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당당하게 고백해본다.
난 대학생이 좋다.
대학생들만이 보이는 풋풋한 느낌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여자/남자 구별없이)
그래서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누군가가 조모임이 어쩌고, 중간/기말 고사가 어쩌고, 교수님이 어쩌고
하는 얘기를 들으면,
고개를 돌려 한번 쳐다보고는 웃음을 짓는다.
커피라도 한 잔 사주면서 열심히 하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이상한 사람 취급당할까봐 차마 그러지는 못한다.
학생들이 오피스 비지트 (office visit) 을 왔을 때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너무 귀여워서 계속 멍청하게 실실 쪼개고 있으면, "쟤네들 너랑 동갑이거나 나이가 많을텐데, 그래도 귀엽냐?" 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그런데 그 학생들이랑 일하게되면 느낌이 달라진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아기같고 귀여워보이던 분이 회사후배가 된 순간 '성인'으로 인식된다.
특히 나와 같은 프로젝트에 스태핑되면....
어휴.
눈에서 레이저가 나간다.
아무리 날고긴다는 대학생도 첫 프로젝트에 투입되면 어버버 하기 마련이다. 대부분 인턴이나 RA 출신이기 때문에 빨리 적응을 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후배 때문에 내 퇴근시간이 30분 or 1시간 늦춰진다고 생각하면.. 안 이뻐보인다.
한번은 학교선배가 내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학교 다닐 때 친하게 지내던 선배의 친구였기 때문에, 인터뷰 프로세스 과정에서도 몇번 연락을 하고, 오퍼를 받은 후에 밥도 먹으면서 어느정도 친분은 쌓은 상태였다. 아, 그리고 내가 사적으로 볼때는 말을 놓으라고 말을 해서 그분은 나한테 반말을 하기로 했다.
그 분은 친분이 있는 나와 함께 프로젝트를 해서 기대를 한 모양이었나보다.
내가 친절히 잘 이끌어줄거란 기대.
난 그 기대를 첫날부터 깼다(고 한다.)
난 그 분이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프로젝트 내용에 대해서 공부할 자료를 주고 점심때까지 업무 파악을 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점심을 먹은 후, 난 그 학교선배한테 오후에 있을 임원보고 때 필요한 몇몇 '기초적인' 데이터를 찾아달라고 했다. 그리고 미친듯이 장표를 찍어낸 후, 그분께 데이터를 달라고 했다.
그러자 들리는 대답.
"아직 못 찾았습니다."
띠로리.
아직 못찾았어요? 다른 일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서 못 찾은 거예요, 아니면 뭐예요?
데이터가 나와있지 않아서 segment 별로 추정치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맙소사.
당장 그 데이터를 넣어서 proof reading 을 거쳐 프린트해야 하는데.
결국 내가 찾아보았다.
떡하니 데이터가 검색되었다.
뭐라고 화낼 시간도 없었기 때문에 급하게 임원보고에 들어갔다.
갔다오고나서
데이터를 못 찾겠으면, 도와달라고 말을 하지 그러셨어요.
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어떡합니까.
라고 내 입장에서는 10 강도로 말하고 싶은걸 2 강도로 말했다.
그 이후에도 그 학교선배는 몇번 이런 저런 실수를 했고,
나는 나름 '착하게'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었다(고 생각했다).
학교선배의 쌓인 서운함
그러던 어느날 예상치도 못하게 퇴근이 빠른 날이 있었다.
모두가 신나서 집에 가서 푹 잘 생각에 신나있는데,
그 학교선배가 비장한 얼굴로 나한테 같이 술 한 잔 마시자고 '통보'를 했다.
그 눈빛이 무서워서 난 '피곤해서 전 그냥 집에 갈래요 ' 라는 말도 못하고 근처 바로 갔다.
그 분은 도착하자마자 위스키를 더블 스트레이트로 시킨 후 '원샷'을 하고 한참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내가 그렇게 맘에 안들어?"
라고 묻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내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속사포로 나에 대해서 느낀 서운함과 분노를 토해냈다.
그 분의 말을 통해서 들은 내 모습은 정말... 못된 사람이었다.
