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을 관리하는 1단계로 '마시는 습관'부터 바꾸기로 했다. 집안에서나 회사에서나 유난 떨기가 싫었던 것도 있었다.
예전에 살을 빼겠다고 동네방네 떠들면서 해독주스를 들고 다닌다, 닭가슴살만 먹는다 난리법석을 떨었다가,
어느새 식욕을 참지못하고 용두사미가 되면 돌아오는 것은 비웃음 뿐이었던 안좋은 기억들이 있었으니까.
게다가 내가 목표로 했던 것 중 이루어진 것은 대체로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혼자 묵묵히 추진했던 것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나는 조용히 체중관리하기로 마음먹고, 차근차근 습관을 교정해 나가기로 한 거다. 다이어트의 영역을 잘게 조각내어서 하나씩 바꾸어나가기로 했다.
그 첫 번째 조각이 '마시는 습관'이다.
사실 몸에 좋은 음식과 해로운 음식은 '첫맛'보다는 '끝맛' 혹은 '뒷맛'이 확연히 다르다. 몸에 좋은 음식은 먹을 때 혀끝을 화려하게 자극하지는 않지만 먹고 난 뒤의 느낌이 좋다. 반면 몸에 해로운 음식은 먹을 때는 입에 착착 감기지만 먹고 나면 뒷맛이 개운치 않고 속도 거북하다.
내가 즐겨마셨던 믹스 커피와 탄산음료는 몸에 안좋은 음식의 전형이나 다름없다. 달고 맛있는 첫맛 때문에 자꾸 찾지만 먹고 나면 위가 쓰리고 입에서 냄새도 났다.
이런 음료 대신 나는 물을 마시기로 했다.
너무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 현상이 올 수 있다고 하니,
몇 리터씩 들이킬 생각은 없다.
단지 갈증날 때, 혹은 아무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들이키던 음료대신
물을 마시기로 한 거다.
어제 저녁부터 탄산 대신 물을 마셨다. 조금씩 입안에 머금고 있다가 혀를 적시고 목을 적시며 마셨다.
생각대로 몸에 스며드는 느낌이 좋았다.
마시는 습관을 바꿨다고 하루만에 몸이 좋아질리야 있겠냐마는,
심리적으로는 대성공이다.
온 몸이 촉촉해지는 느낌이랄까.
좋은 습관은 66일 만에 몸에 붙는다고 하니,
66일간 꾸준히 마시는 습관을 변화시켜 보자.
물을 친구로 만드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