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jjy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내려 올 겨울은 참 힘들게 건너간다.
그러나 혹독하던 동장군의 위세도 입춘을 지나 우수를 바라보면서
서서히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 바람은 어느새 태도를 바꾸어
살그머니 뺨을 간질인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주어진 시간이 있다.
그러자니 사람의 삶도 자연 그 흐름에 걸음을 맞춘다.
그러나 생명체에게만 국한 되었다고 할 수 있으랴?
계절도 때가 되면 물러가야 하고 유행도 때가 지나면
시들해 진다.
어느덧 우리 고장도 눈에 띄게 고령화 되고 있다.
대부분 사는 형편이 비슷해 아침에 설거지 끝내기 무섭게
마을 회관으로 모인다. 그곳에서 치매에 좋다는 십 원 내기
민화투로 시간을 때우다 점심 식사를 하고 이집 저집 얘기를 하다
어느 날은 저녁까지 같이 먹고 캄캄해서 집으로 가는 일상이다.
빈 집에 혼자 앉아 늦은 저녁 전화기조차 침묵이고
떡국의 농간으로 아픈 곳만 늘어간다. 남들 보기 민망해
자식들이 서로 모시겠다고 하지만 수족 있는 동안은
서로 편하게 살고 싶다는 말을 앞세워도 가슴으로 드는
바람은 옷으로 꼭꼭 여미어도 옷섶을 파고든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이 선대부터 살던 집에 혼자 사시다
몸도 불편하시고 힘들어 하셔서 집을 정리해 그 돈을 가지고
아들네 집으로 들어가셨다. 평생을 살아오신 고향과 집을 떠나시며
눈물바람이라 모두들 서운한 마음으로 헤어졌다. 예전 같으면 다들
잘 됐다고 할 일을 세상이 변해 이제는 걱정부터 한다.
그 돈 쥐고 있다 정 힘들면 요양원으로 가시지 나중에 빈손으로
쫓겨나게 생겼다고 혀를 찼다.
국민소득은 성장 하고 복지정책도 날로 변하는데 세상은 왜 이렇게
가족끼리도 서로를 경계하며 살아야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옛날이 지금보다 잘 살지 못해서였는지 모르지만 배가 아프면
할머니 손이 약손이었고 운동회 날 맡아 놓고 꼴찌를 해도 할아버지
등에서는 언제나 일등이었다.
세상살이에 바쁘고 먹고 사는 일이 녹녹치 않다고 하더라도
빚은 갚고 저축은 해야 하지 않을까? 만약에 빚과 저축 중에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면 아무리 힘이 들어도 빚을 먼저 갚아야
한다는 사람과 앞날을 위해 저축부터 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다.
여기서 빚이라 함은 부모님의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고
저축은 자녀양육을 뜻한다. 자녀를 물질로 양육하기보다
부모의 바른 품성과 행실로 길러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기야 요즘엔 어려운 형편에 노부모를 봉양하는 일은
바보짓이라는 말도 나온다. 자식들이 버젓이 있어도 조그만
셋방이나 얻어 혼자 살면 독거노인으로 등록이 되어 여러 가지
지원과 혜택이 주어지는 실정이라 불효를 장려하는 그릇된
복지 정책 앞에 삼세동락은 쇠귀에 경 읽기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말도 이미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마당에
밤 깊어 혼자 해보는 넋두리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불효를 장려하는 그릇된 복지정책.. 그러게요. 자본주의 논리로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죠. 글 잘 읽었습니다.
어떤 때는 정말 속상합니다.
어머니께서 그 분들이 오셔서
이걸 줬네 저게 생겼네 하실 때마다
마음 상해 하시는 걸 보면
자식들 버젓이 사는데 따로 살면 독거노인이 되니
무슨 일을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가 노인 복지센터에서 일하고 계세요.
그래서 이말에 더 공감 해요
분명 자식들 다있는데 혼자 사는 노인분들이 정말 많다고 하더라구요.
스팀잇에서 글을 많이 읽는것만으로도 책읽는것 만큼 어휘 능력향상에 도움될것 같아요.
이곳에는 뛰어난작가분들이 정말 많으신것 같아요
잘 읽고갑니다.
사회복지 자체에는 불만이 없습니다.
그러나 중복복지나 일하지 않는 사람을 위한
복지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퀄리티의 넋두리가 세상 이치 다 말해주네요..
저도 치매걸린 할머니를 모셨었는데 바보라고는 안해도 요양원에 보내라는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는데
자식들 잘 산다고 자랑하면서
연료비 타셨다고 자랑하시는 걸 보면
좀더 신중하게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어디에 가져다 붙이느냐에 따라서
유통기한에 대해 전달되어지는게 달리되는게
어떻게 보면 씁쓸하기까지 하네요...
잘 보고 가요
씁쓸한게 점점 많아지는 세상입니다.
청소년이나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를 위한 복지인지 애매하기도 하고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보팅하구 갑니다
저한테도 많이 놀러 와주세요^^
팔로우 신청도 했써요.ㅎ
감사합니다.
저도 기쁘게 맞팔합니다.
자주 뵐께요.
저희 세대는 샌드위치 세대라고도 하지요, 부모님의 봉양과 큰 자식의 뒷바라지까지 다 해야 하는 "낀" 세대네요...
저희 노후를 잘 계획하는 것이 젤 중요할 거 같네요...
샌드위치 실감나는 말씀입니다.
일부는 말초세대라고도 합니다.
효도말 버림받는 초기세대
그저 웃지요.
농경시대의 공동체적 삶이 가치있는 것으로 인정되면
아무래도 현체제의 발전에 누가 되는 거 같습니다^^
어쩌겠습니까
물결 흐르는 대로
함께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