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무. 화사했던 그때를 떠올리며..지금이라도 뭔가 해야해!

in #kr7 years ago

아무렇지 않은 주말이 가고 흐리고 쌀쌀한 월요일에 난 또 뭐 새로운 것이 없나 궁리를 하며 출근을 했다.

"화사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마냥 신이 났던 때가 있을텐데.."

2007년 고된 일이 꼴도 보기 싫어 사표 대신 휴직계를 냈던 그 때,
프로젝트를 마치자 마자 그 다음날로 뱅기를 타고 언니에게로 날아갔고,
그렇게 무계획으로 한달가량 언니랑 한량처럼 놀고 수다 떨고를 했던 그때가 내 기억에 정말 따뜻하고 편안하고 간절히 원했던 시간이 그 때다.

마침 그때 언니도 백수였어서 우리 둘은 마냥 하하호호 놀았다.
나야 언니네 집에 있는 그 순간 이미 외국이니 달리 관광을 다닐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고 짜여진 틀에 메여있다 공간이동을 하니 일도 스케줄도 없어서 마냥 좋았다.

특별한 곳에 가지 않아도 특별했고,
현지 음식을 먹지 않아도 언니의 김치찌개를 먹어도 진수성찬이었고,
오후에 문 닫은 상점만 봐도 신기하고,
동네 막지은 건물만 봐도 낭만적이었다.


반복되는 일상이 아니어서 겠지?
내가 잠시 머무르는 여행자라서 겠지?
낯선 곳이라서 겠지?
말이 통하지 않는 곳이여서 겠지?
마음이 편해서 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때 사진들을 보는데,,,
내가 지금의 내가 아니었다.
참 화사하고 가벼워보였다.
반짝반짝해 보였다.

마치 지금은 뭔가로 찌들고 때가 낀듯한..

내 얼굴은 내가 잘 알고 있는데,,
사진을 보니 내가 아니었다.

다른 사람 이었다.
내가 나를 보고 새삼 놀란다. 이때는 이랬구나.
멋도 내고 참 화사하다.

어른들이 아이들보고 반짝반짝하다고 말하는 걸 들었는데..
그 말이 맞다. 그땐 나름 반짝했다. 반짝했어.

서울로 돌아와서 다시 일의 블랙홀 속으로 빠져들어가면
엄마 표현에 "네가 락커냐?" 하는 소리를 들으며 "지 잘난 맛에 사네. 신경 좀 써!" 얘길 들었겠지만, 2007년 공간이동을 한 그때는 그때 만큼은 할일이 없어 분칠도 하고, 할일이 없어 눈썹도 그렸는지,,, 아니면 그 시간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고 멋을 냈었나 보다.


가끔 내가 나 인것을 잊고
가장 번듯한 모습으로 뻔뻔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늘은 날도 흐리고
장도 안좋고
복장도 그다지니까
건너뛰고

날이 따스해지는 조만간
조금 촌스럽더라도 빤짝햇던 2007년을 생각하며 멋 좀 부려야 겠다.

내 얼굴에 때 끼지 않도록 뭐라도 해야 한다.
정말 뭐라도 해야해!!
빤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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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주변에서 원하는 틀에 맞추어진 나를 발견하면 씁쓸해질 때가 있죠.ㅎ
그래도 '나'는 '나'인걸요!


이전에 요청하셨던 손글씨를 써봤습니다. 혹시 원본을 원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우편으로 보내드립니다.ㅎ
https://steemit.com/kr/@onehand/67tkkh

저 손글씨 보고 왔어요. 저 우편으로 받고 싶어요~~
정말 오늘 날이 참 좋네요~
감사드려요!!

날 좀 더 따뜻해지면 옷차림도 가볍게
마음도 가볍게 훌훌 날아다니세요 오나무님^-^

얼굴에 철판깔고 훌훌 날아다니듯이 뻔뻔하게 돌아다녀야겟어요~
제 얼굴이야 쇼윈도를 통해서 저만 보니까요^^ ㅎㅎ

건물과 @ohnamu님 모두 분홍색으로 화사하군요!

네..그땐 그랬더라구요.
저긴 프랑스의 스트라세부룩? 뭐 그런 작은 도시인데 참 이뻤어요. 정말 저곳은 다시 가고 싶네요.
지금은 분홍색을 입으면 얼굴이 칙칙해서 뜰텐데...그래도 분칠하고 입어봐야지 싶네요..

이 글을 읽으니, (무계획으로) 육신만 챙겨서 유럽으로 떠났던 생각이 났습니다. 락커라는 표현이 재밌네요. ㅎㅎ

엄마는 집에서도 화장을 곱게 하고 계시는데,,
딸래미는 회사에 가도 맨얼굴로 바람에 머리 휘날리며 뛰더다니니 "엄말 안닮아서 저렇다고.." 하시죠. 외출 준비 끝내고 쇼파에 앉아있으면 얼렁가서 세수하라고 핀잔을 주시고,,,
그런데 놀라운건 결혼 후에 울시엄니가 저보고 똑같이 외출준비 안하냐고 세수하라고..푸하하하~
울 오빠말이 "넌 참 일관성 있어. 대쪽같아!" ㅋㅋㅋ

일관성. ㅎㅎ @ohnamu님 글 읽으면 유쾌해져요. 즐거운 저녁 시간 되세요! :-)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한주 수고하세요

옙 성실한 수고에 선물까지 감사드립니다.