내가 그정도로 불친절하고 싸가지 없게 말하는지 몰랐다.
회사선배의 일침
내 첫 프로젝트를 함께 한 회사선배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그러자 그 선배는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도 맨 처음에 장난아니었어.
니가 한 실수들을 메꾸느라 내가 생고생을 다 했다.
심지어 어마어마한 빽으로 들어왔나 라는 생각까지 했다니까.
그제서야 내가 입사 후 몇달 간은 매일매일 혼자 화장실 가서 울고,
퇴근 후 집에가는 택시안에서 울었던 생각이 났다.
직접적으로 혼나는 말은 듣지 않았어도,
그 눈빛에 주눅이 들고 나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에 괴로워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못한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못한다는 말은 나에게 하는 말이었다.
나도 업무가 익숙하지 않고,
내가 이곳에서 일할 자격이 있나 고민하고,
매일 새벽까지 계속되는 업무에 괴로워 했으면서,
이제 좀 익숙해졌다고 친절하게 회사후배를 대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그 회사후배는 내 학교선배이기도 했기 때문에,
나이어린 학교후배인 내가 자기를 무시한다고도 생각했을수도 있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날 퇴근 후 집에 가서 밤을 새서 업무 매뉴얼을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모으고 있던 예쁜 편지지 하나를 꺼내서 장문의 편지를 썼다.
다음날 출근해서 회사후배님께
편지는 나중에 혼자 보시고, 업무 매뉴얼은 일단 지금 당장 필요할 것만 적었어요. 나중에 더 생각나면 업데이트할께요.
라고 말한 후 편지와 매뉴얼을 건냈다.
결과적으로 나도 일하기가 편해졌다.
내가 조금만 더 일찍 내 올챙이 때를 되돌아보면서 미리 친절히 알려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사람이 항상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저는 아직도 직장에서 올챙이... :)몇 년째 막내인건지 :P
그런데 만약 제가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계속 쭉 막내가 되고싶어요. ㅎㅎ '책임' 이라는 게 은근히 버겁고 힘들더라구요. ㅠㅠ 그런 의미에서 지식스팀님 부럽습니다 :D
저보다 늦게 들어온 직원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모르는게 죄다.'
아... 저보다 먼저 들어온 분들께도 가끔 쓰는군요 --;
검은돌님보다 먼저 들어온 분들께도 쓰신다니..... 검은돌님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클지 듣지 않아도 짐작이 갑니다. ㅠㅠ 토닥토닥
아니면 성격이 더럽거나... ^^ 시스템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 종종 모두에게 쓴소리를 해야 할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알려주면서 까게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다 성격이 굳어지기도 하구요. ㅠ
누군가는 쓴소리를 담당해야 하는데, 기왕이면 관리자가 그 담당을 맡는게 모두를 위해 좋더라구요. 똑같은 쓴소리를 비슷한 직위의 사람이 하면 "개인적인" 쓴소리로 들릴 위험이 큰 반면, 책임자 위치의 사람이 하면 "객관적인" 쓴소리로 들린다는 걸 여러번 봤거든요. ㅎㅎ 그러다가 성격으로 굳어지는 건.... 직장을 위해 희생한 내 순둥순둥했던 성격 이라고 슬퍼하면서 술 한잔을 하는게.. ㅠㅠㅠ
맞아요. 그래서 저에 대한 평가가 호불호가 갈려요. 근데, 저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니, 남한테 험담하지만 않으면 그냥 그러려니 해요. 제가 잘 대해줘도 인식이라는게 잘 바뀌지 않으니까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부탁하는거 매번 들어주다 한 번 안들어주면 삐지는데, 여러번 거절하다가 어쩌다 한 번 들어주면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저는 그냥 나쁜사람 모드로 지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워요^^
가끔 술 한잔은 곱창과 함께~
너무 공감가네요. 저도 예전 회사에서 후배가 들어왔을 때 일을 못해서 엄청 답답한 마음에 일침도 놓고 그랬었는데 새로 옮긴 회사에서 제가 역으로 당해보니 너무 서럽다라고요. 그 때 제가 그 친구에게 했던 말과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 더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한번 겪어보니 그 다음부터는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더 잘 보이는 것 같아요. 늘 역지사지 하면서 살아야죠 ㅎㅎ 그렇게 다들 지혜를 얻은 것 같습니다.
