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스페인에서 2년 생활과 대한민국 폭력문화 적응기(2)

in #kr7 years ago

◎ 안녕하세요 가상화폐와 일상 이야기를 나누는 @kimyh 입니다.

◆ 스페인에서 생활

저는 스페인에서 6~8살 2년을 생활합니다.

어린이를 대하는 스페인 정서는 한국과 많이 달랐습니다.

가장 인상이 남았던것은 어린이 안전벨트(Child Harness) 입니다.

어린이의 안전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더라도 어린이와 여성이 먼저 탑니다.

남자가 먼저 휙 타면, 다 들 한번씩 쳐다 봅니다.

어린이에게도 의견을 물어보고 인격체로 존중해 줍니다.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

어머님이 학교 간다고 큰 가방을 하나 사 주셨는데

가방에 들고 갈 책이 없어, 전화번호부를 넣고

큰 가방을 매고 학교에 갔습니다.

선생님이 심각하게 판단해서 부모님 호출 했습니다.

어린이를 괴롭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답니다.

그 이후로 가방을 볼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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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는 날씨가 연중 따뜻합니다.

그래서 "시에스타"라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낮잠을 잡니다.

나라 전체가 다 잡니다. 관공서, 학교, 은행, 상점까지 다 잡니다.

낮잠 시간에는 차도 거의 안 보입니다.

.

어린이도 소중한 인격체로 대접을 받았습니다.

어린이를 때리는 것은 상상할수 없는 일입니다.

항상 따뜻하게 보호받는 느낌을 받으며 2년을 보냈습니다.

.

스페인의 유년시절 2년 생활은 알게 모르게

저의 가치관과 자아의식 형성에 많은 영향을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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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의 폭력 적응기

1977년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그때부터 한국의 폭력문화를 경험하기 시작합니다.

동네 아이들과 어울러 시간을 보내지만,

몇살 많은 형들이 사소한 이유로 때립니다.

스페인에서의 개인중심 문화에 익숙한 저의 모습이

못 마땅했는 지 모르지만, 약한 구타는 일상이 였습니다.

집에서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애들끼지 놀다보면 싸울수도 있다고 하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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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가정형평 조사를 하는데 선생님이 "집에 TV 있는 학생" 손들어라고 합니다.

한 열명 손을 듭니다.(한 학급이 50명이 넘습니다.)

냉장고, 전화 등등 물어 보는데 저는 전부 손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에 "차있는 사람" 손들어?

저는 손을 들었고, 선생님이 나오라고 하더니

저의 빰을 때립니다.
어디서 거짓말 하고있냐고, 선생님한테 장난치냐고.
(검소한 어머님 덕에 그땐 제가 부자집 아들보다는 가난한 집 아들로 보였습니다)

억울했지만, 어쩔수 없었습니다.

학교에서의 폭력은 중학교,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진하게 경험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육체적 힘에 의한 폭력이 너무 자연스러웠으며

선생님과 학생사이에서도 훈육을 가장한 폭력이 난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는 참 많이 맞고 자랐습니다.

해병대를 재대한 10살 많은 형님에게도 많이 맞았네요

인격적 존엄함은 철저하게 무시되었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

대학교 입학하면서 이젠 폭력으로 해방인줄 알았습니다.

토목계열이다 보니, 대학 체육대회 시즌이 오면 예비역 선배들이

운동을 시킵니다. 시합에 지는 날이면 저녁에 줄빳다 맞았습니다.

.

90~92년 군대에서 폭력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맞지 않는 날 보다 맞는 날이 많았으며

맞는 것도 습관이 되면, 그렇게 두려운 것이 아닌 경지까지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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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4년 입사를 하고나서는 맞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입사 선배들은 입사해서도 맞았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는 조금 늦게 태어나서 입사하고는 안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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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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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폭력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얼마전 재대한 아들에게 물어 보아도 군대내에서 구타는 없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아들 덕분에 선생님과 면답을 했는데

말 안들으면 때리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화들짝 놀라면서 요즘은 학생을 때릴수 없다고,

만약 때리면 바로 조사 나오고 징계 먹는다고 합니다.

.

시대의 흐름, 사회적 문화와 가치관의 변화가

우리의 행동양식을 바꾼것 같습니다.

미투 운동부터, 전직 대통령 구속까지

우리 사회는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 불평등이 남아있습니다.

.

지금은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지만,

미국에서 약 100년전까지도 노예를 사고 팔았으며,

50년전만 해도 흑인과 백인이 함께 식당을 사용할 수 없는 인종차별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변화는 지속될 것이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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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블록체인 가상화폐를 통해 경제적 모순과 부조리도

빨리 개선되으면 하는간절한 바램을 가져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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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저는 한참 뒤에 군대 갔었지만, 딱 저 들어오기 전까지 폭력이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 작년까지 방송사에 있어서 취재를 많이 다녔는데, 청소년의 성에 대해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첫 성관계를 시작하는 나이가 13~14세 사이라고 하던데....시대의 변화가 거의 5G 속도네요..!

성에 대하여는 저도 신세대 급이라.
차마 글을 올리수가 없네요. ㅎㅎ
댓글 감사 합니다.

저도 스페인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때 저 어린이 안전벨트를 봤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사진도 찍었었는데.ㅋ

폭력에 관한 글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읽어보고 싶어 팔로우 하고 갑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님 글이 포스팅되면, 쓩하고 달려오는데, 혹시 재미난 글이 또 올라왔나 싶어서...그런데, 이번 글은 너무 진지하군요. 화(?)가 나서 보팅안하려다가 합니다. 그래봤자 0.001입니다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진지한? 댓글 감사합니다
몇십년 사이의 우리사회 변화를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지구의 엄청난 자전속도는 못느끼지만
지구가 돌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못느끼고 있지민 우리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고 있다는 것을..
..
태어나서 여자는 한번도 때린적이 없는
하지만 여자에게 맞은 적은있는
폭력을 싫어하는 저의 지난 이야기 입니다.
..
부족한 글인데도 매번 읽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어린아이에게 줄을 매는 모습은 굉장히 보기 이상하군요
그나저나 폭력적인 문화는 얼른 고쳐졌어야 마땅했습니다
저도 팔구십년대에 학교를 다니면서 왜그리 많이 맞아야 했나 이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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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세계와 여자들의 세계는 많이 다른거. 같아요
어려서 몸이 약햇던 이유로. 맞아 본적이 없었는데.
어른이 되서야
요새는 사랑의 매로 아주 가끔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