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쓰면서 친구한명을 바보로 만든 적이 있다.
여자친구와 부모님한테 티비에 나온다고 했다는데.. 나 때문에 졸지에 도박 중독자가 됐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내가 직접 출연해서 인터뷰 하고 싶었지만, 뻣뻣한 데스크들 앞에서 기사는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쓰여지지 못했다. 이래서 기레기 소리를 듣게 되나 보다 싶었다.
물론 친구에게는 미리 얘기했고, 서로 웃어넘겼지만, 왜 투자자가 투기꾼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 게 사실이다. 그래서 평소 했던 생각을 간단히 글로 옮겨 본다.
●모든 화폐는 가상화폐다.
금본위제가 사라진 이후 사실상 모든 화폐는 가상화폐다.
종이에 어떤 위변조 방지 기술이 들어 간다고해도 지폐 그 자체에 가치로 거래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원화 달러라는 종이에 어떤 가치가 있다고 사회적인 합의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거래한다.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가치를 약속한 증서 같은 가상화폐인거다.
그러니 돈을 쓰는 사람은 거기에 무슨 가치가 있어서 투자를 하냐는 말은 하지 말자.
● 모든 화폐가 가상화폐라면 '가상화폐'는 뭐가 다른데?
합의를 구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국가 단위에서 통용되는 화폐가 아니라, 글로벌 단위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는 화폐이기 때문에
한 권력을 통해 일방적으로 확산되는 화폐가 아니다.
말 그대로 무정부적으로 많은 사람이 이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이것을 소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실제 이것으로 물물 거래가 시작 될 때 의미를 가진다.
놀라운 점은 이미 수백조의 돈이 이 가상화폐에 가치를 부여했고, 실제 다양한 가상화폐 사이에서
인터넷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환율이나 은행을 뛰어넘어서 말이다.
가치가 부여됐고, 이것을 소유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면, 마지막 남은 것은 이것을 통해 직접 결제 혹은
물물거래가 이뤄지는 시점이다.
●사실 이미 시작 됐다.
앞서 언급한 물물거래와 구매는 이미 시작됐다.
비트코인으로 집을사고, 부산에만 가도 가상화폐로 결제가 가능한 호텔이나 술집이 몇군데는 보인다.
삼성 페이같은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는 사실도 글을 읽는 독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유일한 적은 바로 국가 권력이다.
유일한 적은 국가다.
특히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미국과 중국 일본 유로 등 화폐를 통해 다른 국가에 영향력을 끼치고
간접적 통제를 진행하던 국가들은 가상화폐의 등장이 달갑지 않다.
시장에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 당하는 일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엄한 대한민국이 규제에 앞장서며 달려나가는 꼴은 돈키호테를 연상시키긴 했다.
주변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한다고 하면 혀차는 소리 들을 일이 많다.
사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은 간단하지만 중요한 맥락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생각에 살을 붙여
본인이 투자한 화폐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투기꾼이 아닌
투자자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