경력직으로 이직을 하더라도 새로운 회사의 문화 및 업무에 적응하는건 신입이나 경력직이나 힘듦의 강도는 똑같더라구요. ㅠㅠ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역지사지" 의 마음으로 내가 전 직장에서 뭐라고 했었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나아갈 길이 보였어요. ㅎㅎ 이래서 다들 경험의 중요성을 말하나봐요 :)
처음엔 누구나 다 서툴죠. 그렇다고 해도 회사 후배로써 잘 이끌어주는 그 이상의 의무는 없다고 하면 제가 너무 냉정한걸까요 ㅎㅎ물론 @mylifeinsoul 님께서 현명하게 잘 하셨겠지만요
전 누군가를 배려하고 챙겨주는 습관이 배어있지 않아서 그 선배 일 까지만해도 "아무 생각" 도 없었어요. 그저 나 혼자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컸다는 걸 이제서야 고백합니다. ㅠㅠ 하지만 그때이후로 최소한 저와 관련있는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는게 제가 이 일로 얻은 take-away 예요. ㅎㅎ
셀레스텔님은 좋은 선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지 않은 후배들도 많아서 문제지요.
아주 가끔씩 그냥 회사에서 꼬박꼬박 주는 월급을 타는데에만 혈안이 된 후배를 볼 때, 참.... 할말이 없어집니다. 그나마 저희 업계는 어느정도 걸러진 사람들을 뽑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사람들이 보이니... 이 일이 자신이 원하던 일이든 아니든간에 어떠한 책임이 주어졌을때 그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선배 입장이 되니 이뻐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전 이쁜 후배였을까요..? ㅎㅎㅎㅎ 좋은 선배가 될 자신은 없지만, 좋은 후배는 될 자신있는데. ㅎㅎ
성장 과정을 반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예쁜 후배 자격은 충분하죠. 좋은 선배이자 좋은 후배이실 거라 믿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라는 말이 있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은 생각보다 시야가 넓지 못한 모양입니다. 당장 얼마 전의 자신의 모습 조차도 잘 보지 못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선배의 처지를 깨닫고 먼저 손을 내민 @mylifeinseoul님의 태도에 박수를 보냅니다.
어설프고 어리버리했던 내 지난 날의 모습을 잊고 살기가 참 쉽더라구요. 저도 그 분이 저에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으면 미처 깨닫지 못하고 계속 그렇지 지냈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깨달음을 주신 그 분에게 감사한 마음이예요. ㅎㅎ
전 가끔 교수님이랑 같이 일하거나, 혹은 후배님과 일하거나, 심지어는 제 수업을 듣고 졸업한 후배님과 일하는 경우도 생기곤 하는데, 교수님이랑 같이 일할 때는 막 다시 학교로 돌아간 것 같고 마치 시험보는 것 같고 그래서 어렵다면, 후배님들이랑 일하게 될 때는, 특히 그 중에서도 제 수업 학생이었던 분들이랑 일하게 될 때는 뭔가 더 잘해야 할 것 같고 더 모범을 보여야 할 것 같은 그런 생각 때문에 더 긴장되고 어려운 것 같아요...ㅠㅠ 셀레스텔님이 계신 업계와 제가 속한 업계의 성격이 다르니 일대일 비교는 당연히 안되겠지만요..
그래도 이제 갓 필드에 나와서 잔뜩 얼어있는 후배님을 보면 나도 저랬었지 싶어서 이만큼 온게 신기하기도 하고요..ㅎㅎ
원더리나님 수업을 듣고 졸업한 후배님도 있다니.....! 우와, 그럼 원더리나님은 교수님이신가요 ?! 빨리 졸업하고 학위따셨나봅니다 +_+
저도 확실히 후배 앞에서는 좀더 제 행동을 조심하게 되고 왠지 모범을 보여야 할 것 같은 압박감에 선배들과의 자리보다 불편해요. ㅠㅠ 그래서 전 학교 다닐때부터 선배들이랑 더 친하게 지내게 되더라구요. 저도 후배들을 챙겨주고 이끌면서 제 뒤를 공고히 해야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네요. ㅎㅎ
아니에요!!! 그냥 어쩌다보니 몇 학기 강의 맡아서 했어요 교수 아닙니당 ㅋㅋㅋㅋㅋ
저도 그래요!!! 후배들과의 자리가 선배들과의 자리보다 훨씬 어려워요!
