 결국 부동산 가격도 세계 경제의 흐름에 따라 반응할 텐데 너무 잦은 정부 정책의 변화가 오히려 시장의 가격 흐름을 왜곡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경제가 2012년에 꼭지를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일본을 "잃어버린 20년"이라고 얘기하는데 우리는 이제 "잃어버린 7년"쯤 온 것 같습니다. 2012년 이후 서서히 하강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반도체 산업이 2016~7년에 좀 튀었죠. 반도체 빼면 수출 금액이 2012년 이후 줄어들고 있습니다. 속도가 너무 느리니까 잘 느껴지지 않는 것뿐이죠.
우리나라 반도체가 대단합니다만, 한국 경제를 혼자서 끌고 갈 수 있는 산업은 아닙니다. 산업연관표에서 중간 수요의 수입의존도를 보면 자동차 20%, 선박 59%, 철강 23%, 기초화학 37%, 반도체 66%입니다. 중화학 공업 전반의 수입 의존도가 높지만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의 수입 의존도는 특히 높아요. 반도체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나 차지하고 GDP에서도 5%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취업자 수는 10만 명으로 전체의 0.4%밖에 안됩니다.

빅히트를 만드는 다섯가지전략, 5G
첫번째 G: 세계 경기의 감속 Gear Down
저는 세계 경제가 이미 감속기에 들어갔다고 봐요. 막상 2020년 끝자락에 가서 보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은 지금보다 더 떨어져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두번째 G: 경제의 불균형 심화 Glogal Imbalance
전반적으로 선진국 경제, 특히 미국 경제가 직전 2,3년동안 활황 국면에서 저하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미친 듯이 부채가 늘고 돈이 풀리고 금리를 낮췄지만 대부분 국가에 지금 남은 것은 집값 상승 등 자산 인플레뿐입니다.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산업재나 소재, 에너지보다는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등 선진국이 이미 선점하고 있는 산업이 유리합니다.
저는 2020년 신흥국 경제와 자산 시장을 우려의 시선으로 봅니다. 저는 2020년에 제일 주목하는 국가가 일본입니다. 유럽은 게속 시끄럽겠지만 크게 걱정은 안합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저성장 국가들의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도 큰 과제입니다. 미국은 대통령 선거가 있어서 변화가 가장 클 수도 있지만 의외로 트럼프 대통령이 쉽게 재선에 성공하면서 별일 없을 수 있습니다.
한국, 중국 등 공산품 수출국들이 불리한 환경인데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0%까지 올라갈 정도로 산업이 커지고 나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우리가 봐오지 않았습니까? 소비자들은 한두개의 프리미엄 브랜드에만 큰 값어치를 부여하고 다른 브랜드들은 다 고만고만해지고 맙니다.

네번째 G: 정부의 역할 증대 Government Power
일본도 재정 더 쓰고, 유럽도 이제 재정 쓰기 시작할 겁니다. 사실 시작은 유럽보다 미국이 먼저 했죠. 2017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를 했으니까요.
우리나라도 만만찮게 했습니다. 일자리 창출 예산도 쓰고, 여러 장려금도 주면서 정부의 경상적인 지출이 3년째 10%정도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혁신성장,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주제겠죠. 2000년경부터 시동을 건 4차 산업혁명은 적어도 앞으로 수십년간 지속될 경제적, 사회적 물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메가트렌드는 국제적이면서도 즉가적인 초연결성을 특징으로 합니다.
시장 이야기를 잠시 드리자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그간 전체 경기지수와 완전히 따로 움직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FAANG이나 그 주변 핵심 성장 기업들의 이익과 주가는 전통경기지수와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여왔죠. 즉 혁신 성장 기업들이 앞으로 어떤 이익과 주가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글로벌 증시 전체 판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건데요.

자산 배분 관점에서 내년에 어디에 투자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저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그리고 러시아, 브라질 같은 자원을 수출하는 나라들도 좋게 봅니다. 가장 걱정하는 곳이 중국과 한국 같은 공산품 수출국들입니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뿌린 돈이 소비에 쓰이지 않고 자산 시장에만 돌았어요. 그래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 가격만 올랐습니다. 그래서 양적완화는 소비자 물가를 올리는데 실패했지만 MMT는 소비자 물가를 올릴 겁니다.
그렇지만 한국과 같은 국제 결제 통화가 없는 나라는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돈이 소비로 풀려나오면 인플레이션이 생간다고 봐야겠죠. 비록 2~3년 걸리겠지만.

저는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기 전에 먼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고,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미리 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치투자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바뀌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매매를 하는 역동적 투자자가 될 것인지 미리 결정하십시오.
세상에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드물지만, 주식은 내 맘대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절대로 돈에 끌려다니지 말고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투자하세요. "틀릴 수는 있다. 그러나 끌려다니지는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합니다.
"시장의 사이클이 어디쯤 와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향후 시장의 움직임에 관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금 시장 사이클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이디로 가고 있는지는 절대 알수 없지만 우리의 현재 위치에 대해서는 더 잘 알아야 한다"(하워드 막스 '투재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에서 인용)
냉소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분이 큰 부를 일군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꾸준히 세상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되 자신의 투자와 지속적으로 인과관계를 규정해보는 연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취득하는 정보가 한두 개 매체에 편중되어 있다면 이는 상당히 위험합니다. 자칫 왜곡된 정보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멋진 책입니다. 새해에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

IMG_1836.jpeg

IMG_1837.jpeg

IMG_1838.jpeg

IMG_1838 2.jpeg

IMG_1839 (1).jpeg

IMG_1840 (1).jpeg

IMG_1840.jpeg

IMG_1843.jpeg

IMG_1841.jpeg

IMG_1842.jpeg

IMG_1843 2.jpeg

IMG_1845 (1).jpeg

IMG_1844 (1).jpeg

IMG_1844.jp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