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 댄이라는 사람, 댄더맨

in #kr8 years ago

ScreenShot2016-08-13at4.17.15PMe320f.png

#1
오늘의 스시는 스팀을 만든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니엘 라리머, 바이트마스터, 댄더맨, 댄이라는 사람.
블록체인 위에서 자동으로 돌아가며 부가가치를 생산해서 보유자에게 이익금을 배당해준다는 DAC 의 개념을 처음 생각해낸 인물이다. 물론 스팀을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비트코인 기트허브 코드 커밋에 참여하고 비트코인톡 포럼에서도 활동하다가 비트셰어를 기획하며 블록체인 2.0 기술의 막을 열었다.
2013년 말에 프로토셰어가 처음 크립시에 등재됐을 때 나는 그 비전에 매료되어 구매를 했었다. POW로 채굴되는 프로토셰어를 일단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들어 분배하고 나중에 출시할 대망의 비트셰어로 바꿔준다는 약속이 있었다.
그랬으면 상식적으로 더이상의 추가발행은 없어야 마땅하지만, 상식을 깨는 기발함으로 엔젤셰어가 나왔다.
프로토셰어가 가지고 있던 밥그릇은 절반이 되었고 값은 바로 반토막이 났다.
생각보다 오랜시간이 걸려 비트셰어는 결국 나왔고 그후 2.0으로 개선되었다.
굉장히 창의적인 방법으로 높은 효율을 이루어낸 부분도 많지만
오랜 시간동안 약속과 비전을 믿어보며 투자한 돈을 손해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맘에 안드는 부분이 더욱 부각되어 보인다.

  • 추천인 제도와 평생회원 제도는 다단계를 연상시킨다.
  • 전송수수료는 20센트 수준으로 유지해야지만 스팸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하다가 논란을 거쳐 많이 내려가서 결국은 납득 가능한 부담없는 수준이 되었다.
  • 가치고정이 잘 될 줄만 알았던 BitUSD와 BitGOLD의 가치는 0.9.x 버전 때 까지는 너무 높이 유지되는 문제가 있었고 2.0으로 오면서 나아지긴 했어도 거래량과 오더북 스프레드를 보면 사실상 이용 불가 수준이다.
  • 처음 접하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자초지종을 얘기하기 보다는 아는 사람만 알아들으라는 식의 화법.
  • 화법을 반영한듯 다른 코인들에 비교해 이해하기 어렵게 작성된 개발문서.
  • 뭔가 대단한 보상이 있을것 처럼 떠벌였던 브라우니 포인트.(몇번의 셰어드롭은 있어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발표한 스팀... 못마땅함을 뒤로하고 또다시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2
스팀이 어느정도 성공한 이후 다니엘 라리머가 자기자신의 이야기를 남겼다.
https://steemit.com/introduceyourself/@dantheman/daniel-larimer--co-founder-of-bitshares-steemit

스팀과 스팀잇에 새로 들어온 사람은 나에 대해 잘 모를것 같아서 내 얘기를 해보기로 했어.
introduceyourself 카테고리에 글을 올리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소개글을 쓰기에 좋은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은률(silver rule: 남에게 당하고 싶지 않은 악행을 남에게 행하지 말라)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해. 내 인생 규칙이라서 꼭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 돈이나 뭔가를 뺏으려고 폭력을 쓰겠다고 협박하는 거는 딱 질색이야. 세금을 걷는것, 세금이 사용되는 용도, 전쟁이나 유혈 혁명같은거 말이야.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눈뜨고 당하겠다는 얘기도 아니야.