아...영원히 막내이고 싶어라~~ ㅋㅋㅋ
원더리나님이 교수님이라고 하셨어도 전 그대로 믿었을거예요 ! 왠지 인문쪽이나 예술 전공분야의 교수님이실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ㅎㅎㅎ 물론 그러기엔 나이가 너무 젊게 느껴지긴하지만 :)
ㅎㅎㅎ 좋게 봐주셔서 넘 감사해요!! 그치만 저는 교수도 아니고 게다가 분야도 인문 예술 둘다 아니라는게 함정이네요!ㅎㅎㅎㅎ
그치만 전 셀레스텔님 회사를 알 것 같다는...!!!! (그냥 짐작일 뿐이어요^^:;;)
아아앗 ! 그 짐작이 틀렸으면 좋겠는데요......? ㅠㅠㅠㅠㅠ
흐음... 글쎄요.
제 눈에는, Cele님은 천사표인데요...? workplace에서는 공과 사는 엄연히 구분이 되는 게 맞겠지요. 학교선배님이 혹 사적인 관계에 기대어 업무에서도 일종의 favor를 기대했다면, 흠... 그건 좀...
그래도 그런 학교선배를 통해 자신(의 옛날)을 돌아보고, 또 장문의 손편지와 업무매뉴얼까지 만들어주시다니, 완전 천사표로밖에는 안보입니다ㅎ
Cele님의 회사선배 역시 천사표이고요. 흐음... 어쩌면 제가 일해온 환경과는 또 달라서 그런지도... 제가 너무 거칠고 각박한 세계에서 일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무조건 살아남아야 하는 그런... 남자고 여자고 신입이고 경력이고 간에 무조건 실력으로 생존해야 했던...
여튼, Cele님의 훈훈한 이야기 잘 보고 갑니당~! ^^
Favor 를 기대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그 후배님이 매우 naive 하게 생각한 부분이 분명 있었지만, 저도 매우 부족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할 말은 없어요. ㅠㅠㅠ 분명 제 잘못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수지님이 천사표라고 해주시니, 제 기분이 매우 좋은건 못 숨기겠네요. ㅎㅎㅎ
나름의 해결방식을 만드셨고 이렇게 후배 고민을 하신 글을 보니 나쁜 선배 같지는 않은 걸요! 머리가 굳을 대로 굳으신 분들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실 생각조차 하지 못해요. 어떤 편지를 쓰셨을지 모르지만 그 편지를 받은 후배는 한결 마음이 편해졌을것 같네요!
전 무엇보다 낙동강 오리알처럼 느껴졌을 그 선배님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었어요. 제가 막 입사해서 첫 프로젝트에 스태핑되었을때 딱 그 심정이었거든요. 다들 일이 익숙한데 저만 뒤처지고, 저 때문에 아웃풋이 안나온다는 자책감이 심했어요. 그런데 그 선배님도 그때의 저와 비슷한 심정일텐데, 저는 익숙해졌다고 그 심정을 잊어버리고 무시하고 있더라구요. 그에 대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제가 어떻게 적응했는지를 편지에 적었어요 :) 다행히도 절 용서(?)해주셔서 이후에 같이 으쌰으쌰 잘 마무리했어요, ㅎㅎㅎ
이런 것으로 고민하고 상담하는 걸 보면, 분명 따뜻하신 분이시겠어요ㅎㅎ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본인을 돌아보기가 쉬운게 아니잖아요 :)
그리고 일단 올챙이 시기는 지나 맡은 일을 뚝딱 잘 해내시는 걸로 보이네요. 자기 일도 열심히 챙기는 모습이 보기 좋아보입니다!!
