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 잡화 체인점 ‘돈키호테’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중국 등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가운데, 작년 하반기 면세 매출액이 1년 전 대비 55% 증가한 약 2,500억원을 기록했다.
돈키호테는 일본 특유의 느낌을 살린 상품들과 POP광고, 기존 유통업계의 상식을 벗어나 마구잡이로 제품들을 배치하는 일명 ‘정글 진열’로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무엇보다 해마다 수익이 늘어나 지난 20년간 매출이 700배 증가하면서 저성장의 상징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돈키호테의 대표적 마케팅 전략은 물건을 찾기 힘들고, 집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수많은 상품을 배치하고 상품 진열대 사이의 통로도 좁게 구성하여 소비자가 모험하듯 매장을 탐방하는 쇼핑 공간을 지향한다.
손으로 쓴 POP 광고 또한 돈키호테의 강점이다. 일본은 원색적이고 독특한 POP광고가 우수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돈키호테 또한 손글씨로 만든 현란한 POP 광고판이 입구부터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돈키호테는 전국에서 총 500여명의 POP 장인을 고용 중 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3종 언어로 가격, 상품을 표시하여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저렴하고 다양하며 일본만의 개성이 물씬 풍기는 돈키호테의 상품 또한 차별화 포인트다. 돈키호테는 생활용품, 의류, 화장품, 약품부터 명품브랜드와 전자제품, 캐릭터・성인용품까지 만물상이란 표현에 걸맞다.
돈키호테의 창업주인 야스다 타카오는 초창기 창업 시절, 도산한 기업의 제품이나 단종품을 사들여 판매했던 경험을 살려 다양한 상품군으로 일본 유통시장에 승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늘날 돈키호테를 만든 사업 비결은 바로 ‘개인 상점주 시스템’이다. 타카오 회장은 기존 유통 상식과는 반대로 상품을 집기 어렵고, 사기 어렵게 만드려 했으나 직원들의 반발이 거샜다.
타카오 회장은 역발상으로 직원들 각자에게, 심지어 아르바이트생에게 담당 상품군을 배정하고 진열부터 가격까지 알아서 책정하도록 권한을 위임했다. 그 결과 돈키호테는 통일된 공간이 아닌 개성있는 공간들이 모인 재밌는 판매점이 될 수 있었다.
돈키호테는 지난 연말 싱가포르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에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국내 기업인 이마트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주도 하에 돈키호테와 같은 ‘펀(Fun) 스토어’ 매장을 상반기에 런칭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저성장 시대를 맞아 문학 작품 속에 ‘돈키호테’와 같은 역발상과 과감함으로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돈키호테의 사례는 우리 기업에게도 많은 교훈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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