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과 적분..그리고 공대개그에 관한 삼촌과의 대화

in #kr7 years ago

KakaoTalk_20171207_234644280.jpg

한참 밥을 먹다가 책상 위에 올라와있는 난방시스템의 작동에 따른 효율에 관한 논문을 보고 궁금증이 도졌다. 연구는 잘 되가나?

삼촌: 이제 좀 이해가 된다. 어짜피 미적분만 할 줄 알면 이해되는 논문이라서.

나: 삼촌 그런데 미적분이 도대체 뭐야? 내가 공대개그에서도 봤는데 이해가 안 돼서.

20582833_266413400508721_8322546824552382464_n.jpg

삼촌: 미분은...현상에서 결과를 도출하는 거야.

나: ????????

삼촌: 그러니까,거리를 미분하면 속도가 나오고, 속도를 미분하면 가속도가 나와. 만약 한시간동안 60km를 걸어갔다고 하면 분당 1km를 간 거겠지. 근데 이건 등속운동을 했을 때의 경우고, 0초에서 3600초까지는 무수히 많은 속도의 변화가 있겠지? 만약 중간 지점의 속도를 알고 싶다면 1799초에서 1801초까지의 그래프를 가져와서, 그 순간의 거리변화를 미분해서 그 순간의 속도를 알아내는 거지.

나: 아, 그래서 미분이다? 그래프를 아주 잘게 나눠서, 그 순간의 기울기를 찾아내는? 그리고 그 순간으로 전체가 어떻게 생겼는 지 추론할 수 있고?

삼촌: 그렇지. 거리는 현상이고, 속도는 본질.

나: 그럼 적분은 뭐야?

삼촌: 적분은... 아까 속도 거리로 이야기하자면, 만약에 로켓을 쐈다고 쳐봐. 근데 로켓은 계속 가속하잖아? 그럼 그 때 얼만큼 갔는지 거리를 구하려면, 처음에 5m속도로 간 걸 계산하고, 그 다음 6m 속도로 간 걸 계산하고, 7m속도로 간 걸 계산해서 더하고 해야 하는데, 속도를 적분하면 거리가 되는 거지. 그러니까 거리는 속도 X 시간이잖아? 삼각형 넓이를 계산할 때처럼, 그래프가 있고 속도축과 시간축을 곱하면 위치가 되는 거지.

나: 아, 그거네. 적분이 곡선의 넓이를 구할 때 쓰는 거랬어.

삼촌: 그렇지.

나 : 그러니까, 초콜릿을 녹여서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건 무의미한 짓이라는 공대개그였거든. 적분상수 C는 뭐야?

Q: 초콜릿을 녹여서 하트 모양으로 만들면, 그건 초콜릿을 미분해서 다시 적분하는 것과 똑같은 것 아닌가요? 그런 쓸모없는 짓을 왜 하는 거죠?
A: 적분상수 C가 생기잖아요. 그게 바로 사랑입니다.

삼촌: 그 적분상수 C라는 게, 속도를 미분하면 가속도가 되고 가속도를 다시 적분하면 속도가 되잖아? 근데 그 과정에서 가속도는 일단, 누가 힘을 가해야 속도가 변할 거 아냐. 처음에 시속 5M로 달리고 있는데, 누군가 힘을 가해서 7M로 갔다. 그럼 이 초기 속도 5M가 적분상수가 되는거야.

나: 아, 그럼 초콜릿의 경우에는 맨 처음의 초콜릿 모양이 적분상수 C다?

삼촌: 그렇지, 어떻게 적분을 잘 하면 C 그대로 만들 수 있긴 한데. 하여튼 C는 적분하면 무조건 튀어나오고, 초기값에 따라 결정되고.

나: 아, 그리고 속도와 속력의 차이는 뭐야? 이것도 공대개그인데.

인생에서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ㄴ속도는 벡터값으로 방향을 포함하고 있으니 속도가 아니라 속력이라고 써야 합니다.

삼촌: 아, 이건 벡터와 스킬라 차이인데. 벡터는 이제 현상계에서는 힘을 가하려면 방향이 있어야 할 거 아니야. 내가 주먹질을 할 때 너한테 하거나, 아니면 내 뒤로 하거나, 땅으로 하거나. 스킬라는 이제 물리법칙같은 걸 설명할 때, 방향이 중요한 게 아니니까 스킬라를 쓰는 거지. 벡터는 속도, 스킬라는 속력.

나: 아하. 그러고 보니 그것도 있던데. 내향적인 프로그래머와 외향적인 프로그래머를 구분하는 방법. 외향적인 프로그래머는 이야기할때 상대방의 구두를 보고 말한다던데?

삼촌:???