일을 뚝딱뚝딱 잘 해내고 싶어요 ㅠㅠㅠ 전 여전히 일 때문에 허덕이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확실히 처음보다는 요령도 생기고 나름의 로직도 생기다보니, 예전보다는 수월하게 일하고 있네요 :) 역시 경험이 중요한가봅니다. ㅎㅎ
첫날부터 임원 보고 드릴 정보를 찾아달라고 맡기셨다니 ㅎㄷㄷ
저는 정말 고맙게도 사수 선배가 처음 몇 달간 친절하게 설명 해줬었어요. 아마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도 업무를 맡고 한 2달은 지난 시점이었던듯요.
모르는게 있으면 물어봐라. 라고 하셨던게 제일 도움 됐던 것 같습니다. :) 물론 모르는게 있어도 다 여쭤보면 실례니 구글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요. ㅎㅎㅎ
제가 선배가 되고 나서 보면... 알아서 일 잘하는 친구들도 있고, 적어도 모르겠으면 물어서라도 일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제일 갑갑한 친구들이 모르는데 물어보지도 않고 시간만 끄는 친구들였던 것 같아요. 자존심 내걸지 말고 일은 일이니 일만 좀 제대로 진행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저희는 모든 일을 임원진 레벨이랑 같이 진행하기 때문에, 저희의 임원보고는 다른 회사의 팀장님 보고와 비슷한 느낌이예요. 그리고 저도 입사 첫날부터 임원보고 준비했고 다들 정식 입사전에 몇주간 트레이닝 받고 투입되니까, 그건 그다지 big deal 이라는 생각은 안해봤는데... 써니님의 말을 듣고보니 그 선배님은 프로젝트에 급하게 투입되었으니 일이 익숙하지 않으니까 당황했을수도 있겠군요. ㅠㅠ
모르는게 있으면 제발 좀 물어봐줬으면 좋겠어요. 물어본다고 해서 잘 모른다고 무시하지 않는데 ㅠㅠ 물론 "좋은 질문"을 "잘" 물어보는 것도 능력 중 하나지만요. ㅎㅎ
길가다가 젊은 사람들보면 참이쁘고 그런데. ㅎㅎㅎ 제밑으로 신입으로 오면 왜케 답답하고 그른지. ㅎㅎㅎㅎ 깊은 공감됩니다. ㅎㅎㅎ 올챙이적 생각못하고 말이죵. ㅎㅎㅎ
남으로 만날때의 관계가 가장 책임도 없고 편하고 좋더라구요 ! 일로 엮이게 된 순간부터는 하나하나 평가의 눈길로 바라보게 되는게 참. ㅎㅎㅎㅎ
개구리 올챙이적 기억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ㅋㅋ
사람은 지금 현재의 기분과 상황만 헤아리기 때문이죠.. 과거는 금새 잊는 것 같아요 ㅜㅜ 이런 반성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 같아요~
만약 그 '회사'후배님이 '학교'선배가 아니었다면, 저도 이런 깨달음을 얻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해요 ㅠㅠ 저 스스로도 그 선배에 대해 좀 어려워하는 느낌을 받던 와중에 선배님의 질책/하소연을 들으니 가만있으면 안되겠더라구요. ㅎㅎ 만약 저보다 나이도 어린 학교 후배가 그런 하소연을 했어도, 제가 그 하소연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제 행동을 변화시켰을지에 대해서는... 사실 의문입니다. ㅠㅠ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것처럼 괴로운 것은 없습니다.
이제는 어쩔수 없이 가장 많은 것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니
그 옛날 올챙이적이 너무 그립네요...ㅠㅠ
올챙이일때는 얼른 개구리가 되서 수면위로도 폴짝폴짝 올라가고, 내 맘대로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약간이나마) 책임이 주어지는 위치가 되니 그 무게를 감당하기가 힘이 듭니다. 저 같은 피래미도 이런데, 요호님은 얼마나 힘드실지 감히 짐작도 되지 않네요. ㅠㅠ
이 글을... 7번은 읽은 것 같습니다. 읽고 또 읽고...
