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어서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매일 열심히 운동도 다니는데, 자신을 게으르다고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슬슬 취업을 해야 할 텐데 자기가 돈을 잘 벌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두려워했다.
얘기를 가만히 듣자하니 이 사람 자체에게는 딱히 문제가 없었다. 본인 말처럼 게으른 것도 아니고(애초에 게으르다면 운동을 다니지 못할 테니까), 돈을 못 벌 사람으로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너무나도 높은 이상이었다. 이 사람의 이상이 얼마나 높은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일반적인 수준 이상을 원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 본인은 큰 욕심이 없다고 말한다. 모순이다. 큰 욕심이 없는데 왜 돈을 못 벌거라 생각하는 걸까. 큰 욕심이 없는데 자기가 취업할 수 있을지를 왜 걱정하는 걸까.
나는 조용히 책 한 권을 추천해줬다. <두려움이 인생을 결정하게 하지마라> 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무기력하고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은 책이었다. 이 사람도 현재 무기력하고 본인이 게으르다 여기고 있기에 도움이 될 듯 싶었다. 책 내용의 한 구절을 읊어주며 한번 읽어보라 하니 관심을 보인다.
그러나 관심은 아주 잠깐이었다. 또 다시 대화는 걱정으로 이어진다. "제가 변할 수 있을까요?" 나는 말했다. "책 부터 읽고 얘기하시죠. 여기서 계속 대화해도 속시원한 답은 안 나올 거에요." 그는 수긍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사람을 붙잡고 또다시 답없는 대화를 이어간다.
이 사람은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 없었던건지도 모른다. 그저 자괴감에 빠져있는 자신이 위로받길 바랐던 건지도. 자기와 비슷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그저 위안 속에 빠져있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가끔 이런 사람이 있다. 변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정작 변화하지는 않는 사람이.
도움을 줬는데 왜 받지를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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