생명,자유,재산에 대한 보호
대략 5년전 나는 미국정부라고 하는 범죄조직단이 자유시장에서 탄생한 것임을 깨달았어. 현 미국 정부를 대체할 수 있는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현 정부를 뒷받침하는 세력에게 다시 정권을 빼앗길게 분명해. 생명과 자유와 재산권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는 아주 강력한 것이므로 이것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은 돈도 많이 벌테고 세상을 나은 곳으로 만들 수도 있을거야. 나는 폭력적인 형태의 정부를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비폭력적인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

화폐에서 시작하다
돈은 정부 권력의 근간이며 돈을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자발적인 거야. 아무도 너에게 달러결제를 받아들이라고 강요하지 않아. 처음 했던 생각은 금과 은을 결제수단으로 삼는 것이었다. 그러나 좀더 알아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시도를 했고 정부에 의해 폐쇄당하고 말았다는걸 알게됐지. 정부에게는 사유재산을 압류하거나 폐쇄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내가 구상한 자유 시장에서는 실물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결론내렸어.

그무렵 나는 이혼수속중이었어. 이유는 가치관이 달라서. 기존의 관습적인 것들을 거부하려는 나와는 성격차이가 있었던거지. 기독교에서 은률에 위배되는 행위를 널리 조장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기독교인들과의 관계가 매우 어려워졌어. 이런 과정중에 너무 지쳐서 비트코인에 집중할수가 없게 되었지. 재산분할과 양육지원에 대한 결정을 기독교 중재기관에 맡겼는데 그것이 큰 실수였어.
(...중략...)
정부가 우리 아이들을 소유하고 부모는 신변에 대한 아무런 권리도 없구나 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어. 이혼과 법정 다툼, 이러한 절차들이 완전히 썩었다는 것을 몸소 알게됐다. 내가 한마리 노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법원은 내가 전업을 하든 내 사업을 하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벌이만큼을 벌어야만 하도록 강제했다. 내 전처는 내 세후 수령액의 반 이상을 가져갔고 나는 부모님 집에 얹혀 살아야만할 정도로 가진 것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 2년여 동안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며 법적인 비용을 대느라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다. 애들 엄마가 요구사항에 맞춰주지 않으면 나를 죽이겠다고 하는 상황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없다. 직접 하지 않더라도 정부가 그녀를 대변해서 그렇게 강제한다면 내 입장에서는 같은 결과인 것이다.

명상
이무렵 나는 놓아버리는 법을 배웠다. 분노를 붙들고 있는 것은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명상을 시작했고 정말로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갔다. 내 인생 스토리와 불합리한 경험을 잊고 현재를 즐기는 방법을 배웠다.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잡념을 놓아버려야 했다. 명상을 하면서 풍파 속에서도 침착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다시 시작하다
정의를 구현할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어. 비트코인으로 돌아갈까? 내가 원하는건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만든 시스템으로 범죄조직의 가정파괴로부터 우리자신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이무렵 비트코인은 정부가 거래소를 닫네 마네 은행계좌를 폐쇄하네 마네 하는 문제를 겪고 있었다. 거래소 분권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비트코인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비트셰어와 BitUSD를 개발했다. 최초의 달러고정 암호화폐를.
그후 2년반 정도의 기간동안 나는 분권화 거래소를 쓸만하게 만들기 위해 체계적으로 일을 하며 난제들을 풀어나갔어. 그렇게 해서 나온것이 그래핀이라고 이름붙인 건데 비트셰어와 스팀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소스코드야.

사회적 교훈
몇년동안 비트셰어를 만들면서 많은것을 배웠어.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 경제학에 대해. 그 기간동안 블록체인 산업도 성숙해졌지. 정부의 법제화는 더 명확해졌어. 중앙화된 거래소가 받아들여졌고 폐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되었어. 내가 풀고자 했던 문제는 더이상 문제가 아니게 된거야.
또 나는 나의 자본주의적 마인드셋이 너무 단기적인 것에 갇혀있었다는 것을 알게됐어. 이기적인 욕심을 가지고서 트랜잭션 수수료를 높게 정해서 이득을 챙기는 커뮤니티를 만들면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현상을 볼 수 있었어. 인플레이션이란 것은 가치를 만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보상해주기만 한다면 도둑질이 아니게 된다는 것을 알게됐어. 진정한 도둑질이란 사람들을 무료로 일하도록 착취하고 결과물을 나누지 않는것이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나는 비트셰어의 초창기부터 함께해온 사람들 다수와 다른 길을 가기로 했어.