근데 저는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갑자기 왜 이런 글을 작성하셨을까에 관심이 생기고 궁급합니다. 요즘에 어떤 계기가 있었나 싶기도 하고요. 질문은 아닙니다. ^^;
아..... 이 글이 7번이나 읽을만큼의 가치가 있는 글이 아닌데 그렇게 여러번 읽으셨다는 의미는..... 제가 너무 글을 이해안되게 쓴건지 굉장히 찔립니다. ㅠㅠ
뭔가 숨겨진(?) 의도가 있는건 아니구요. 그냥 요새 리쿠르팅 시기이기도 하고... 예전 일이 많이 떠오르네요. ㅎㅎ 아니면 제 초심을 찾고 싶어서일까요? :)
아니요. 글은 읽기 쉽게, 어떤 내용인지 누구나 알기 쉽게 작성되어 있습니다. 단지 평소답지 않게(?) 이런 글을 작성하셔서요. 평소답지 않다는 것은 지난 번 소개팅 사건 이후로 본인을 많이 내보이는 글을 오랜만에 본 것 같아서요. 그리고 또 무슨 일이 혹시 있나해서 걱정되서였습니다. ^^
글 자체는 쉽게 잘 씌여져 있습니다. ^^
아.... 요새 제 멘탈이 흔들린게 글에서도 드러났나봅니다. 저 스스로에 대해서도, 저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아지네요. 그래서 제가 의도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절 오픈했나봐요.ㅎㅎ
그런데 flightsimulator 님 굉장히 세심한 분이신가봅니다. 그걸 딱 캐치하시다니!
비록 온라인 세계지만... 여러 모로 각 분야에서 항상 응원하고 있답니다. 올해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는 것 포함해서요! ^^ 세심한 사람이기보다는 요즘 시간이 부족해서 피치못하게 기존에 비해 소수의 분들(지인들 위주로) 글을 읽다보니 집중력이 높아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
그 지인 중에 저도 포함되나요? +_+ 그렇게 생각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ㅎㅎ 정말로요!
네 포함됩니다. 쏟아지는 포스팅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물론 좋긴 하지만... 진중하게 글 하나 하나, 작성하신 분들 글이 더 집중력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
당연히 포함되죠. 회사로 치자면 창립멤버같은 지인이신걸요? ^^
전 그 맘 왠지 알것 같아요 학교지인과
회사에서 함께 프로젝트를 하게되면
저도 업무의 선을 더욱 정확히 그으려고 했을 것 같아요 -
그 분께서 섭섭한 마음을 털어놓으시기까지도
많은 고민과 용기가 필요했을것 같습니다.
이렇게 직접 겪어가며 관계 자리를 잡는것에 있어
경력과 내공이 쌓이는 것이겠죠?
그래도 직접 편지도 써주시고, 좋으신 분..=]
앞으로 좋은 핑퐁치는 업무 관계로 나가길 바래요
화이팅 -
맞아요, 그 선배도 많은 고민 끝에 저에게 털어놓으신거라 생각해요. 만약 저였다면... 그냥 꽁하고 있었을수도 있네요. ㅎㅎ 후배한테 그런 말하는것도 자존심 상해서. ㅠㅠ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하고 글을 읽어보니 업무 특성도 바로 현업(!) 에 투입되는지라 선배분은 잘하려고 했는데 뜻한대로 되지 않은 것 같고, 그 당시 마라님은 좋게 말씀해주신다고 했는게 아무래도 그 선배님 심정에서는 후배고 잘 아는데 .. 잘 대해주겠지? 하는 "개인적 감정"이 좀 섞여있던 것 같네요 .ㅠㅠㅠ 그래도 잘 해결되었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
그 선배도 첫 프로젝트니까 쉽게쉽게 가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도 많이 배려해주겠지? 라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고.. ㅎㅎ 그래도 그 선배가 제가 아닌 다른 분과 프로젝트를 했다면, 좀더 빨리 적응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미안함이 있습니다 ^^;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것에 제일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일을 할 때에는, 그 '역할'과 역할에 따른 '성과'에 따라 대우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처음 업계에 진입한 사람들에게는 사실 뚜렷한 역할의 범위와 이에 대한 성과를 기대하기는 좀 어려우니, 교육 비용이 발생하곤 하지요.
