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빛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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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인생의 의미가 무엇일까 진지해진다.

사랑하는 아이와 남편, 가족이 있지만 가족으로만은 나의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적어도 나는 그렇다)

사람은 도대체 왜 태어났을까.

나는 도대체 왜 사는 것일까.

철학자 강신주는 그렇게 말하더라.

"인생의 의미를 안다는 사람을 보면 죽여 버리고 싶어요.(그 정도로 인생의 의미를 안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란 말이리라) 인생의 의미를 자꾸 묻기 전에 지금 현재 마시고 있는 커피의 맛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아요."

동감한다.

인생의 의미 아무리 찾으려 책을 보고 주위에 조언을 구해봐도 딱히 이거야 하는 답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내가 이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정말 이렇게 세끼 밥 먹고 살려고 태어났나 하는 생각에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산다,
남을 돕기 위해(봉사) 산다,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산다,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산다,

모두가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그래도 무언가 이프로 부족하다.

요즘 기우는 생각은

"나란 꽃을 최대한 아름답게 피우기 위해 산다"

이것이다.

나는 눈에 띄지도 않는 아주 작은 꽃봉오리였고, 그 꽃봉오리를 피우기 위해 지난한, 때로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거쳤으며, 또 그 꽃봉오리를 더 아름답게 피우기 위해 앞으로도 쭉 거칠 것이다.

인생을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 하지만,

밥을 아주 맛있는 것을 먹고(행복하다), 가족과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행복하다),돈이 부족하지 않을 만큼 있고(행복하다), 원할 때 언제든 산책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있지만(행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이프로 부족한 느낌,,,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진 느낌은 그저 나의 착각일까.

그래서 그토록 많은 철학자들이 인생에 대해 논했을까. 행복이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기에..

'자신을 활짝 꽃 피우는 것'

이것이야말로 나의 인생을 가장 가치 있게 만드는 것 아닐까 싶다.

나를 꽃 피우는 과정에서 나 자신 혹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느끼는 고통 또한 필요할 것이고(고통을 통해 나는 몰랐던 것을 배우거나 두려워 했던 것을 두려워 하지 않게 될테니)

고통을 이겨낸 후엔 기쁨을 만끽하게 될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더 큰 기쁨을 만끽하고 또 고통도 반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며,

내가 아름답게 꽃 피워가면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나의 꽃을 구경하러 올 것이고, 그 곳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부와 명예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부, 명예, 관계를 통한 사랑 등은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것이고(아주 가난하면서 아주 행복하기란 어렵다)
우리가 그토록 추구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사실은 인생의 목적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자신을 아름답게 꽃 피우는데 필요한 과정 혹은 결과가 아닐까 싶다.

자신을 아름답게 꽃 피운다는 것은 단지 우리 자신을 나날이 발전시킨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타고난 본연의 모습 그대로 그 '빛'을 발산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우리는 누구는 국화로, 누구는 장미로, 누구는 개나리로 자신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것은 외적인 것 뿐만 아니라 내적인 기질까지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것을 지니고 있고 우리는 사회화의 과정에서 모두가 비슷~해지기를 강요 받는다.

하지만 자신을 아름답게 꽃 피운다는 것은
국화가 장미가 부럽다고 해서 장미의 모습으로 바꾸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국화는 국화의 향을, 그 본연의 모습을 버리지 않은 채 자신을 더 아름답게 피워가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며,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는 우열에 관계없이 누구나 아름답게 필 수 있다.

우리의 모든 순간은,
우리를 아름답게 피우기 위한 과정이다.

그 모든 순간이,

다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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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고 출산하면 사기업에선 관두는 분위기에 애만보고 있으면 내자신의 삶은 없고 애의 아바타?가 된것 같고 애가좀 크면 일좀 알아봐야하나 싶은현실이 씁쓸하네요. 힘내세요 @megaspore님 존재만으로도 이미 의미가 있는겁니다^

맞아요 아기엄마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것 같아요~ 회사에 있으면 관둬야 하는 분위기, 집에만 있으면 내 자신이 없어지는 분위기, 그렇다고 애 두고 나가면 또 애한테 미안한 분위기, 그렇다고 집에 애랑만 있으면 애 방치하는 분위기, 그렇다고 어린이집에 오래 보내면 또 미안한 분위기...ㅡ_ㅡa

저도 요즘 많이드는 생각중에 하나가.
"내가 행복해야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도 행복해진다." 입니다.
저의 부모님, 그리고 그 이전의 세대 부모님들은 언제나 자식, 가족을 위해 헌신 하면서 살아가셨지만, 그렇게 사시는 모습을 지켜보는 자식입장에서는 죄송스럽지만 어쩔땐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일을 했을때 비로소 그런 빛을 발할수 있지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살기위해서 아둥바둥 다들 노력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보는 시간이네요.

많이 생각했던 내용인데...
저는 최근에는 부와 명예를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ㅠ
다시 한번 돌아볼때가 된것 같네요ㅠ

안녕하세요 megaspore님, 인생의 의미라는 말부터 다소 무게감이 있네요.
저도 가끔 내가 왜 살고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져보지만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합니다. 가족을 보면서 내가 지켜야겠구나 하는 마음만을 간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듯 하네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신을 활짝 꽃피우는 것, 정말 아름다운 표현인 것 같습니다.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서... 일평생을 "나는 무엇인가", "왜 태어났을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나는 어떤 꽃인지, 어떻게 하면 활짝 아름답게 필 수 있는지 찾아가는 것이겠지요.
장미도, 국화도, 튤립도, 백합도, 개나리도 모두모두 아름다운데, 이 각각의 아름다움이 차별 받지 않고 활짝 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상용은 친일 작품을 썼다고 하지만, '왜 사냐건 웃지요'라는 문구는 정말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물론자로서, '살아 있으니 살아 있다'는 철학을 지닌 저에게는 더욱 의미가 깊은 글귀죠.

"나를 잊어버리고 사는 삶"...한때는 그런적도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바쁘고, 시간만 나면 자고싶고, 늘 뭔가에 쫓기듯,
모처럼 시간이 나면, "아무것도 안해도 되나...?"하는 불안감도
생기고....
왜 그랬냐고, 이유를 찾다보면, 수만가지 이유는 댈수 있겠지만,
정작, 그렇게 사느 진정한 의미가 뭐냐라고 물어 보면,
쉽게 답을 못했을것 같습니다.

@megaspore 님 글읽고, 다시 한번 오늘을 살고 있는 저를 돌아보게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megaspore thanks for your spot
I don't know Korean language but i read you post using Google translate
Nice post about Sometimes, what life means to be serious. Good work well done.

제 자신을 활짝 꽃피우는게 중요하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제가 행복해야 주변사람들도 행복한 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