스팀을 시작하다
경험으로 배우게 된 것을 바탕으로 새로 생각해낸 가치를 구현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기로 마음을 먹었어. 가치를 만들어오는 모두에게 결과물을 나누자는 거야. 모여서 만든 결과물 전체의 가치는 부분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생각,
참여자들에게서 아무것도 받지 말고 오히려 주겠다는 생각, 빨리 부자가 되는 것보다 오랜 기간동안 실천하는 것을 추구하자는 생각들이 들어가있는 커뮤니티를.

미래
앞으로 스팀이 더욱 효율적이 되도록 만들거야. 마켓과 보험과 상조회 등, 정부의 힘을 약하게 만들고 우리 커뮤니티의 힘을 강화시키는 그런 정의로운 시스템들을 만들어나가는데 있어서 말이야. 제대로 조직된 사회적인 압력이 군대나 정부문서 따위보다 강하다고 믿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서 우리는 협동할 수가 있고 마침내 자유를 쟁취할 수 있기를 바라.
함께 일하는 것만이 우리의 생명, 자유, 재산권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이야. 폭력을 즐기는 것은 생명, 자유, 재산권을 파괴하는 지름길일 뿐이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며 내 꿈을 이루도록 도와줘서 영광이야.

#3
다소 감상적이고 철학적이지만 이정도의 성공을 거둔 사람이 쓴 내용이니 나는 중2병으로 치부할 수는 없음을 인정한다.
실패로부터 배워서 더 나아질 줄을 아는 사람이다.
자기가 구상한 이상적인 결과물을 위한 과정에 독선을 서슴지 않고 넣는 사람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 스팀 계정을 새로 만드는 일은 쉽지가 않으며 그래서 내 계정이 뭔지 남에게 알려지면 내 모든 과거와 현황이 드러나버리는 것은 단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엔 대략적인 1인 1계정 제도로 정직한 커뮤니티 활동을 강제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고 나는 이런 제도에서 독선을 느낀다.
비트코인은 얼마든지 쉽게 주소를 생성할 수 있고 프라이버시에 대한 안전을 추구할 수 있다.
조금 감동적인 글을 썼다고 해서 그걸 투자에 참고할 수는 없다.
나는 그동안 프로토셰어부터 시작해서 비트셰어, 비트셰어2.0, 스팀으로 전개되는 과정을 보면서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았다.
스팀은 한동안 찬란한 호황기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언젠가 스팀에 인플레이션 문제 혹은 뭔가 다른 문제가 불거지면 "댄이라는 사람"은 손떼고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러 갈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아마도 주목해볼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그런 가능성에 대비해 올인하지 않으며 적당한 때에 빠져나오는 현명함도 필요하다.

Sort:  

댄은 투자할 일이 없어서 투자자의 마음을 고려한 실버룰은 읎나봅니다ㅠㅠ

과연... 투자할 일이 없다보니 그놈의 룰에 위배가 안되네요 속터지게도

공감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스팀잇에 대한 첫인상은 '욕심'이 있어 보입니다.
코인 분포, 초기 코인 마아닝 등에서..

좋은 쪽을 발전을 했으면 합니다.

This post has been linked to from another place on Steem.

Learn more about linkback bot v0.3

Upvote if you want the bot to continue posting linkbacks for your posts. Flag if otherwise. Built by @ontofractal

글 잘 읽고 갑니다! 좋은 글을 이제사 봤네요 ^^

언젠가 스팀에 인플레이션 문제 혹은 뭔가 다른 문제가 불거지면 "댄이라는 사람"은 손떼고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러 갈지도 모른다.
정말 EOS가 나왔습니다.

2년전 마법의 예언!

그리고 EOS에서 뭔가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면 댄은 다시 다른 뭔가를 만들 것입니다.
그리니 EOS에서도 올인 하지 말고 적당한 선에서 빠져 나오는 현명함이 필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