이번에도 떨어진 가격틈타 또 스파업했지요. 지난번에 스파업하고 풀봇이 두번째였어요. 본의아니게 거짓말 했네요. 생각해보니까 닥핀님께 은혜를 먼저 갚았었네요. 그리고 계속 아무것도 모르고 풀봇날리다보니까 보팅 파워가 10%로 떨어져 회복되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이제부터는 아껴서 보팅할랍니다. 그래도 나무 옴마에게는 으리입니다. 첫번째 풀봇! 회복도 빵빵해졌거든요. (아래 포스팅은 찔끔봇했습니다.ㅎㅎ )

정말 커다란 범고래되는거 아녜요? 후덜덜...
저야 찔끔봇도 감사죠. 마실오시는게 어딘데요.
슬리퍼 끌고 슬슬 오세요~

살찐 피래미로 만족해야 할것 같아요. 해킹이 무셔버서 현질 두렵습니다. 암튼 스파업하면 풀봇날리러 옴을 공약합니다. 오마니.

벚꽃 흩날리는 날에 잔뜩 꾸미고 나가서 사진 많이 담으시길요 :)

꾸미고가 핵심인데...용기를 내 봐야죠~
올 봄에는 노력으로 담은 빤짝한 사진을 찍어보렵니다. 응원 감사드려요.

예에에전 여행사진 끄집어 내서 보다보면 저도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는 어째서 지금보다 목 길이가 두배는 더 길어보였는지 모르겠어요 :)
멀리 떠나시지 않더라도, 여행기분 나는 날들이 많으시길 바래요 :D

예전 사진 보면 정말 지금과 다른 내 모습에 깜짝 놀라요.
전 2007년 그때 몸이 안좋은 상태였는지 여행내내 허리에다가 손을 얹고 있더라구요.
체형은 별반 차이가 없는데 물론 배가 나왔지만,,,얼굴은 정말 세월을 말해주더라구요.
새삼스러워요.

조만간 자매들 모아 봄소풍 한번 가야겠어요.
어제 제 글을 보더니 주말에 기분전환용 물건을 하나 해야 하지 않냐고 난리네요.
전 물건이 필요한게 아닌데..하지만 그래도 선물을 준다니 덥썩하고 받아야겟어요.
그리고 자매들이 모여 짹짹대며 반짝한 사진 꽝. 하고 찍어보렵니다.
매직님도 살랑이는 봄바람에 마음 화사하시길 바랍니다.

ㅎㅎ 멋진 추억의 시간 , 잼나게 구경했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봄맞이로 때 빼고 광 낼 타이밍인것 같습니다.
화사한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 좋은 날 되세요.

반짝 반짝 아우라가 나요^~~~

2007년에 그때에 반짝했네요. 반짝!
자연주의 그대로를 고수하다 보니 지금은 때가 낀 듯해요. 뭐라도 질러서 치장을 해야 할 판이네요.
ㅎㅎ 말씀 감사드려요.

가즈아에서 나왔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제트기처럼 왔다 가시네요. 감사합니다.
가즈아~의 번창을 기원합니다.

그렇죠... 반짝반짝할 때가 있었죠ㅎㅎㅎ
저는 예전엔 여자보다 피부가 더좋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만, 지금은 얼굴에 기름기가 다 빠진 듯 낯빛까지 거무틱틱한 느낌이 드는 요즘입니다ㅋㅋㅋ

아..맞아요. 우린 다 반짝할때가 있었던 거예요.
예전 사진 보고 지금 거울을 보면 종이를 구겨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거울을 바꾸면 될런지...ㅎㅎ

으으~어릴때 반짝거리는건 정말 그런 것 같아요~먼 훗날의 나도 지금을 반짝 거린다고 기억하겠죠?ㅎㅎㅎ

아. 그러네요.
1년, 5년, 10년 뒤보다 지금이 훨씬 더 반짝반짝 한거겟죠? 오~~
@akoano 님의 말씀 덕분에 기분이 확 좋아지네요. 지금이 제일 반짝일때니까요.
말씀 감사드립니다.

시간에게 야속함이 절로 느껴질 정도로
'그때 그시절'이라는 단어를 연상케 할만큼
빛나보이는 사진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참;;

잘 보고 가요

네 저도 저때 사진을 보고 지금 거울을 보니 ...구겨진 종이 같고, 때가 낀 거울 같고 그랬어요.
그래도 @akoano 님 말처럼 먼 훗날 지금의 나를 두고도 참 반짝 거린다 기억하게 될꺼라고 하는 말을 들으니 지금이 딱 좋을때인거 같아요. 지나간걸 되돌린 순 없어도 구겨진 종이도 다리미로 스윽~ 다리고 거울도 호호 불어 멀끔하게 닦아내야 겠어요.
정말 뭐라도 해야겠어요.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때로는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 같아요.
잠시 떠나보기도 하고,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눈은 내리지만~ 반짝반짝한 봄날이 되시길 바라요~ ^^/

마음속에 반짝반짝 메아리가 치지만, 눈오는 오늘 온몸을 옷으로 칭칭 감아서 초췌한 얼굴만 빼꼼 나오네요. 가리는게 나을수도 하하하..
외모가 아니라 마음이 반짝할 수 있도록 차 한잔 하면서 공상 좀 해야겠네요.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