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섬 / 안해원

in #kr7 years ago (edited)



섬 / 안해원

가슴이야 가끔 울겅울겅 한다 해도
쏟아낼 눈물조차 없는 메마른 외눈박이에겐
쓸쓸한 이름으로 서서 오래도록 평온하고
오래도록 변함없는 새들의 둥지가 되고싶을 뿐

발구름 조차 힘겨운 모래 위에
한 그루 나무를 부목처럼 동여맨 채
저녁마다 벌건 혈란血卵을 낳고서야
어린 새를 품을 수 있는 그들의 이름은

모두 다 한결같이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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