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채널을 돌리다가 영화채널에서 해주는 라이프 오브 파이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극장에서 한번 본 영화지만, 원래 책이나 영화를 재시청하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리모콘을 내려놓고 오랜만에 보게 된 이 영화.
처음 봤을 때보다 더 매력있고, 깊게 다가왔다. 그러다 마지막 직전, 영화의 이 장면에서 지난번 그 일로 혼란스럽던 마음에 답을 내려주는 장면을 만나게 되었다.
태평양을 표류하는 동안 생사를 함께했던 뱅갈 호랑이 리차드 파커가 남긴 마지막 모습이다. 자신을 잡아먹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과 긴장감이 오히려 파이를 생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생사를 함께한 맹수는 맥시코 해안에 도착하자마자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
파이는 구조되는 순간 펑펑 울면서, 살아남았다는 기쁨보다 찾아온 그 감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하지만 가장 마음 아픈건, 작별인사 조차 하지 못했다는거죠..."
맞아. 당신이 사라지고 내가 혼란스러웠던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