그나저나, 그 선배라는 분은 돌직구 타입이군요.
제가 그 푸념을 눈 앞에서 들었다면, 아마 제경우,
라고 (저는 사실 좀 강하게 자란 타입이라, ) 역시 돌직구로 대답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반응하셨을지 궁금하긴 하네요 :)
전 사실 그당시 당황했어요. 저도 어디가서 돌직구로 뒤지지 않는데, 그 선배의 말은 전혀 예상치 못했거든요. 전 제 나름대로 그 선배의 실수/미숙함을 눈에 띄지 않게 잘 "감내"해주고 있었기에 저한테 고마워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돌직구라니.. 정말 뒤통수에 돌 맞는 기분이었어요. ㅎㅎ 그렇지만 다행히도(?) 그 선배가 속사포로 쏟아내는 불만을 듣느라 전 제 당황스러움을 표현하지 않고 잠자코 있을 수 있었네요. 그리고 다 듣고나서 제가 "선배님, 죄송해요. 듣고보니 제 의도와는 다르게 제 행동들이 오해를 살 만했습니다. 다만 선배님을 무시하는 생각이나 의도는 전혀 없었어요." 라고 정중히 말했더니, 조용해지시더라구요 :) 여러가지로 힘든 와중에 저한테 쏟아내신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선배... 원래는 훨씬 더 돌직구 스타일인데, 나름 후배앞이라고 "많이" 참으신거더라구요. ㅎㅎㅎㅎ
부드럽게 잘 넘기셨네요. 대응을 잘 하신 것 같습니다 :)
많은걸 느끼게 하는 이야기네요.저도 항상 초심을 초심을...
개인적으로도 모르겠으면 바로바로 물어보는게 일이 꼬이지 않는다 생각해서
cele님이 저렇게 말 하신 거 넘 이해가가요ㅎㅎㅎ
근데 상대는 기대한 바가 있어 '강도2'로 받은 피드백이 충격적이었을 것도 같고요~ 편지와 매뉴얼을 적어서 주실 정도면 상대도 위로를 받았을 것 같아요!
자책하는 마음은 조금 덜으셨으면..^^
저도 가끔 그래요. “하. 내가 가져오라고 한거 이거 아닌데” 하는 마음이 들때 있어요. 정리한것도 다 마음에 들지 않고 ㅎㅎ 근데 그럴때마다 반대로 생각해봐요. 과연 내가 이사람한테 일을 제대로 시킨게 맞나. 요구사항이 부정확해서 이런 결과물이 나온거 아닌가.. 그러면서 자기반성도 하고 그런답니다 ㅋ
입장이 바뀌니
생각이 바뀌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죠...
이 일을 계기로 다시금 돌아볼 수 있고
좋게 마무리 된게 다행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확김에 지른(?) 회사 후배에게 건배를...
잘 보고 가요
여러가지 교훈을 얻게하는 글이내요... 저또한 가끔 그럴떄가 있으니... 왜그런지 저자신도 모르겠어요 ㅋㅋㅋ
군대에 있을 때 들은 얘긴데, 탱크도 러시아 탱크와 미국 탱크의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러시아에 자금난이 왔을때 샀던 러시아제 탱크를 미군 탱크와 호환이 안돼서 그냥 녹여버렸다고 했나 어쨌나 했던 얘기인데요...
같은 업종에 있더라도 회사마다 다른 점이 분명 있을 겁니다. 거기에 적응하는 시간 만큼은 인내를 해주셔야 해요...ㅎㅎㅎ 적응을 빨리 하는 사람은 정말 소수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저와 공감되는 댓글을 많이 남겨 주셔서 "천사표 셀레님"에 한표 던지고 갑니다!
이렇게 바쁘고 힘드신 셀레님께 제가 테러를 저지른 것은 아닌지....
https://steemit.com/steemitnamechallenge/@thinky/thinky-steemit-name-challenge
여기 가시면 그 테러의 현장을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 흑흑 ㅠㅠ
바쁘시면 고사 해 주세요. 충분히 이해하고 원망하지 않을거에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