나: 내향적인 프로그래머는 자기 구두를 보고 말한다고.

삼촌: 프로그래머를 너무 무시하네.


이야기하고 보니 괴상한 대화가 됐네요. 문과생의 미적분에 관한 궁금증은 대략 이정도로 풀렸습니다. 삼촌이 이야기한 것 중 제가 기억한 대로 썼기 때문에 틀린 부분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댓글로 지적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Sort:  

술냄새가 안나서 실망...

술냄새 풍기면서 미적분에 관한 생각을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적분을 할 줄 알아야 인류인 겁니다. 술 마실때는 인류 아닙니다 짐승입니다

저는 이제부터 신인류가 되었음을 선포하겠습니다.

프로그래머를 너무 무시하네가 너무 와닿네요ㅋㅋㅋ
공대출신이지만 뭔가 제정신이 아닌거 같은 대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삼촌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제 주변 공대생들은 말 잘하는 타입과 말 못하는 타입으로 나뉘는데 ... 전부 제정신은 아닙니다

공돌공돌한 글이구먼유 ㅋ

공돌공돌하신 분들과 대화하면 새로운 대화지평이 열리더라구요. 역시 좋은 사람과 대화는 언제나 즐거운 법~!

으아아 공대임에도 이해가 잘안되네요 공부를 너무안했나... ㅎㅎ

그냥 미적분에 관해 문과생에게 설명할 수 있는 최대한도로 설명하신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공식이 아니라 실제 개념을 알려고 하다 보니 넘 어려워졌군요 ㅋㅋㅋㅋ

아니 뭐래 뭐래 뭐래요 반만 이해됨요 아는것도 모르는것도 아닌 제가 문송이네요 ㅠㅠ

저도 뭐 완벽하게 이해한 건 아니고, 문돌이가 이해할 수 있는 최대치로 이해했습니다 ㅎㅎㅎ...

초콜릿 만들어주는 남자 진짜 짱기여어

초콜릿을 녹여서 예쁜 틀에 담아서 굳히고 데코하고 포장하고 카드도 적고 어떻게 줄지 설레는 고민하고 그게 바로 적분상수 C야

어째 남자여자가 좀 바뀐 것 같다만 초콜릿 만들어주는 그런 남자 분명히 있을겨

이과생이라 미적분은 쳐다보기도 싫은 부분 웩
근데 내향적 외향적 프로그래머 개그는 좀 이해가 안되는데 프로그래머는 어쨌거나 너드라는 개그입니꽈?

맞습니다 프로그래머는 어쨌거나 너드 ㅋㅋㅋㅋ 근데 문과생이 거부감 더 심하지 않아요? 거부감 누구나 다 똑같나?

이런 분이 고주망태로 포스팅을ㅋㅋㅋㅋㅋㅋ
자꾸 생각나서 너무 웃겨요 ㅋㅋㅋ

오늘 고주망태 포스팅 안 올라갑니다. 술 안마십니다. 일찍 잡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읔.. 수학을 일찍이 접은 저로썬 아무것도 모르겠네요..하하.. 어렵습니다 ㅋㅋㅋㅋ그래도 왠지 @lekang님의 열정이 느껴져서 좋네요!! :)

수학에 대한 열정은 아니고 과학에 대한 열정입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개그는 이해할 때까지...

ㅎㅎ 안녕하세요 @lekang님 너무나 재밌게 보았습니다. 잠시 잊혀졌던 특급베스트셀러 '수학의 정석2' 의 사선으로 채우던 그래프들이 연상되면서요 ㅋㅋㅋ ^^ 편안한 밤되십시오~

저는 수 1까지밖에 안한 세대라 잘 모르지만 정석의 토나옴을 기억합니다. 으윽...

열에너지에 의해서 초콜릿이 고체에서 액체로 되는 미분이고
다시 열에너지를 잃고 적분이 되는거겠죠?
그럼 적분상수 C는 초기의 초콜릿이 가지고 있던 열에너지라고
볼수도 있겠죠?? 초콜릿이 가지고 있던 처음의 열에너지는 적분상수이니 초콜릿의 양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질량과 비례해서 열에너지양은 증가할꺼고. 적분상수를 늘릴려면 초콜릿의 양을 증가시키면 되는건가요???

!!! 적분상수 값은 변하지 않을걸요?? 맨 처음의 초기값이니까 적분상수 값은 안 변하고 적분이 완료된 이후의 식에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네요. 열 에너지로 모양이 변한 거고 식으면 에너지 상태는 똑같으니... 그래프 모양만 바뀌고 부피는 똑같은 그런 형태일 것 같군요.

혼자서 생각해봤는데
참고하겠습니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