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폭락, 야당의 어부지리 숏포지션

in #kr7 years ago (edited)

숏포지션

트레이딩에서 숏포지션이란,
특정 자산 가격이 내리면 이익을 보는 포지션을 말한다.
주식에서는 공매도가 숏포지션이다.
반대 용어는 롱포지션이 있다.
가상화폐를 산 사람은 가상화폐 롱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가상화폐 현물은 일반적으로 숏포지션을 취할 수 없는데,
관련 파생상품인 선물, 옵션이 있다면,
파생상품으로 숏포지션은 가능하다.
여하튼,
숏포지션은 대상이 엿 먹으면 내가 꿀인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관련 논란,
그 후 가상화폐 폭락.
돌아가는 상황은 왠지 야당한테 손해 볼 게 없는 것 같다.

촛불을 들었었던 손, 가상화폐를 쥔 손

가상화폐가 크게 폭락했다.
어떤 사람은 정부의 가상화폐 폐쇄가 100% 원인이라고 하겠지만,
중국의 상황이라던지,
미국 선물 거래라든지,
시장 조정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되어 있다.
개인적인 생각엔,
법무부 장관이 강하게 발언하지 않았어도,
어차피 연이은 상승에 시장은 조정할 핑계가 필요했을 것이다.
문제는,
가상화폐 투자자와 지지층이 상당히 겹친다.
가상화폐를 잡고 있는 손들은,
상당수가 촛불을 들었었던 손일 것이다.

정치공학적으로

정부에서도 가상화폐 투자자와 지지층이 겹치는 게 상당한 딜레마일 텐데.
아마 정부 입장에서 최고의 상황은 시장 자체가 알아서 열기가 빠지며 점진적인 하향세일 것이다.
하지만,
며칠 동안 계속 강경한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정부는 가상화폐에 대해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상승할 거라는 전망을 했던 모양이다.
여하튼 지금까지 대응을 보면,
시장적으로도 악수지만,
정치적으로 애매해졌다.
사실 이전까지 6월 지방선거 표심에 특별히 큰 이슈는 없었던 거 같은데 말이다.

아쉬웠을 법무부 장관 대응

지방선거 관점에서만 보자면,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과 그에 붙은 배경들은 흐음.
일단,
거래소 폐쇄 얘기는 할 수가 있는데,
거래에 참여자하고자 하는 사람은 광적인 도박꾼이거나,
무가치한 돌멩이를 사고팔고 신줏단지 모시는 금융 원주민 취급을 하는 뉘앙스였다.
일단 거기서 한 방 날렸지만,
그 이후,
SNS에 국지전으로 반대, 찬성으로 갈리며 격렬한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 현정권 지지층이고,
이들 내에서 서로 주먹다짐을 하고 있다.
여당에서는 6월 지방선거 다 와서 이러니 속이 탈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두들겨 맞은 코인 옹호파들이 자유로운 한국을 찾아가진 않겠지만,
더불어 챙겨줄 줄 알았는데,
코인충이라고 두들겨 패면,
국민을 생각해주겠다고,
혹은 바른길을 안내하겠다고 하는 말에 솔깃할 것이다.
여당도 그걸 알기에,
정부의 강경한 발언에 호응하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내가 야당 선거 전략가라면,
어부지리 얻은 숏포지션을 적극 활용하여,
발 빠르게 블록체인이나 관련 전문가들 싹 모아 공부하여,
누가 들어도 전문가 냄새 풀풀 풍기며 균열점들을 공략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 같다.

차라리 거래소를 공격하지

지극히 정치적으로 생각해보면,
법무부 장관은 거래소를 악의 축으로 만들어 시장 과열을 뺄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굳이 투자자들까지 도박꾼에 돌멩이 숭배자로 만들 필요도 없이 말이다.
어차피 코인 투자자들이 거래소에 불만이 많은데 말이다.
너네 도박꾼, 투기꾼, 거래소 폐쇄! 이런 전개보다는,
투자자 피해보지 않게 거래소 살펴볼게,
불법이 있으면 제재하고,
진짜 나쁜 거래소면 폐쇄할 수 있어!
이런 식으로 좀 능글능글하게 투자자들이 아닌 거래소를 타케팅하면서 압박을 했어도 되었을 텐데 말이다.
법무부 장관님이 교수님 출신이라,
그러신가.

시세 폭락 후

어쨌든 폭락했고 정부가 원하는 조정이 되었으나.
사실 여당 입장에서는 썩 좋은 시나리오는 아니다.
물론 폭락에 그 발언이 영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비트코인에 대한 초강경한 대책에,
미국 선물거래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게 손실을 본 국내 투자자 눈에는 국내 이슈만 보일 것이고,
오락가락한 정책으로 폭락했고,
크게 손해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여당은 아픈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집값 폭등으로 지지율이 흔들린 그 아픔을.
원인이 어떻게 되었든 손실 나는 사람들은 눈앞에 있는 게 과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부동산은 부동산대로 폭등하고,
주력 지지층 세대에서는 가상화폐가 표심을 흔들 공산이 크고 말이다.
반면,
야당은 이 상황에서 별로 한거 없이 가상화폐 시세 어부지리 숏포지션이다.
정부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분리할 수 있다고 하는데,
더 급한 것은 지금 가상화폐와 지방선거를 분리할 수 있냐는 것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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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를 공격했어야하는데 거래 자체를 불법으로 몰아가는 모양새여서 더 발끈했죠.

그러게 말입니다. 차라리 거래소 문제는 투자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었는데, 정말 불법이면 폐쇄하는데 반대도 안했을 텐데 말이죠.

전적으로 공감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